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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정치 등 영역 주권 회복에 중점' 코람데오·오리진스콜라서 세미나
- 사단법인 코람데오(이사=김철민목사·사진)와 오리진스콜라는 지난 10일부터 6월까지 가질 수원 광교 시은소교회에서 「그리스도가 왕이 되게 하라」란 주제로 세미나가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역교회 목회자를 비롯해 성도, 청년, 대학생들까지 함께 참여해 각 영역마다 그리스도가 주권을 가졌을을 깨닫도록 메시지가 전달하고 있다. 「영역 주권의 회복」을 주제로 1주차인 10일에는 생명윤리를 진행되었으며,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인 이상원교수가 「기독교 생명윤리 기초 세우기」, 한국청년생명윤리학회의 최다솔대표가 「생명윤리 왜 알아야 할까요?」란 강의를 했다. 이 세미나에서 △통일과 정치 △여성 △비즈니스 △예술 △미디어 컨텐츠 △교육 등의 강의가 격주로 6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진행된다. 코람데오 이사인 김철민목사는 “지역교회 목회자, 성도 및 청년대학생들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오리진스콜라와 협업하여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면서, “아비세대와 자녀세대가 함께 참여해, 각 영역마다 그리스도가 영역 주권을 가지셨음을 선포하는 시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류승민 공동대표(오리진스콜라)는 “성경적 가치관에 기반해 교육, 정치, 비즈니스, 뉴미디어, 여성, 생명윤리 등 각 영역에서 활동할 청년 메신저를 양성하는 플랫폼인 오리진스콜라의 청년 리더십들이 이번 세미나의 전체 디렉팅을 맡았다”며, “깊이 있고 통찰력있는 시니어, 주니어 전문가들의 강의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좋은 세미나 내용을 청년세대도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비주얼적으로 세련된 브랜딩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서, “각 영역마다 그리스도가 왕이심을 선포하는 청년들이 가득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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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정치 등 영역 주권 회복에 중점' 코람데오·오리진스콜라서 세미나
신학/선교/해외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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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코서 「아츠 인 미션 서밋」 성황
- ◇아츠 인 미션 서밋이 「문화예술과 선교의 조우」란 주제로 일본 니코에서 진행됐다.(주최측 제공) 문화와 미디어는 선교의 구성요소이자 효과적 도구 예술가들을 사역으로 동원하는 운동의 확산이 필요 아츠 인 미션 서밋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문화예술과 선교의 조우」란 주제로 일본 니코에서 진행됐다. 이번 서밋에서는 한국 선교계와 기독교 문화예술계가 만나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 등 선교협의체를 비롯해 기독교문화예술단체, 지역교회들이 함께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문화예술 미디어와 선교는 분리될 수 없는 핵심매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관계자는 “이 모임을 통해 우리는 문화예술 사역과 선교의 접점을 탐구하고, 관련 사역자들의 선교적 정체성과 부르심을 재발견할 것이다”면서, “이들이 선교의 창의적인 동반자이며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일어서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나아가 문화예술과 선교가 함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목표를 찾고, 그 선교적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첫날 키노트스피치를 전한 예배사역 연구소 이유정목사는 “예배와 문화예술, 선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존 파이퍼는 그의 책 <열방을 향해 가라>에서 ‘교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가 아니라 예배다. 예배가 없기 때문에 선교가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인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이라는 화두를 던졌다”면서, “이 한마디가 서구선교의 지형도를 바꿔 놓았다. 선교 프로젝트에 집중해온 선교단체들이 예배의 중요성과 우선순위를 회복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와 성도의 존재목적이자 최우선 순위는 예배이고, 선교로 그 사명이 충족된다. 문화, 예술, 미디어는 예배의 언어이며, 하나님나라와 복음을 표현하기 위한 선교의 구성요소이자 효과적인 도구다”면서, “결국 문화예술 미디어는 예배, 선교와 분리될 수 없는 핵심 매체다”고 말했다. 메시지를 전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문화예술선교실행위원회 위원장 여주봉목사는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고 온 삶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날 키노트스피치를 전한 박종암선교사는 “한국인의 세계선교를 위해 예술가와 음악가들을 준비시키는 일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 혹은 단체가 필요하다” 면서, “예술가들을 교회 사역자로 받아들여 지속적으로 동역하기도 쉽지 않지만. 타문화권의 선교사로 파송하기 위한 단체나 파송하려는 교회도 없다는 점이 지금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물론 예술적 표현과 방법 전략들을 통해 선교하는 현장도 많지는 않다.그들의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도 사실은 없다”면서, “시도해 볼 뿐이지 지속성을 가지고 뿌리를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 “예술적인 그리스도인에게 문화명령으로 비전과 사명, 공동체 리더십의 방향 제시, 지속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위의 3가지가 있어야 예술가들을 사역으로 동원하는 운동이 확산될 수 있다”면서, “개인의 비전과 사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셋째날 메시지를 전한 조 샘선교사는 “한국 BAM 운동의 경우 1990년 초반의 시작이 2008년에 이르기까지 운동의 확장성을 가지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신학화 작업과 문서의 공유가 약했기 때문이다”면서, “좁은 의미의 선교에 머무르고 비즈니스를 도구로만 여기는 접근의 한계였다. 결국은 복음의 해석작업이 필요하다. 아트인미션의 경우도, 이 부분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이외에도 △문화예술포럼 △워크샵 △일본문화예술선교사 공연 △일본선교에 관하여 질문&포럼 등의 시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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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코서 「아츠 인 미션 서밋」 성황
출판/문화/여성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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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 (9)
- 전국에 암매장된 숫자를 이십 만에서 삼십만 명까지 추정했다. 경산에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 약 삼천오백 명이 총살됐다. 대구형무소 재소자, 대구보도연맹 가입자, 경산경찰서 인근 창고에 수용됐던 경북 지역 가입자까지. 여러 날에 걸쳐서 새벽부터 밤까지 총소리가 들렸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다. 갱도가 시체로 가득찬 다음에 근처 골짜기로 옮겨서 총살하고 매장했다. 인선은 외삼촌 강정훈이 골짜기가 아니라 광산에서 총살됐을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다. 1960년 여름이야, 여기서 죽은 사람들의 가족이 처음 모인 건. 전쟁 당시 수뇌부가 4.19로 물러난 직후에. 귀퉁이가 삭은 신문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넘겨간 인선의 손이 반으로 접힌 스크랩을 꺼낸다. 그녀가 두 손으로 그걸 펼치자, 광고가 실렸을 하단을 오려낸 사회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위령제 기사가 실렸던 곳과 같은 신문이다. 날짜는 위령제보다 한 달가량 앞서있다. 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갱도에 들어간 유족들에 대한 기사야. 그때 찍은 사진이 이건데, 어디서도 실어주지 않으니까 후일을 기약하고 유족들이 나눠 가진거야. 인선의 말대로 기사에는 갱도 사진이 실려 있지 않다. 대신 광산 입구의 전경이 머리기사 옆에 실렸고, 사진 왼편에 유족회 대표의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 십 년 동안 갱도에 물이 흐르고 뼈들이 삭아서 흩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온전한 형체를 갖춘 유해는 한 구도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리는 수습할 장비도 인력도 없이 무작정 내려가 본 거여서 사진 한 장만 찍고 올라왔습니다. 유족회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숫자는 삼천 명이 넘는데, 제가 본 제1수평갱도에는 대략 오륙백 구의 유골이 있었습니다. 수직갱도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아 놨는데, 그걸 뚫고 내려가 아래쪽 수평갱도를 살펴봐야 당시 상황을 알 수 있겠습니다. 경북에서 발행된 신문을 인선의 어머니 강정심이 대구 위령제에서 직접 사온 신문의 기사이다. 대구역에서 열린 위령제에 참석해서 강정심이 그날 받아온 유인물이 보관되어 있었다. 발신인 자리에 대구 주소와 함께 찍힌 청보랏빛 직사각형 스탬프에 촛불을 비춰 나는 묵독한다. 경북 지구 피학살자 유족회. 나는 싸늘한 봉투 속에 손을 넣는다. 팔절 갱지 십여 장을 반으로 접어 중철한 소책자를 꺼내든다. 따로 두꺼운 종이를 쓰지 않은 표지를 넘기자 첫페이지에 편지글이 실려 있다. 유가족들의 피맺힌 원을 받들어 십 년 세월 그리던 임을 만나 고이 쉬게 해드릴 날이 곧 옵니다. ‘피해 유가족들은 낡은 공포심을 극복하고........’ 라는 문장을 쓴 사람과 동일인이 아닐까 추측되는 길고 격앙된 문장이다. 다 읽지 않고 페이지를 넘기자 조악한 화질의 흑백단체 사진이 나온다. 1960년 겨울에 코발트광산 앞에서 찍은 사진이야. 이때 엄마는 가지 않은 것 같아. 대신 유족회원으로서 회비를 냈기 때문에 이 우편물을 받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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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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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역자로 기독교문화 확산을 다짐, 광야미니스트리서「광야 뮤지컬캠프」 개강수련회
- 광야아트미니스트리(대표=김관영)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선한목자교회(담임=김다위목사)에서 「십자가와 복된 사람」을 주제로 광야뮤지컬캠프 개강수련회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신앙과 경건훈련을 쌓고 뮤지컬을 위한 연기, 노래, 대본작성, 조명, 분장, 악기, 음향, 기획 등을 다방면으로 배워 전문 문화사역자로 성장토록 양성할 예정이다. 이번 수련회에서는, 개회 예배를 시작으로 8번의 예배를 통해 십자가 복음을 듣고 복음으로, 살기로 결단하는 시간을 갖는다. 말씀을 절대적인 가치와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자녀를 가르치고자 하는 학부모와 자신에게 주신 예술적 재능이 하나님께만 드려지길 원하는 학생들은 다음세대 기독문화 확산의 주역이 되기로 다짐했다. 특별히 마지막 날에는 뮤지컬 <요한계시록>의 에베소, 두아디라, 라오디게아 교회를 학생들이 재해석하여 학생들의 고백을 담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 캠프는 문화행동 아트리(광야의 전신) 선교사 자녀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노잉 갓 스쿨 (Knowing God School)’이 이어져 온 것이다. 광야의 대표인 김관영목사는 “특별히 학교 이름에 쓰인 C.A.M.P(Cross Art Missionary Program 약자)는, 십자가 복음을 특별히 뮤지컬이라는 그릇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하는 프로그램이자 그리스도의 군사를 길러내고자 하는 학교의 사명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야뮤지컬캠프는 광야에 주신 비전인 「모든 사람이 보게 될 말씀의 영광」을 동일하게 약속의 말씀으로 받아 이 땅의 다음 세대로 복음이 이어지게 하기 위해 세워진 학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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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역자로 기독교문화 확산을 다짐, 광야미니스트리서「광야 뮤지컬캠프」 개강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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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소망의교회서「사이동 주민과 함께해봄」 음악회
- 소망의교회(담임=장순홍목사)는 오는 30일 글로리아홀에서 사이동 축제 전야제를 한다. 「사이동 주민과 함께해봄」이란 제목으로 음악회로 진행된다. 경기도 안산시 사이동은 4월 2일을 사이동의 날로 지정해 한 주 동안 매년 의미 있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장순홍목사는 “마을과 함께 걷고, 함께 노래하며, 함께 나누는 이 시간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서로를 향한 사랑과 이해를 깊이 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종교, 정치, 이념, 인종을 넘어 모든 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문화와 예술을 통해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날 음악회에서는 △산촌(조두남) Bar.이영직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E. Andreassen) Bar.이영직 △뱃노래(조두남) Ten.최기수 △La Danza(G. Rossini) Ten.최기수 △향수(김희갑) Ten.최기수, Bar.이영직 △꽃구름 속에(이흥렬) Sop. 변지영 △이탈리안 스트릿송(V. Hervert) Sop. 변지영 △축배의 노래(G. Verdi) Ten.최기수, Sop.변지영 등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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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소망의교회서「사이동 주민과 함께해봄」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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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8)
- 피를 많이 흘렸으니까 그걸 마셔야 동생이 살 거란 생각에. 얼마전 앞니가 빠지고 새 이가 조금 돋은 자리에 꼭 맞게 집게손가락이 들어갔대. 그 속으로 피가 흘러들어가는 게 좋았대. 한동안 동생이 아기처럼 손가락을 빨았는데, 숨을 못 쉴 만큼 행복했대. (250-251 쪽) 인선의 엄마는 막내 동생이 어멍 아방은 숨 끊어져 옆에 누워 있고, 심부름 간 언니들이 돌아와서 저를 구해준 거라 생각했을 거라고 말했다. 인선의 엄마 정심이가 모아둔 상자안엔 신문 조각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누군가가 회색 무명실로 가로로 둘러 묶고 리본 매듭을 지어 있었다. 청색 볼펜으로 적힌 숫자 ‘1960.7.28.’과 ‘E일보’에는 흑백 보도사진 속 광장에 모인 수 백 명의 모습이 박혀 있다. 대부분 흰옷을 입고 깃발을 든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이 바라보는 쪽에 걸린 플랜카드에 붓으로 씌어진 한자 ‘경북 지구 피학살자 합동 위령제’ 경북 지역 보도연맹원 1만여 명 대구형무소 1천5백 명 재소자 경산 코발트 광산 및 인근 가창골 학살자 유해 수습 발굴 4.19 혁명 정신에 입각하여 피학살자 및 피해자 실태조사회를 운영하고 있으니 피해 유가족들은 낡은 공포심을 극복하고 본회 조사 사업에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는 기사이다. 인선의 엄마는 학교에서 배웠던 대로 획을 사십오도로 꺾어서 날자와 E일보를 필압이 높은 글씨로 표시했다. 경하는 1948년 11월 중순부터 석 달 동안 중산간이 불타고 민간인 삼만 명이 살해된 과정을 그 오후에 읽었다. 3월에 임명된 사령관은 빗질하듯 한라산을 쓸어 공비를 소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효율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먼저 민간인들이 내려오도록 삐라를 뿌렸다. 아이들과 노인을 등뒤로 숨기고, 총에 맞지 않기 위해 흰수건을 나뭇가지에 묶어 들고 내려오는 남녀들의 행렬이 자료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263쪽) 처벌하지 않겠다던 약속과 달리 수천 명이 체포되었다. 인선의 엄마와 이모는 주정공장으로 찾아가서 외삼촌을 만났다. 정심의 오빠는 열두 시간 가까이 밤배에 실려 목포항에 도착했다. 외삼촌의 편지가 당숙네로 처음 배달된 건 1950년 3월이다. 그 편지에 인선의 엄마 정심은 답장을 써 보내고 외삼촌이 5월에 다시 보낸 편지를 정심은 반짇고리 함 뚜껑 안쪽에 감쪽같이 꿰매져 감춰두었다. 다음달에 전쟁이 터졌고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1954년 5월, 휴전되고 나서 두 자매가 함께 대구형무소를 찾아갔다. 그곳에 인선의 외삼촌은 없었다. 사년 전 7월 진주로 이송됐다는 기록만 남아 있었다.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서 역전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묵고 날이 밝는 대로 진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다시 형무소를 찾아갔다. 그곳에도 정심의 오빠는 없었다. 이감 기록도 존재하지 않았다. 진주에서 하룻밤을 더 묵은 뒤 두 자매는 여수항으로 갔다. 인선의 엄마에게 이모가 말했다. “포기하자고. 오빠는 죽었다고. 진주로 이감했다는 날짜를 기일로 하자고.” 그해 경북 지역에서 죽은 보도연맹 가입자가 만 명이다. 전국에서는 최소한 십만 명이 죽었다. 1948년 정부가 세워지며 가족단위로 좌익으로 분류돼 교육대상이 된 이들이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명단대로 예비검속되어 총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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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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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7)
- 그 유골만 다른 자세를 하고 있는 이유는 흙에 덮이는 순간 숨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라 인선은 추정을 했다. 전쟁 발발 직후 제주에서 예비검속돼 총살된 천여 명 중 한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뼈대로 삼아 다큐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인선의 아버지는 혼자 동굴에 숨어 지냈다. 그 11월 밤에도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동굴을 나와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건천을 건너는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며 별안간 사위가 밝아졌다. 집들이 불타기 시작한 거다. 마을 공터 쪽에서 일곱발의 총성이 울렸다. 아버지는 숲 사이로 지켜봤다. 군인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개머리판을 휘둘르며 끌려가고 있는 그의 두 동생과 마을 사람들을 숨을 죽이고 보았다. 더 이상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되자마자 아버지는 총소리가 들렸던 팽나무 아래로 달려가보니 일곱 명이 죽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인선의 할아버지였다. 가호마다 주민 명부를 대조한 군인들이, 집에 없는 남자는 무장대에 들어간 걸로 간주하고 남은 가족을 대살代殺한 거였다. 겨우 일주일 만에 인선의 아버지는 붙잡혔다.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만으로 더 버틸 수 없어서, 타다 남은 곡식을 찾으러 내려왔다가 경찰과 마주 쳤다. 시신을 매장하러 올 사람들을 잡으려고 매복하고 있었던 경찰에게 체포되어 제주읍 부두에 있는 주정공장에 보름동안 갇혀 있다가 목포항으로 실려갔다. 군과 경찰의 지휘 계통이 달라 군이 데려간 사람들은 P읍에 있는 국민학교에 한 달 간 수용돼 있다가, 지금 해수욕장이 된 백사장에서 12월에 모두 총살됐다. 소개령은 해안에서 오 키로미터 안쪽에 내려졌다. 인선의 어머니 정심과 언니는 해안선 가까이 살고 있는 당숙네로 쌀, 감자를 들려 심부름을 보냈다. 두 자매가 마을로 돌아왔을 때, 시신들은 국민학교 운동장이 아니라 교문 건너 보리밭에서 눈에 덮여 있었다. 거의 모든 마을에서 패턴이 같아, 소개하지 않은 이들을 학교 운동장에 모은 다음 근처 밭이나 물가에서 죽였다. 얼굴에 쌓인 눈을 한 사람씩 닦아가다 마침내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았는데, 옆에 있어야 할 정심의 오빠와 막내가 안 보였다. 달리기를 잘하는 정심의 오빠와 막내 동생을 찾기 위해 보리밭에 죽어 있는 백여 명의 사람들을, 아래에 동생이 깔려 있는지 시신들을 밀어가며 살폈다. 거기 있었어, 그 아이는. 처음에 엄마는 빨간 헝겊 더미가 떨어져 있는 줄 알았대. 피에 젖은 윗옷 속을 이모가 더듬어 배에 난 총알구멍을 찾아냈대. 빳빳하게 피로 뭉쳐진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은 걸 엄마가 떼어 내보니 턱 아래쪽에도 구멍이 있었대. 총알이 턱뼈의 일부를 깨고 날아간 거야. 뭉쳐진 머리카락이 지혈을 하고 있었는지 새로 선혈이 쏟아졌대. 윗옷을 벗은 이모가 양쪽 소매를 이빨로 찢어서 두 군데 상처를 지혈했어. 의식 없는 동생을 두 언니가 교대로 업고 당숙네까지 걸어갔어. 팥죽에 담근 것같이 피에 젖은 한덩어리가 되어서 세 자매가 집에 들어서니까 놀란 어른들이 입을 열지 못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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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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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6)
- 아마는 죽었다. 경하는 새의 죽은 얼굴을 손수건으로 감싸 여민다. 한뼘 남짓한 너비의 작은 통이지만 새의 몸이 워낙 작아 쓸리고 부딪히지 않게,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상자의 안쪽 사면을 두른다. 쥐와 벌레가 파먹지 못하게 흰 수건을 꺼내와 상자를 감싼다. 무명실을 길게 끊어 두 번 십자가로 묶고 매듭을 짓는다. 인선이라면 어디 묻으려 할까. 나무 아래에 다다른다. 체중을 실은 삽날이 조금씩 언 땅을 비집고 들어갔다. 더 큰 눈이 내리려고 한다. 불 켜진 안채 앞으로도 성근 눈발이 날리고 있다. 구덩이 속에 새의 알루미늄 상자를 내려 놓는다. 두 손으로 흙을 떠 놓는다. 종전에 퍼냈던 흙을 삽으로 퍼서 덧 쌓아 작은 봉분을 만든다. 경하는 검은 흙의 표면이 금새 눈에 덮히는 걸 지켜 본다. 경하는 인선이처럼 아마라는 새를 사랑치 않는다. 그러나 인선의 부탁을 받고 폭설을 뚫고 목숨을 건 산행길로 마침내 그녀의 목공방에 이르렀다. 새의 사체를 거두어 팽나무 아래 땅을 파고 소중하게 파묻었다. 제주 4.3 사건에서 죽은 자들은 아직도 무덤이 없는데 새인 아마는 봉분까지 만들어졌다. 새는 제주 4.3에서 죽은 자를 상징하고 있다.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의 경계 프랑스를 중심으로 소개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이 소설이 꿈과 현실 사이의 매혹적인 연속체로 독특하고 신빙성 있는 정신적 공간을 만들어내었기 때문이다. 특히 눈의 이미지가 거느리고 있는 시적 산문은 20세기 한국 역사의 정치적 폭력의 기억을 응시하고 피해자를 향한 애도의 윤리를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하와 인선 그리고 정심이 그녀의 오빠를 찾기위한 기억과 기다림에 관해 서사는 불가능한 작별이라는 것이다. 1부 ‘새’는 2부 ‘밤’을 견인하기 위한 밑자락이다. 서두에서 인선은 두 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고 삼 주나 봉합된 부위를 삼 분마다 바늘로 찔러야만 했다. 그래서 앵무새 ‘아마’를 살리기 위해 친구 경하를 폭설로 뒤덮힌 중산간 외딴곳 에 있는 자신의 목공소로 보낸다. 경하는 제주 P읍에서 인선과 통화를 하고자 했으나 간병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인선이에게 위급한 상황에 처했는지 대신 받아 이따 전화하라고 끊었다. 2부 ‘밤’의 전개는 인선과 경하의 회상, 인선의 부모와 외삼촌에 대한 회상등이 인선을 통해 잔잔하게 묘사된다.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하게 중첩되어 몽환적이다. 꿈인지 환상인지 뼈들을 본 뒤 부터야 인선이 말했다 ·······만주에서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제주공항 활주로 아래에서 4.3 희생자들의 유골들이 발굴됐다. 다른 유골들은 대개 두개골이 아래를 향하고 다리뼈들이 펼쳐진 채 엎드려 있었는데, 그 유골만은 구덩이 벽을 향해 모로 누워서 깊게 구부리고 있었어. 잠들기 어려울 때,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쓰일 때 우리가 그렇게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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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