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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 온라인 예배의 한계 지적

교회교육 본질에 관한 성찰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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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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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교회의 어린이들이 온라인예배 시청을 통해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온라인 영상만으로 교회교육 이뤄지는 것은 한계 있어”

신앙교육 의미에 관해 교회가 고민하는 계기되길 기대

 

 최근 교회의 교세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하며 교계는 더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런 가운데 교회의 다음세대 교육은 더 더욱 어려워져 많은 교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성인 집회예배가 중단된 가운데도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예배로 대체해왔지만 교회학교 예배는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고는 온라인예배조차 드려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교회교육의 본질을 담기보다는 기존의 프로그램 형식에 찬양과 설교 등의 내용만 첨부한 획일적인 방송들만 있어 이번 기회에 교회 교육의 본질을 되짚어 볼 때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작은교회 교육부서는 방치 수준

 각 교단들의 교육부서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교회들을 위해 교육·예배자료들을 배포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윤보환목사)는 자체적으로 교회학교 어린이 온라인예배 동영상을 제작해 교단홈페이지를 통해 개 교회들과 공유하고 있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류정호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김태형목사)은 가정예배 자료를 제작해 전송했다.

 또한 대형교회들도 각각 영상을 제작해서 교육부서에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누리교회(담임=온누리교회)는 자체로 예배 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고 있고, 명성교회(담임=김하나목사)는 교회학교 전부서의 설교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또한 신촌교회(담임=박노훈)은 청년예배를 제작·배포하고 있고, 새문안교회(담임=이상학목사)는 교육 부서별로 기존 예배를 녹화하여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하지만 교단과 소수 대형교회들을 제외한 많은 교회들은 교회학교 예배·교육 영상 제작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의 한 교회는 “우리 교회는 방송 시스템을 구비한 것이 아니기에 어른 예배 영상을 만드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주일학교는 아예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권유할 수 없기에 그저 각 가정에서 예배드릴 것을 독려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도 아이들은 대답을 잘 하지 않아 거의 방치수준에 있다”고 토로했다.

 

 대전의 한 목회자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교회가 가장 걱정이다. 가뜩이나 다음세대 신앙교육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번 일로 그나마 있던 아이들도 교회를 떠날까 염려된다”며 “교단의 예배 영상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지만 과연 아이들이 이 영상을 보고 예배를 드릴지 의문이다. 직접 예배를 드려도 집중을 잘 못하는데 영상예배에 얼마나 적응할지 모르겠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교육의 방향성 고민이 절실

 많은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교회학교의 예배·교육 영상을 제작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단이나 대형교회 등의 영상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금 제작되고 있는 영상들로도 교회학교 교육을 정상화 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교회의 수에 비해서 제작되는 영상이 너무도 적어서 예배·교육 영상의 공급이 수요를 좇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제작되어 공유되고 있는 교회학교 영상들도 기존의 개 교회 예배를 단순히 촬영해 공유하거나 아니면 기존 유아 프로그램에 예배의 내용을 적용해서 녹화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다양성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현재 공유되고 있는 어린이 예배 영상들을 확인해보면 찬양과 율동 영상을 시작으로 목회자들의 설교가 이어진다. 이후 온누리교회와 같은 경우에는 ‘말씀맨’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목회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슈퍼맨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말씀 구절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렇게 교회학교 예배영상이 트렌드를 따라가기 급급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교회교육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감신대 오성주교수(기독교교육)는 “교단과 교회들이 제작하는 영상들은 사실 다 유사한 폼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폼도 대부분 기존 유아매체들이 활용하는 형식을 그대로 따오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기독교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급급하게 영상만 제작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신앙교육을 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경쟁 아닌 상생교육의 장이 돼야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교회학교가 정상화 되는 길은 우선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조속히 끝나야 한다고 교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아무리 교계 차원에서 온라인 중심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도 결국은 교회교육의 본질은 관계성 속에서 체험·실천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오교수는 “단순히 다음세대가 예배 드리는 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 교회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교회교육은 사회가 제공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제공할 때라야 그 고유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며, “다음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관계성에 관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가 급격히 개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교육은 아이들이 이웃과의 관계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고민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어쩌면 철저히 계산적이다. 공교육이 아이들을 등급 매기고 경쟁하게 유도하다 보니 아이들 스스로도 친구들을 상생의 대상이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며, “교회교육은 이렇게 사회 내 부족한 내용을 채워줄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한 면에서 영상예배로는 한계가 있다. 우선 내용 면에서 너무도 일률적이고, 형식적으로는 관계 속에서 배울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그렇게 교회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일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교수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의 교회교육의 방향성을 재고해야만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교회교육은 경쟁이 아닌 상생교육의 장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으로 방향성이 정해지길 기대한다”며, “교회교육이 바뀔 때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도 밝다. 현재 어려운 상황에 급급하지 말고 교회들이 특히 다음세대 교육과 관련해서는 큰 안목을 가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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