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죄악을 이기는 힘
2019/04/03 10: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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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스크린샷 2019-04-03 오전 10.08.28.png▲ 김기석총장
 
부활절이 다가온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하는 이 절기는 또한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의 세력을 이기시고 마침내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을 활짝 열어 주셨다.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은 점점 따스해지는 봄날 햇빛을 받아 새싹을 돋우고 가지를 활짝 펴 새로운 생명의 축제를 준비한다.

자연은 계절의 순환을 통해 그리스도의 부활을 보여주는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빛을 증언해야 할 사명을 받은 교회는 어떠한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위신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언론에 터지는 목회자들의 도덕적 일탈과 일부 대형교회의 부자세습 문제, 게다가 신천지를 비롯한 신흥 사이비 교단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까지 더해져,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타락한 세상을 구원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거꾸로 대중매체와 세속의 법정에 나와 판결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처해있는 것이다.

약 이천 년 전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은 인간의 뿌리 깊은 죄악으로 말미암은 결과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께서 주도하시는 구원의 능력이 궁극적으로 우리 인간의 죄악성을 초월한다는 선언이다. 당시 인간의 죄악은 이스라엘의 정치, 종교 지도자들을 통해,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로마 제국의 권력을 통해 집약적으로 표출되었다. 그들의 장악했던 종교적 권력, 정치적 권력, 그리고 군사적 권력은 인간의 불의한 죄와 탐욕의 집결체였다. 그 불의한 권력이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고발하였고, 최종적으로 그리스도의 삶을 파괴했던 것이 곧 십자가 사건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시어 인간의 죄악을 이기시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다.

이천 년이 지난 지금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 세력은 누구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완결성(Integrity of Creation)을 위협하는 환경-생태계 파괴, 세계적이고 지역적 차원에서 점점 극심해져 가는 빈부격차, 인류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는 살상 무기를 생산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기운을 고조시키는 반평화 세력, 그리고 돈과 물질적 풍요만으로 인간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짓된 가르침을 퍼뜨리는 세속 학문과 문화의 연합세력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 세력들이다.

고난주간을 지나며 맞이하는 부활절은 단순히 예수님의 다시 살아나심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부활을 통해 주님 안에서 그동안 지니지 못했던 새로운 희망을 품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길 원하셨기에 제자들에게 상처를 내어 보이셨다. 그리고 죽음의 상흔으로 가득한 몸에서 흘러나오는 평화의 숨결을 이 세상에 불어 넣으시는 날이다. 주님의 뜻을 거스르고 폭력과 전쟁을 꿈꾸고 생명을 아끼지 않은 이들을 축복하는 날이 아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무릇 예수님께서 전하시는 생명의 숨을 마시고 위로받아 희망을 품고 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죽음의 권세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그리스도 안에서 도모해야 할 교회연합의 방향과 내용은 매우 분명하다. 생명, 정의,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연대를 결성하여 거짓세력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 특히 올해는 3·1운동 백 주년의 해이다. 백 년 전 교회가 민족 지도자들과 손잡고 민족의 구원을 위해 분투했듯이, 오늘날 한국교회는 초대교회로부터 세계 선교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오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함께 손잡고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펼쳐야 할 것이다.
/성공회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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