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박사 ‘고마루스 신학’ 발표
예정론과 언약론은 성경의 두 가지 큰 흐름
종교개혁의 흐름을 예정론과 언약론으로 보는 주장은 신선
고마루스 신학의 예정론과 언약론은 또한 교회의 두 기둥
‘17세기 정통주의신학’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뭔가 차갑고, 딱딱한 ‘교리논쟁’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김지훈박사(신반포중앙교회 담임목사)는 ‘고마루스’라는 생소한 이름의 17세기 신학자에 대해 소개했다.
김박사는 “종교개혁의 흐름을 언약론의 흐름으로 보려고 하였던 베이커의 주장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장이다”며, “실제로 칼빈과 불링거 사이에서 어느 정도 강조점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개혁신학자들 이후에 나타나는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학자들에게서는 많은 경우 칼빈의 예정론과 불링거의 언약론적인 사고를 적절히 넘겨받아서 자신들의 신학에서 절충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김박사는 여기에 대표적인 신학자로 고마루스를 들었다.
김박사는 “선택과 유기를 통한 영광이라는 목적을 먼저 두시고, 그 후에 수단들을 두셨다는 것”이 고마루스의 예정론의 중심을 관통하는 사고라고 정리했다. 이러한 고마루스의 예정론은 전적인 전택론적인 사고 위에 있으며, 그 근원에 있어서 제네바 신학자, 특별히 베자의 전택론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고마루스에게 이 예정론은 그의 신학의 논리적인 근원이 아니다. 김박사에 의하면 고마루스가 예정론을 통해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예정론이 “하나님의 은혜의 절대성과 무조건성”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속 은혜는 무조건적이며, 사람의 공로와 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동시에 고마루스는 예정론이 아니라 언약론을 가지고 성경의 구속사를 파악한다고 김지훈박사는 강조했다. 하나님은 언약을 주셨고, 구약에서는 그 언약의 내용이신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그 약속을 확인하신다. 그리고 신약에서는 언약의 실체인 그리스도께서 오셨다. 여기에는 운명론적인 이해가 없으며 언약론에 입각한 구원사가 나타난다. 김박사는 “고마루스에게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언약은 쌍방향적인 것으로 이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은혜롭다. 왜냐하면 언약의 조건이 되는 믿음을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시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김박사는 “고마루스의 신학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인 예정론과 언약론은 또한 교회를 떠받치는 두 기둥과 같다”고 요약했다. 김박사에 의하면 “한 교리는 하나님의 은혜의 깊이가 성도의 인식과 인과율을 넘어서는 무조건적인 것임을 가르쳐 준다. 또 다른 한 교리는 그렇게 은혜 받은 성도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며, 이 땅에서 하나님의 언약을 수행해가는 능동적인 존재임을 가르쳐 준다.” 언약론은 이 하나님과 그 분의 백성 사이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성경은 이 하나님의 두 모습을 모순 없이 그대로 제시하며, 이 두 모습이 한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하나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역시 이 두 가르침을 통하여 교회와 성도에게 있어야 할 두 가지 내용을 보게 된다. 그것은 위로와 사명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겸손과 자부심, 은혜와 책임, 위로와 책망이 모순되지 않으며, 동시에 존재한다”고 김박사는 강조했다.
이렇게 예정론과 언약론은 종교개혁신학의 두 가지 큰 가르침이며 흐름이다. 교회는 이 두 기둥을 두 다리로 삼아서 그리스도에게까지 장성하는 충만으로 나아간다. 이 두 가지 성경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은 지금도 교회를 위로하며 격려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