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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 등 투명성 확보활동 시급

공적 재정 활용의 도덕의식이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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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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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분쟁 등으로 NGO 후원 기독교인의 우려 급증

투명한 재정 활용체계 구축통한 기독교 정신실천 절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시민운동은 초창기부터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개항 초기 서양 선교사들은 배재학당을 세워 근대식 교육을 바탕으로 계몽교육을 펼쳤고 1903년 황성기독교청년회를 시작으로 추후 조선기독교청년회전국연합회가 설립되어 한반도 전역에서 근대교육과 출판사업, 농촌자립운동, 소비자 권리운동 등을 진행해왔다. 또한 1919년 2월 8일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근촌 백관수선생을 중심으로 2·8독립운동을 시행하는 데에 도움을 제공하는가 하면 한국전쟁 당시 급증한 고아를 돌보기 위한 시민단체가 세워지기도 하는 등 한국 근대사 곳곳에 굵직한 자취를 남겼다. 

이렇듯 한국교회는 NGO 단체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사회운동의 정형화와 관료주의적 조직으로의 개편, 기부 문화의 미성숙으로 인한 고액 기부자 중심의 운영방침 등으로 인해 NGO 단체들이 닫힌 사회로 변질되는 경향을 보이고 기독교 NGO 또한 이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공헌에 매진하는 기독NGO

한반도의 시민운동사를 논할 때 기독교 단체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기독교 NGO 단체의 발자취는 매우 크다. 민족계몽을 시작으로 농민권리 증진운동, 환경보호운동 등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한국YMCA전국연맹이나 여성 직업개발 프로그램과 가정폭력 추방운동, 여성 지도자 양성활동 등 여권 신장 운동에 매진한 한국YWCA연합회의 존재는 한국사회에서 근대적 시민운동의 척도로 여겨져 왔다.

전쟁고아 돌봄과 양육지원, 입양 등을 통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쓴 홀트아동복지회나 아동학대 근절과 아동 피난처 제공 등을 통해 어린이의 권익신장에 매진하는 굿네이버스, 전쟁과 재해 등으로 사회 인프라가 파괴되어 빈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수원확보와 어린이 교육, 경제 능력강화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월드비전 등 인류애의 실천을 목표로 기독교적 가치관을 기치로 내걸며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단체가 많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하다.


재정 횡령·배임 우려로 신뢰 하락

기독교 단체를 비롯해 공공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NGO 단체는 비영리를 목표로 운영되기에 바자회를 통한 굿즈 판매 등으로 벌어드리는 수익은 전액 NGO 활동에 보태 활동 지원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이 적은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많은 NGO단체는 후원자들이 증여하는 후원금으로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후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NGO 활동에는 사회적 명망과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된다.

NGO 단체 후원자의 상황에서 가장 염려할만한 부분 또한 이 부분이다. 바로 자신이 지출한 재정이 반드시 사용해야 할 일에 사용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NGO 후원의 목적을 주식 투자나 토지·건물 거래 등 영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 활동이 아니라 이웃사랑의 실천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어 대신 베풀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정의하자면 이를 후원금을 본래 목적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행위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많은 NGO단체에선 재정의 부정사용을 금하고 회계 집행 현황 등을 공개하는 등 재정 투명성을 확보해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등 단체 운영비의 상승과 더불어 후원자 확보를 위한 사회적 캠페인 활동과정에서의 불분명한 지출 활동 등으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를 위해 사용되는 재정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단체 운영을 위해 필연적으로 집행되어야 할 비용이 몇몇 단체에서 벌어지는 후원금의 사적 남용과 결부되어 비판받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재정을 집행할 때 투명하게 사용·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많은 기독교 NGO 단체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독교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은 55년 전부터 자체적인 재정 감사부를 설립, 자발적인 재정감사 활동을 벌이고 국가에서 인증받은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추가적인 정부 감사까지 진행해 재정활용과 기록에 있어 법적·사회적 인증을 쌓도록 재정 구조를 투명하게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 단체는 매년 재정감사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 재정 결산 자료를 공시하여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월드비전 외에도 많은 국제 기독교 NGO 단체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회계 시스템을 제정하여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공공성, 신뢰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외부감사통한 신뢰도 확보 절실

이렇듯 오랫동안 운영된 국제 기독교 NGO 단체는 사회적 신뢰의 흠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자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공고하게 세워 실천해왔다. 이를 통해 여타 NGO 단체와의 비교에서도 투명하게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NGO 평가 단체인 가이드스타코리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100점 만점의 92점, 굿네이버스와 한국기아대책은 91점, 한국컴패션은 88점을 기록하는 등 비 교단 출신의 기독교 NGO 단체의 투명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교단 직할로 운영되거나 특정 교단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NGO 단체의 상당수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거나 감사결과를 고시하지 않는 등 회계 정보를 불투명하게 집행하고 있고 이사진 대다수가 교단의 주력인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아 교단 내 정치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 함께 정쟁에 휘말리는 일이 부쩍 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황호찬회장(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은 “교회나 교계 단체별로 장부 기록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을 바탕으로 튼실하게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는 곳은 흔치 않다”며, “관행대로 처리하다 법을 위반하는가 하면 재정남용 등으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 “교회와 교단, 선교단체 등 공공기관의 재정투명성은 대내적으로는 마땅히 갖춰야 할 책무이지만,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이들 기관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천명하는 확실한 수단이기도 하다”며, “건강한 재정관리 문화가 정착된다면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더욱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에서 가장 건강한 재정 시스템 모델 1호로 선정된 한국순교자의소리의 재정관리 현황은 눈여겨볼 만하다. 현숙 폴리대표(한국순교자의소리)는 “2014년까지 미국순교자의소리에서 직할로 운영했기에 재정을 포함한 모든 행정을 미국에서 맡아왔었다”며, “당시 재정관리를 미국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를 통해 인증받아 투명하게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 한국순교자의소리가 독립하면서 미국에서 진행해왔던 외부감사를 그대로 시행함과 동시에 한국에서도 별도로 외부감사를 신청, 이중으로 재정 현황을 점검해오고 있다”며, “이 덕분에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에서 재정 책임성을 인정해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체계적인 재정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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