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민회서 제26회 종교개혁제
사회적 참사 속 ‘연대’와 ‘우애’로 참여
◇기독여민회는 제26회 「종교개혁제 참사와 사회적 고통 앞에 선 그리스도인」을 갖고, 사회적 재난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자세와 역할을 고민했다.
유가족이 힘들거나 도움요청때 종교인을 가장 먼저 찾고
생명 경시하는 무관심한 사회적 분위기 속 참사재발 우려
기독여민회(회장=여혜숙)는 지난 7일 영등포산업선교회 3층에서 「참사와 사회적 고통 앞에 선 그리스도인」이란 주제로 제26회 종교개혁제를 열고, 사회적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자들을 향한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이어진 사회적 참사 속에서 교회는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며 사회적 재난을 공동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포럼은 정책위원장인 이현아목사의 사회로 열렸다. 주제강연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활동 해 온 신학자, 정경일박사가 맡았다. 정박사는 「재난 속의 기쁨: 사회적 우애」란 제목으로,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적 영성’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정박사는 “거의 10년 동안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슬픔이나 고난만 있었다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당시에 사회적 우울이 굉장히 심했는데, 사회적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이 재난 속에서도 기쁨, 감사, 연대가 있었다”면서 사회적 우애 안에서의 기쁨을 고백했다.
그리고 정박사는 리베카 솔닛의 책 <이 폐허를 응시하라>를 소개하며 “리베카 솔닛은 ‘재난 유토피아’를 말하는데, 이 책은 대재난 속에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구를 담고 있다”며, “빚진 마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 재난 속에서 서로 위로하고 연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예배와 기도회가 재난 유토피아이다”고 말했다. 또한 정박사는 “우리가 재난 속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건 재난을 견디게 하는 ‘우정’과 ‘기쁨’의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2부 주제 발제에서는 김민아박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가 「‘목사님’의 자리」란 제목으로 기독교사회운동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활동현장의 이야기를 나눴다. 김박사는 “사회적 참사는 ‘재난’과 다르다”며, “사회적 참사에서 죽음은 ‘불운’에 의한 것, ‘불가항력’적인 것, ‘운명론’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박사는 “사회적 참사로 인한 집단적 고통과 죽음, 그것의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종교와의 접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인간이 마주하는 한계상황에 대한 설명,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 상처의 치유와 회복 등은 오랜 시간동안 종교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개신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일컬어질 만큼 이웃사랑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박사는 “실제로 유가족들은 힘든 일이 있거나 요청할 내용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종교인들을 찾는다”면서, “무언가 새로운 실천 방식이 필요할 때, 어딘가에 대고 하소연하고 싶거나 위로 받고 싶을 때, 잃어버린 가족이 생각날 때, 희망을 발견하고 싶을 때, 심지어 ‘삼보일배’를 할 때에도 ‘목사님’을 찾는다”고 전했다.
이날 여혜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대책 마련 없이 안일하게 처리된 사회적 참사는 또 다음 참사를 불러온다”면서, “생명을 경시하는 탐욕의 사회는 구조적 문제해결의 의지 없이 고통의 악순환은 되풀이된다. ‘사회적 영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3부 이야기마당을 통해 참가자들의 개인의 경험과 활동을 공유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