• 최종편집 2019-12-12(목)

추수감사절 속 기독교 정신이 부재

절기통한 ‘감사’전통 회복운동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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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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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사랑 나누는 감사실천 시급

유럽교회와 같이 한반도 현실에 맞춘 토착화 작업 필요


기독교가 한반도에 정착하고 널리 퍼지는 과정 가운데에는 미국교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컸다. 인적·물적 자원의 운용부터 교회조직의 구성과 교회 공동체의 교육, 신학과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는 미국교회의 정책과 전통을 따라야 하는 본보기를 넘어 일종의 표준으로 여겨왔다. 그러다 보니 공동체 인원이 함께 나누고 지키는 교회문화 전체를 아무런 의심없이 고스란히 이식하는 데에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않아 왔다. 교회의 토착화에 큰 노력을 기울였던 감리교의 노고가 있긴 하지만, 부활절과 성탄절 그리고 추수감사절 등 절기 문제에서만큼은 교단별 협의를 통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왔다. 부활절과 성탄절은 초기 기독교에서부터 연원을 손쉽게 찾을 수 있기에 큰 논란이 있지는 않았지만, 한반도의 실제 추수 시기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추수감사절에 관해선 추수의 기쁨에 감사를 표현하는 본래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 이를 새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그렇기에 연합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실제 추수 시기와 일치된 절기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고 기리며 감사하는 절기

추수감사절은 한 해 동안 쏟아부은 노동의 수확물을 기쁨으로 만끽하며 거둬들이고 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결과물을 이웃과 나누며 우리가 누린 사랑을 나누는 실천의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한국교회에선 교단별, 개교회별로 어려운 주변 이웃을 위해 헌금을 모아 생필품 나눔행사를 진행하거나 지역복지센터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사랑의 실천을 몸소 보이며 사회적 선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는 비단 농사를 통해 거둔 농작물에 관한 감사만을 표현하는 일이 아니라 기독교인으로서 한 해를 살아가며 누린 모든 은총과 자비, 사랑에 감복하며 외적으로 표출하는 신앙의 생활화로 풀이할 수 있다.

 

기독교 전통에서 감사가 지닌 의미는 매우 크다. 기독교인에게 있어 감사는 하나님께 받은 축복의 결과물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이를 누리게 된 일에만 표현하는 행위가 아니라 교인과 하나님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하나님의 은총이 이 순간에도 어김없이 과거와 똑같이 동등하게 자리하고 있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뤄지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목도할 수 있단 사실을 고백하는 행위이다. 그렇기에 감사는 주님의 은혜를 누리는 기독교인이 이를 잊지 않고 주께 받은 사랑에 화답하는 삶의 노래로 표현할 수 있다. 즉 기독교인에게 있어 감사는 모든 생의 순간에서 외적으로 표현해야 할 덕이자 아름다운 신앙고백이 된다.

 

세속적이지 않은,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덕성을 표현하는 기독교의 감사 전통은 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더욱 풍요롭게 향유할 수 있다. 구약에서 나타난 유대인들의 절기를 보면 유대 민족 특유의 역사성과 축제전통을 밑바탕에 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월절과 맥추절, 초막절로 대표되는 유대교 절기는 민족해방과 첫 번째 수확, 압제로부터 탈출해 광야를 떠돌던 조상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기리며 감사하는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이 세 절기를 지킴으로써 유대인은 자신이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자신이 세계 속에서 누리는 모든 물리적 자원에 하나님의 손길이 깃들어 있어 이를 소중하게 활용하기로 다짐하게 된다. 또한 무력을 앞세우고 민중을 탄압하며 세워진 패권적 질서를 거부하고 창조주 하나님의 인애가 가득한 질서를 따른다는 유대교적 정신세계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삶의 장치가 된다.

 

 

본래 의미 퇴색된 추수감사절

초창기 한국교회에서 지켰던 추수감사절은 감사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에서 관행적으로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절의 시기는 본래 취지를 생각해본다면 감사의 의미를 올바르게 따르고 있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11월은 달력상 가을로 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 계절 특성상 입동을 포함하고 있을 정도로 추위가 매서워지는 시기이며 겨울이 다가오기 전 빨리 수확을 마무리하고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또 다른 노동의 시기를 의미한다. 그렇다 보니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는 퇴색되어 버리고 되려 절기를 지키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게 되는 번거로움이 진행되게 된다. 이로 인해 감사와 안녕을 누리기는커녕 피로와 수고로움이 더해지는 악효과가 나타난다. 그렇기에 본래 의미를 지키기 위해 지리적·문화적 특색에 맞추어 절기를 토착화한 교회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절기 토착화통한 감사회복 절실

추수감사절의 정신이 깃든 성서 속 절기를 찾는다면 맥추절과 초막절을 손꼽을 수 있다. 문제는 기독교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의 시기가 두 절기의 시기와는 대폭 다르다는 사실이다. 유대인이 실제 지키는 맥추절은 5월로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높은 평균기온으로 인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이른 시기에 보리가 자라난다. 그렇기에 추수의 기쁨을 상대적으로 일찍 맛볼 수 있었던 중동의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를 표하는 절기로 5월에 맥추절을 기리게 됐다. 초막절 또한 9월 혹은 10월경 진행하는 절기로서 하나님의 진노를 용서받고 십계명을 다시 받자 자발적으로 성막을 짓기 위한 재료를 모았던 조상들의 신앙을 기억하고 가을 추수를 기념하는 시간이다. 이 또한  상이한 시기에 배치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편 가톨릭교회는 부활절 이후 40일이 되는 날 전 3일간을 풍년기원제로 삼으며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을 미리 맛보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고 스위스 개혁교회는 9월에 추수감사절을 지키고 있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8월 1일로 제정된 라마스날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경우 플리머스 식민지로 건너온 이주민들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던 와중에 겪으며 살아온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특정 교파에 속하지 않는 추수감사절 예배를 9월에 진행해 지켜왔었다. 독일교회는 본래 가톨릭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는 성 미카엘 축일인 9월 29일 이 지난 후 첫 번째 일요일에 에언테당크페스트로 불리는 추수감사축제를 진행해 기리고 있다. 이 축제는 가을 동안 수확한 곡식을 담아 마을을 도는 시간을 갖고 저녁 식사를 나눠먹는 전통을 지킨다. 또한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독일 바바리아 지방의 맥주 축제가 진행되는 등 교회만의 전통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자리에서 즐기는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나타나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감사정신 깃든 절기 준수

한편 추수감사절을 맞아 하나님께 받은 은총을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의미로 소외된 이웃에게 전하는 행보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가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현식이사장(나눔플러스)은 “교회가 있는 동네 안에는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소외된 이웃이 많이 존재한다. 복지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며, “그간 한국교회는 성경읽기와 전도, 심방, 기도가 교회의 사명의 전부인 듯 이야기하고 실천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항상 어렵고 힘든 자의 손을 잡으러 나아갔다. 예수님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기독교인을 양육하고 직접 실천하는 교회 공동체가 각 지역에 자리 잡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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