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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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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회들이 부활절 예배를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할 수 없게 되자 2주 후로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과연 부활절 예배의 일정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의 공적예배 진행이 차질을 입고 있어 부활절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일정을 변경해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금전적 이유에 기인하는 것이 너무도 뻔히 보인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금전적 문제와만 관련해 생각해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례는 축제의 한 형태로써 기독교만이 아니라 수많은 종교와 문화들이 이를 활용해 왔다. 우리는 달력과 시계를 활용해 크로노스로써 그저 흐르는 시간이 아닌 카이로스 혹은 아이온으로써 의미 있는 시간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의례는 형식으로써 반복하는 시간에 다양한 내용을 첨가한다. 오비디우스의 〈로마의 축제들〉에 보면 로마인들이 축제를 통해 얼마나 시간을 잘게 쪼개 의미화했는지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의례와 축제를 기념하는 이유는 의례의 날짜와 같은 고착화 된 형식을 무의미하게 재생산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의례와 축제 자체를 통해 예전의 상태를 정리·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계획한다. 


부활절도 마찬가지이다. 부활절의 날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역시 매우 크다. 그러기에 일부 교회나 단체들의 부활절 행사 연기를 단지 금전적 이유에 기인한 연기라며 비판적 시선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1년에 한번 오는 부활절 예배의 의미는 참으로 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가 충분히 부활절의 의미를 새기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교계가 다시금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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