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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전망과 과제

‘희년평화운동’으로 ‘종전’과 ‘평화조약’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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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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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평화촉진자’ 역할 수행위한 노력 절실  

세계교회와의 협력 속에서 활용해 북한이 대화로 나오도록 꾸준히 설득      


2020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목사)는 지난해부터 ‘2020글로벌희년평화운동’을 선포하고 이에 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서 어떤 실제적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올해 한국교회 통일운동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회협이 주도적으로 이끌고나갈 전망이다. 북미관계가 위기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도적 지원도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비록 북한핵문제라는 주도적 문제가 있지만 이 가운데서도 각 교단과 단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쌀과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평화협정체결의 확고한 방향 

교회협은 지난 해 제67회기 정기실행위에서 ‘2020글로벌희년평화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이홍정총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2020년을 종전선언과 평화조약 체결을 통해 한반도에 ‘희년’을 이루는 해로 선포하고 이를 위해 세계교회, 시민사회와 함께 평화행동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세부적 일정도 나왔다. 무엇보다 8월 15일 광복절 즈음에 남북공동기도회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과 한반도에큐메니컬포럼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글로벌희년기도운동(2019년 대림절과 2020년 사순절, 사순절에는 금강산 평화기도회 추진) △글로벌희년평화포럼(2020년 4월 27일) △미국 글로벌희년평화운동(2020년 6월) △세계시민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조약 선포식(2020년 7월 27일, 판문점) 등을 진행한다.

 

특히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는 오는 4월 27일에는 세계교회지도자와 기독교인, 국회의원를 비롯한 정책입안자들이 참여하는 모임 주최를 추진한다. 이총무는 “판문점선언은 남과 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전 세계에 선포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난관에 봉착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 판문점에서 세계시민이 참여하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선포식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이를 통해 실제로 한반도에서 한국전쟁 당사자들 사이에서 종전선언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징적이고 선언적인 의미를 준다는 점에서 간과 할 수 없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응

올해도 변함없이 북핵문제가 통일운동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교계에서 오랫동안 통일운동을 주도한 한 인사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통일의 방안을 가지고 있어도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실제로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남북교류, 경협 모두 제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교회협이 아무리 희년을 선포하고, 평양방문을 추진한다고 해도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계획이나 시도로 끝나버리고 만다.

 

문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북핵문제는 남과 북뿐아니라 미국, 중국이라는 강대한 세력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묘한 문제이다. 여기에 남남갈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통일운동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도 한다. 

 

결국 교회는 비정치적이고, 비군사적인 방법을 북핵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평화연구소 김성윤소장은 “한국교회가 나서서 남한도 핵무장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북핵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며, “북핵문제로 긴장이 고조될 때 그것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현실적이다. 어떻든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적 지원의 확대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는 한반도평화운동의 목표로서 평화협정체결을 천명했다. 그리고 여기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전망이다. 

 

그런데 평화협정 체결은 결국 북한의 핵문제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틀로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쌀이나 생필품을 중심으로 하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교회협이 군사적인 위협을 감소시키는 평화운동에 전력했다면, 한기총 중심의 보수적 교회들은 인도적 지원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이 지난해 9월 서울 소망교회에서 「신정부 대북정책과 기독교 통일선교」란 주제로 연 포럼에서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서독 정부와 주민들은 통일을 외치지 않으면서도 동독 주민들의 인간적 삶 위해 꾸준히 지원했다. 반면 한국교회는 통일은 외치면서도 인도적 지원은 소홀한 편이다”고 지적했었다. 따라서 “교회가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분야인 의료보건과 환경 협력 사업 등에 인도적 지원을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쌀이나 의료품을 지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핵으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는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에 고구마 보내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박형서선교사는 “일단 북한주민이 먹고는 살아야 통일도 가능한 것이다. 그들이 다 굶어죽고 난 다음에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질문했다. 또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유엔 제재 대상도 아니다. 거기에 기독교는 원수마저도 사랑하는 종교이다”며, “정치적으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교회는 더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한국교회 안에 반대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광훈목사를 비롯한 강경보수파는 북한정권의 교체를 주장하고, 일부 목사는 여기서 발생되는 북한주민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이 한국교회의 주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남북교회 공동기도회와 평양방문

교회협은 희년운동의 일환으로 평양방문을 천명했다. 거기서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남북공동기도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계획으로만 끝나고 말 것이다. 관건은 북한정권의 태도에 달려있다. 

 

지난해 교회협과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은 8.15공동기도문에 합의했었다. 여기서 남북의 교회는 “치열한 세계 경쟁구도에서 남북/북남이 서로 돕는 것만이 살 길이요 미래의 안정과 풍요를 약속하는 상생의 지혜임을 믿습니다. 이 지혜로 너무 오랫동안 닫혀 있는 개성공단을 다시 열게 하시고, 금강산의 절경들을 더 이상 묵히지 않고 다시 찾아볼 수 있게 하소서. 우리끼리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남의 눈치 보느라 실현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남북/북남의 공존공영을 위해 과감히 실행하는 용기를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이 합의문 안에는 조그련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의 김정은위원장은 금강산 관광단지에서 남측의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남한이 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동기도문의 “우리 끼리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남의 눈치 보느라 실현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남북/북남의 공존공영을 위해 과감히 실행하는 용기를 주소서”란 대목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렇게 조그련의 입장은 철저히 북한정권의 입장을 대변한다. 따라서 북미관계가 해결되지 않고 한국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평양방문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대해 장 상박사(전 이화여대 총장)는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의 역할에 주목했다. 장박사는 “WCC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해 수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교황 역시 한반도 평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국제적인 지지와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미 화해예배 계획 

교회협은 글로벌 희년평화운동과 관련해 미국에서 노근리양민집단학살 70년을 추모하는 일련의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세계시민 차원의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한반도 평화조약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장로교회 총회에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를 초청해 남·북·미 화해예배를 드리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전쟁의 실제적 교전국가인 남북한과 미국의 교회들이 화해와 통일을 위해 함께 예배를 드린다면 이는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그 실현가능성이다. 결국 한국교회 전체의 관심과 기도 그리고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교회는 한반도통일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은 군사훈련중단과 평화협정체결 등 주로 정치군사적인 방향에서 운동을 전개했고,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은 쌀 보내기 등 주로 인도적 차원에서 통일운동을 진행했다. 2020년에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평화의 촉진자 역할을 꾸준히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 그 돌파구를 여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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