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와 개척교회의 ‘공존방안’ 시급
2017/06/16 15: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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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속 ‘지성전 정책’ 제고필요성 제기


10-1.jpg▲ 한국교회의 부흥정체와 개척교회 난립으로 레드오션이 된 상황 속에서 대형교회의 지성전 정책이 교인 독과점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편의점보다 많은 개척교회, 부흥정체기로 ‘레드오션’으로 변모
일부교회의 지성전 통한 확장, 프렌차이즈 기업전략과 유사


 지난 70년대 한국교회가 부흥기를 맞이하며 전국방방곳곳에 교회가 들어섰다. 농어촌지역에서는 마을단위로 교회가 들어섰으며, 도시에서도 수많은 십자가가 세워졌다. 그러나 현재 농어촌지역에서는 줄어든 인구와 고령화로 인해 문을 닫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도시지역은 편의점보다 더 많은 교회들이 레드오션에서의 출혈경쟁을 하는 모양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대형교회들은 이른바 ‘지성전 선교정책’을 펼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지성전을 건축하면서 더 많은 교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형버스를 이용하여 인접지역의 교인들의 출석을 유도하는 것에 이어 타지역에 지교회를 건축하여 출석을 유도하는 상황은 결국 대형교회 출석을 원하는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대형교회의 등장과 수평이동

 초기 대형교회는 한국교회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수만명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목회자들이 더욱 부흥에 힘썼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성장이 정체기를 맞이하며 대형교회는 이른바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부추기는 주범이 됐다. 인적 인프라가 풍부한 대형교회는 교회에서의 예배만 드리고자하는 교인들에게 부담없이 출석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었으며, 교회의 이름이 알려질수록 해당교회에 출석한다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대형교회의 성장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성장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담임목사의 탁월한 설교와 명성이 교인들을 끌어 모았다. 전례가 중심이 되는 가톨릭과 달리 설교가 예배의 중심이 되는 개신교에서 탁월한 설교자는 항상 교회성장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또한 전도운동과 성령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많은 교인들이 교회로 몰려들었고, 대형교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교회에서 대형버스를 동원한 교인수송을 시작하면서, 인접지역의 교인들도 대형교회에 몰리기 시작했다. 처음 인접지역의 교인들의 예배참석을 돕기 위해 시작된 버스운행이 더 많은 교인들이 대형교회로 쏠리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이후 대형교회들은 인접지역에서 출석하는 교인들을 위해 이른바 ‘기도처’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평일 기도할 공간이 없는 교인들을 위해 교인들이 많이 몰려있는 인접지역에 기도처를 마련해 교인들의 기도생활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 기도처는 이후 영상기술과 방송기술의 발달로 인해 기도처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면서 점차 지역 예배처로 그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본교회까지 오지 않고서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인접지역이 아닌 다른 도시, 심지어 다른 도(道)에 이른바 ‘지성전’을 건축하기도 했다. 교인들을 관리하기 위한 부목사를 파송하여 타지역에서 교인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 닮아가는 대형교회 확장

 이러한 대형교회의 세력확장은 ‘기업’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본교회에서 파송한 지교회의 담당목사가 타지역의 교인들을 관리하고, 본교회의 예배실황을 생중계하는 ‘영상예배’를 드리면서 더욱 많은 교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E교회는 전국에 40여개의 지교회를 가지고 있지만, 담임목사는 J목사 하나다. 본교회를 제외한 나머지 교회는 모두 본교회에서 파송한 담당목사가 교인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J목사는 전국에서 수만명이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된 것이다.
E교회의 이러한 확장은 마치 프렌차이즈 기업이 전국적으로 직영점을 개설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일단 수요가 있는 곳을 파악해 직영점을 내고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을 통해 더욱 많은 매출과 이윤을 남기는 기업의 영업전략과 닮아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교회의 확장이 전도를 통한 새신자의 유입을 유도한다기보다 해당지역의 타교회 교인들이 옮겨오는 ‘수평이동’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대형교회의 지성전은 대부분 시작부터 대규모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시작한다. 여기에 기존의 교인들을 일부 파송하여 일정기간 교회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전도활동을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도활동으로 유입되는 교인보다 타교회의 교인들을 끌어오는 것이 더 효율적인 교회성장을 이루는 방법이기도하다. 때문에 일부교인들은 전도활동보다 타교회의 교인들을 끌어들이는데 공을 들이기도 한다.

 실제 경남에 위치한 중형규모의 S교회에 다니는 C집사(40세)는  대형교회인 J교회의 교인에게 지속적으로 전도 아닌 전도를 당한 기억이 있다. C집사는 “예전에 잠시 알게 된 분이 J교회의 집사였다. 처음엔 같은 기독교인이라는 것에 서로 마음을 열고 대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니고 있는 교회보다 자기네 교회가 훨씬 더 좋은교회라며 한 번 와보라고 하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사양했지만 이후 몇 번씩 J교회의 담임목사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이야기하며 교회를 옮기는 것이 더 낫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결국 그 사람과 언쟁을 벌이게 되어 다시는 보지 않는 관계가 됐다”고 털어놨다. J교회는 현재 전국 3곳에 지교회를 가지고 있다.

공존과 상생의 방안마련 시급

 문제는 지교회를 이용한 대형교회의 확장이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야기하면서 기존의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에 있다. 이는 지교회 뿐만 아니다. 한 지역에 대형교회가 들어서게 될 경우 인근의 교회들은 교인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실제 남양주의 한 지역은 현재 한 대형교회의 지성전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지역 목회자들이 대책위를 꾸린 상태다. 이 교회는 지성전 건축이 이주민선교와 탈북민선교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 목회자들은 교인이탈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상가에 위치한 개척교회가 대부분이다. 오랜 시간 힘겹게 목회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지역특성으로 인해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러한 지역에 대형교회의 지교회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목회자들은 ‘생존의 문제’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대형마트가 들어서며 겪게 되는 인근 상인들과의 갈등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들어서게 될 경우 소비자들을 빨아들여 인근 상권이 모두 무너져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때문에 일부 목회자들은 대형교회가 타지역에 지교회를 세우는 것에 대해 “대형교회의 횡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일궈온 텃밭을 하루아침에 빼앗기는 격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남양주의 H목사는 “메가처치가 들어오게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작은 개척교회다”며, “이것은 작은교회의 존폐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은 적은 인구수와 난립한 개척교회로 인해 레드오션이 된 지역에서 더욱 강하다. 개척교회들간 성장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대형교회가 들어서며 수평이동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수많은 개척교회들은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많이 닮아있다. 대기업 중심의 자본이 작은시장까지 진출하여 중소자본의 경쟁이 치열하던 레드오션을 독식하게 되어 발생하는 문제들과 유사한 것이다.

 거대자본의 시장독식은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만들어 냈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자본주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양극화현상이 발생하면서, ‘상생’과 ‘공존’을 중심으로 한 문제해결을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대형교회의 성장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른바 ‘교인 독과점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형교회와 작은교회가 서로 공존하며 생존할 수 있는 방안마련을 위해 한국교회가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다.




[ 박요한기자 jhn4108@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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