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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2.3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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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팬데믹 상황 극복위해 종교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

“기후위기 시대가 식량안보 위기의 시대 초래한다” 경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았다. 2020년으로 예정되었던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는 2021년으로, 2021년에 예정되었던 제11차 총회는 2022년으로 각각 연기되었다. 제11차 총회의 개최지는 독일 칼스루에이다. 팬데믹의 도전 속에서도 세계교회는 시대의 표징을 함께 분별하고, 함께 기도하며, 전 인류적 역경을 창조적으로 함께 헤쳐가려는 의지를 지니고 대처하고 있다. 새해에도 지속적으로 전개될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두 영역을 이 글에서 간략하게나마 짚어보고자 한다.

건강과 치유를 위한 세계적 협력

현재 코로나 백신이 여러 국가들에서 승인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새해에는 팬데믹 긴급 상황 국면이 완화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집단면역이 생겨서 정상생활로 회귀할 수 있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를 불문하고 모든 국가가 집단면역을 얻게 되어야 지구촌의 정상 생활이 재개될 수 있는데, 가난한 국가가 면역을 확보하려면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년 초 유럽에서 3차 파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한편 세계 각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과 더불어 트라우마 치유와 정신건강 회복이 절실한 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기술공학, 종교, 일상생활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격변을 초래한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 유엔은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종교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교회는 정부와의 협치, 그리고 보건당국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서 사회적 안전망과 질서를 확보하고, 상호신뢰에 기초하여 소통하는 사회적 자산을 증진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보건 교육의 장으로서의 기본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팬데믹 시대에 교회는 생명의 신성함을 폭넓게 성찰하면서, 영적인 치유만이 아니라, 개인적·사회적 건강에 대한 목회적·예언자적 책임이 신앙의 덕목이자 교회의 과제임을 다시 확인한다.

 

WCC는 ‘일차보건의료’ 운동에서 기념비적인 ‘알마아타 선언’(1978년)에도 깊이 관여하였고, WHO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는 일에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역 공동체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강화하지 않으면 보편적 의료보장, 그리고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건강과 복지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기에, 이 점에서 교회의 동행과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WHO가 추구하는 건강, 복지, 공평 등의 목표가 성서적 가치임을 지적한다.

 

최근 WCC는 WHO가 제정한 건강 기념일들에 대한 성서적 성찰과 기독교적 실천을 담은 책자를 발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키고 있는 이 기념일들은 다음과 같다. 세계 암의 날(2월 4일), 세계 구강 보건의 날(3월 20일), 세계 결핵의 날(3월 24일), 세계 보건의 날(4월 7일), 세계 예방접종 주간(4월 24일-30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4월 25일),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 세계 심장의 날(9월 29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 세계 손씻기의 날(10월 15일), 세계 식량의 날(10월 16일),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11월 13일-19일), 세계 당뇨병의 날(11월 14일),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 등이다.


지구촌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기후위기는 코로나 팬데믹을 초래한 근본적 이유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면 지구의 자정능력을 상실할 수 있기에 조속히 온 세계가 탄소중립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학자들이 경고한지 오래되었다.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은 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유엔환경개발회의 훨씬 이전부터 기후위기의 절박성에 부응하는 세계적 대응을 호소하여 왔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기후위기, 팬데믹, 생물 멸종 위기를 초래한 탐욕적인 개발, 탄소 자본주의, 성장제일주의, 대규모 공장식 농축산업 등을 극복하는 과제를 대안적인 생명경제의 틀에서 논의하며 정부와 기업의 책임적 정책과 실천을 촉구하는 행동을 지속할 것이다. 기후위기의 당사자들인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생태정의와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행동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데, WCC는 유니세프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교회’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세계교회는 2020년 창조절(9월 1일에서 10월 4일까지)을 특별히 ‘지구를 위한 희년’을 표제로 삼아 기념하였다. 새해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창조주 하나님과 생명의 신비를 묵상하며 ‘그린 엑소더스’에 영감을 제공하는 창조절을 교회력에 포함시키는 교단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기후위기 시대가 초래하는 식량안보의 위기는 영양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2020년 노벨 평화상은 기아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가장 큰 인도주의 기관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에게 수여되었다. 세계 인구의 사분의 일 이상인 20억이 식량안보의 위험에 처해있다. 극심한 굶주림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은 2019년에 대략 1억 3천 5백 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에는 거의 두 배로 증가된 상황이다. 세계교회는 새해에도 세계 식량의 날인 10월 16일 전후로 ‘식량행동주간’을 마련하여 기아 극복의 노력에 참여할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실행위원·총회한국교회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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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류의 역경 창조적 극복에 총력” - 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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