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은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하는 계절이다. 많은 계획과 소망을 품고 한 해를 시작했는데, 벌써 2023년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초에 세웠던 계획들 중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래서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초에 걱정하고 염려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래서 고마울 수도 있다. 때로는 우리가 원하고 바랐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 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보다 더 크게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다.
감사는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의 모든 삶 가운데 섭리하시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신뢰하는 데서 나온다. 감사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우리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감사는 우리에게 나쁜 일을 우리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는 것 그대로 응답하지 않으시고 더 좋은 것을 주시기도 하신다. 때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쁜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하고 구할 때 그것을 주시지 않음으로써 우리에게 선을 베푸시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는 말씀을 믿는다. 감사는 응답의 확신을 품는 기도를 낳는다. 감사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에게 모든 선한 것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판단보다 하나님의 판단을 더 신뢰하며, 나 자신의 능력보다 하나님의 능력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 자신보다 하나님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감사의 사람은 모든 일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판단을 구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고 기도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만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 아니다. 감사의 기도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믿는 믿음의 표현이다. 그러한 기도를 드릴 때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실 것이다.”(빌 4:7).
일반적 상식으로는 감사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그리스도인은 감사하고 선한 응답을 확신하면서 기도한다. 무슨 일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평화를 누린다. 이 평화는 세상이 줄 수도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평강이다.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강이다. 하나님을 절대 신뢰할 때 얻을 수 있는 평강이다. 그러할 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유혹과 시험 가운데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시선이 오직 하나님을 향할 것이며 하나님을 향한 충성된 마음과 생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의 계절 11월에 세상을 향했던 우리의 시선을 거두어 모든 시선을 전능하신 하나님께 향하는 시간을 누리길 소망한다. 후회와 아쉬움, 두려움을 멀리하고 모든 일에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하기를 바란다. 개혁주의생명신학 기도성령운동을 실천하여 영적 생명을 회복하고, 가정과 교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의 기도를 위해 중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물 때 예배를 회복하고 경건을 회복하고 기도를 회복하고 성도의 교제를 회복할 수 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시처럼 다시 감사 기도의 자리로 나아감으로써 우리의 상식과 이해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강을 누리는 계절이 되길 소망한다. /백석대 기획산학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