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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내 독서문화 개발이 절실

문화양태 변화로 문서선교 소비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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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0.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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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선교 활성화통한 교회 내 반지성적 태도 변화 시급

다음세대와의 소통 추구하는 문서 콘텐츠 개발이 필요

 

구한말 한국교회는 성서 번역과 기독교 문학을 바탕으로 문서선교를 통해 국민계몽과 지식인 양성, 복음전파를 동시에 성취해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이러한 지적 전통을 상실한 채 수련회나 부흥회, 축제 중심의 일회성 집회활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다. 비록 대부흥회운동의 역사를 밑바탕으로 두어 사경회와 새벽기도회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던 한국교회 고유의 전통이 존재하지만, 신앙심을 지성의 시야에서 함양하고 다음세대를 조직적으로 교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문서선교 활력을 잃어가면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소통능력이 부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사회의 양태에 걸맞은 문서선교 방법을 개발하고 기독교 지성전통을 회복해 사회적 소통능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독서를 기피하는 한국교회

의사와 교육자로서 사명을 감당했던 선교사들을 시작으로 하는 한국교회의 지적 전통은 유익한 책을 읽고 나누며 지성을 키우길 마다하지 않은 신앙으로 이어져 왔었다. 이를 방증하듯 한국교회가 부흥하던 시절 서로 유익한 책을 선물하며 교회 잡지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주요한 흐름은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개교회 혹은 선교단체가 주축이 되어 특정 주제를 놓고 단발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집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진행된 수련회와 사경회, 부흥회는 약 7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도원과 수련회관 등에서 진행하는 정기 집회를 제외한 집회 횟수는 총 504건으로 대다수가 개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초교파적 집회를 목표로 계획하고 진행됐다. 집회 주제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약 500건의 집회 중 절반가량이 ‘다음세대’, ‘청소년·청년’, ‘소명’, ‘부르심’, ‘회개’ 등을 주제어로 선정해 개최됐다.

다음세대를 전도하고 양육해야 할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지성함양을 멀리한 채 감성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태도로 인해 되려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 있다. 아트설교연구원(대표=김도인목사)의 김도인목사는 “예부터 지성과 영성이 함께 가야 교회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사람들을 모으는 힘을 지닐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교회 지도자가 책을 읽지 않고 알찬 글을 쓸 줄 모르니 구성원이 이를 따라 책을 읽지 않고 영성만 강조하는 신앙으로 흐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한국사회는 지성사회로 완전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기에 뛰어난 지성을 갖춘 이들이 없다면 그 조직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을 불가능해질 것이다”며, “안타깝게도 한국교회가 지닌 취약점이 바로 지성을 경시하는 반지성주의 현상이다”고 전했다.

 

 

문서선교통한 기독지성 회복 절실

2007년 문서선교의날을 맞아 진행된 기념대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전국에 있는 기독교출판사는 약 200개, 오프라인 기독교 서점은 5백여 개로 집계됐다. 약 10년이 지나면서 집계된 출판사는 약 1,200개, 서점은 420여 개로 출판사는 늘어나고 서점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프라인 서점의 감소가 곧 출판물 판매 감소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띠고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기독교 잡지와 단행본 등 문서선교를 위한 문서 콘텐츠의 소비 또한 동반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최승진사무국장(한국기독교출판협회)은 “기독교출판사는 전통적으로 비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출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80만 미만으로 추정되는 기독교인 도서 구매층을 핵심 구매층으로 상정하고 책을 내다보니 쉽지 않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많은 기독교출판사가 충분한 영업이익을 얻지 못해 발행부수를 줄이거나 폐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 또한 영업이익이 반토막나고 있다. 여기에는 오프라인 서점의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재정 지출에 있어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단체 운영에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서점이 점차 없어지는 이유는 교회가 책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김도인목사는 “종로5가에 있었던 대한기독교서회 직영 서점이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일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지적 토대가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적 비극이다”며, “영성은 지성이 밑바탕으로 깔려 있어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데 목회자가 지성을 갖추는 데에 힘을 쓰지 않으니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하고 있는 형국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목회자의 핵심 사역인 설교는 청중을 설득하는 힘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논리력과 공감, 감성의 자극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독서이다”며, “독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지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젊은세대는 떠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고 피력했다.

 

 

독서문화 확립위한 변화 모색

이렇듯 지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한국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교회 또한 이를 따라가야 하지만, 사회는 물론 교회마저도 신앙과 지성을 대조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형국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지성과 감성을 융합하여 건강한 신앙심을 키우며 현시대와 호흡하는 교회 공동체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을 위해 문서선교 단체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문서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단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 원인으로는 결국 한국교회의 미진한 독서율을 들 수 있다. 책을 멀리하는 문화를 바꾸고 지성과 영성을 겸비하는 교회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국기독교출판협회(회장=방주석장로)는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해 수많은 기독교출판사와 함께 기독교출판거리를 조성, 한국교회의 독서문화를 키우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최승진사무국장은 “1인 출판이나 기관 소속 출판사까지 합치면 한국에 있는 기독교출판사의 수는 1,200여 곳 정도 된다”며, “매해 쏟아지는 신간 중 여러 주제를 다루는 좋은 책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적절히 홍보가 되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2030여성을 필두로 독서문화가 조금씩 개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서울국제도서전 관람객 수 또한 매해 최고치를 갱신할 정도로 독서문화가 조금씩 커가고 있는 분위기이다”며, “이러한 변화 가운데 한국교회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청년들이 친구들과 함께 서점과 도서관, 도서전 등을 찾아와 알차고 유익한 책을 사서 읽는 문화가 자리잡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차세대적 콘텐츠 개발 시급

일각에서는 문화 콘텐츠의 주요 소비 계층인 밀레니얼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대두하고 있다. 백광훈목사(문화선교연구원 대표)는 “밀레니얼세대는 사회는 물론 향후 주축으로 자리잡을 세대이다”며, “가정을 중시하며 소확행이나 워라벨 등 삶의 균형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이 세대와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교회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젊은 세대들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회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보다 적절한 해석과 소통의 방향을 탐색해야 한다”며, “극심한 경쟁 사회 속에서 건강한 나의 존재방식을 찾을 수 있는지 고심하는 젊은 세대의 고충에 관해 교회가 잘 응답할 수 있는 선교적 문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양질의 문서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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