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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보다 ‘자립’중심으로 사역전환 필요

‘장애친화적 교회’로 근본적 변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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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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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차별을 초래하는 태도의 장벽은 장애인 존엄성 부인

“장애인의 아픔 공감할 때 비로소 바른 신학이 가능하다”

 

한국사회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상대방을 멸시하는 말이나 욕에는 대부분 장애인을 지칭하는 말이 들어갔고, 이러한 경향이 지금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사회 가운데 있는 교회도 예외일 수 없었다. 지금은 수정됐지만 성경에 장애인을 낮게보는 용어가 오랫동안 큰 문제의식 없이 사용됐다. 그만큼 장애인이 대한 배려와 사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가장 먼저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을 제거해 그들을 함께 살아가는 형제자매로 바라보고 또 이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장애인신학의 확립과 확산

복음서 예수어록자료(Q자료)의 권위자인 소기천교수(장신대)는 장애인에 대한 예수의 특별한 관심과 치유를 주목해야 한다고 한국교회에 촉구했다. 그는 “예수의 장애인사역의 가장 큰 특징은 장애인을 격리하고, 추방해야 할 대상이 아닌 식탁공동체에서 함께 식사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는 주인공으로 봤다는 점이다”며, “이것은 장애인을 차별하고 격리시켰던 유대인들의 전통을 정면으로 뒤집는 혁명적 행위였다”고 전했다. 대표적 예로 소교수는 마가복음 2장에 나오는 중풍병자 사건을 들었다. 여기서 중풍병자는 자신의 의지로 예수에게 온 것이 아니라 친구들에 이끌려서 왔다. 그런데 예수는 이 친구들의 믿음을 칭찬하며 중풍병자를 치유했다.

 

소교수는 “장애인을 방 안에만 또는 시설 안에만 둬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의 부모와 친지도 같이 나오게 돼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파된다”며, “이렇게 장애인 한 명을 교회가 사랑으로 돌보게 되면 온 가족이 구원을 받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예수가 전해준 이런 ‘장애인신학’을 충실히 실천하게 되면 잃었던 사회적 신뢰도 다시 얻게 된다”고 말했다.

 

박재순교수(한신대)는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삶에서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을 체험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장애인신학이다”고 의미를 밝혔다. 그래서 “교회가 먼저 장애인의 아픔을 끌어안을 때 우리는 장애인에게서 역사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장애인신학은 장애인의 자리에서, 장애인의 관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박교수는 “장애인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깊은 소외와 상처를 안고 있는 장애인이야말로 사랑의 하나님을 몸으로 그리고 혼으로 느끼고 알 수 있다”며, “그러므로 장애인을 외면한 성서읽기와 신학은 바른 것일 수 없다. 장애인의 아프고 진실한 삶에 비추어 볼 때 비로소 바른 성서읽기와 신학이 생겨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교회는 이처럼 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을 제거하는 선봉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가 장애인 역시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한 존엄한 인간으로 인정하고 대우하도록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한다. 이것이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이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확충은 국가나 일반단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탈시설화와 커뮤니티 케어

최근 장애인 복지시설의 탈시설화·커뮤니티 케어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회장 이계윤목사는 “그동안 교회는 시설중심의 장애인복지를 주로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먼저 장애인 커뮤니티 케어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목사는 정부의 장애인 탈시설화 추진계획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먼저 2020년까지 장애인들의 욕구평가 체계 및 거주전환 지원 설계방안을 마련해 탈시설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2단계(2021 ~ 2030)에서는 대안적 거주공간을 마련하고 거주공간과 지역사회 내 서비스를 연계해 돌봄서비스 및 보건의료서비스, 주거서비스를 제시할 계획이다.

 

시설 중심의 교회복지는 여러 면에서 문제점을 일으켰다. 특히 시설에 수용되는 정신지체장애자의 경우에는 흔히 ‘귀신 들린 것’으로 인식돼 인권유린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기도 했다. 치유를 빙자로 폭력을 가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불러일으켜 교회의 이미지를 떨어트리는 부정적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 복지에서 교회는 정부나 사회단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역할의 한계를 보완하고 복지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한다. 장애인이 한 인격으로 대우받고 영혼의 강건함을 회복할 수 있도록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극대화시키고, 지역실정에 맞는 모형개발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복지시설은 ‘무종교의 공간’이 아니라 장애인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기쁨과 의미를 누릴 수 있도록 종교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장애친화적 교회 필요성

근본적으로 한국교회는 장애인들이 쉽게 찾아오고 거기서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장애친화적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장애인사역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회의 시설을 바꿔야 하는 과제가 중요하게 된다.

 

첫째,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부터 ‘장애인신학’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교육을 시켜야 한다. 한국의 신학교육이 지나치게 이론중심이라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계윤목사는 “각 신학교에서는 장애인복지선교, 장애학에 대한 교육을 정규 커리큘럼에 배정해 실시해야 한다”며, “특별히 발달장애인부 담당교역자를 양성하는 과정을 개설해 전문교역자를 배출해 파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분리를 예배에서부터 없애야 한다. 소기천교수는 “현실적인 이유로 장애인예배를 분리해서 드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예배를 유아부에서부터 실시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장애자에 대한 내밀한 편견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인과 차별을 초래하는 태도의 장벽은 장애인의 존엄성을 부인하며 사회통합을 방해한다. 예배에서부터 이러한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

 

셋째,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회건물과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마음이 있고, 뜻이 있다 해도 장애인이 교회건물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이는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하는 것일 수 없다. 휠체어 장애인, 시각장애인들이 교회 안에서 쉽게 이동하고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계윤목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무엇을 바꾼다는 생각보다는 예배공간에 있는 장애물을 치워서 장애물 없는 ‘천국 같은 교회’를 교회가 경험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교회는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배려의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회

장애인시설이 어느 지역에 들어서면 지역주민들이 대규모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이렇게 한국사회는 장애인을 여전히 차별하고 비하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소외되고 차별받는 장애인 편에 서야 한다. 이것이 복음이며,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사정이 허락되는 교회는 지역의 장애인을 위해 기꺼이 시설을 개방해야 한다. 눈물 젖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 이것이 교회가 진정 교회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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