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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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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감독의 성명이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동 감독은 성명을 통해 기감 소속의 교회들에게 대면 예배를 강행할 것을 촉구하며 혹시 청구될지 모를 구상권은 기감 본부와 연회 차원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실로 국내 3대 개신교단 중의 하나로 진보적 색채를 내었던 감리회에서 나온 성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 성명이었다.


이번 성명은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한국교회의 국소적 일탈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을 표면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세간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교회의 이름으로 어떻게 이렇듯 반사회적인 주장을 할 수 있는가. 개인의 이름이 아닌, 교회와 예수,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렇듯 상식을 무시한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단 말인가.


대부분의 시민들은 교회가 코로나19와의 전쟁의 최전선에서 모든 사회구성원의 찬사를 받으며 희생하고, 방역에 최우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의 기대치는 극도로 낮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교회가 이 정도로 상식과 대비되는 주장을 하는 단체일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이제 교회는 극우성향의 교인들 외에는 가지 않을 곳이 되어버릴 작정인지 걱정스럽다.


모두가 어렵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관계적으로 모두들 피곤하다. 이럴 때 교회가 교인들과 시민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입장 표명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면예배의 신성함을 주장하며, 다른 모든 온라인 예배는 마치 예배가 아니라는 태도는 도대체 어떠한 신학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적어도 상식의 선만큼은 지킬 줄 아는 교회를 기대하는 것조차 안 되는 것인가. 교회는 사회의 상식에 더 이상 맞서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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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상식을 무시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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