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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0.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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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창국장-최종.jpg

 

한얼산

기도원 올라가는 길에

소슬히 웃고 선

막달라 마리아

 

멸시를 이기더니

통곡을 삼키더니

영원한 남성의

영원한 사랑을 획득하고 만

여자

 

어리석은 그 여자가

지혜롭게 곰삭인

잘못 살아온 세월의 빛깔

 

보라빛 연보라

천상(天上)의 웃음 띠우고

마중나오신 성녀(聖女)

막달라 마리아

- 「들국화」의 전문


유안진의 「들국화」는 한얼산기도원 올라가는 길에 피어난 들국화를 통해 막달라 마리아를 연상시킨다. 이 들국화는 일상의 들국화가 아니다. 뜨거운 성령의 바람이 일어나고,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는 기도원 올라가는 길에 피어난 들국화이다. 이러한 들국화와 성녀 막달라 마리아를 시적 이미지로 대치해 전개했다.

 

막달라 마리아는 육체의 정열 속에서 헤매이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에 신실하고 순결한 성녀(聖女)가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엔 모리아끄가 지적한 것처럼, 허무와 육욕의 생활에서 온갖 죄를 짓는 동안 영혼이 허물어졌다. 일곱 사귀가 들렸다고 소문이 날 정도였다면 그녀의 성격이 무척 정열적이었다. 또한 그녀의 생활이 굉장히 육욕적이었다는 점을 추측할 수가 있다. 바리새파 사람들의 간교에 걸려 돌로 쳐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창녀이었다. 일단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몸과 마음이 변화된 후에는 예수를 섬기는 여인들 중에서 가장 순결한 여인이 되었다.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의 생애를 통해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인류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랑의 속죄 피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하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 「들국화」는 한얼산기도원을 배경으로 ‘들국화’를 통해 ‘막달라 마리아’를 연상시키고, 그의 삶을 형상화했다. 특히 바리새파 사람들의 멸시와 통곡을 이기고 구원을 얻은 막달라 마리아의 생애를 재현시켰다. 4연의 짤막한 시 속에 막달라 마리아의 일대기를 함축시키고, 오늘의 삶의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데에, 시적 가치성을 획득했다.

 

제1연에는 들국화와 막달라 마리아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한얼산기도원 올라가는 길에 피어난 들국화는 멸시와 천대를 받던 막달라 마리아로 대치시킨다. 기도를 통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곳이 한얼산기도원이라면, 막달라 마리아는 그 기도를 향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기도를 통해 지난 생애의 질곡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가능성까지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연은 고유 명사인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보통 명사인 ‘여자’와 ‘남성’으로 끌어들여 오늘의 현실 세계로 바꿔놓고 있다. 멸시를 이기고 통곡을 삼키는 아픔을 통해 구원을 얻은 막달라 마리아를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것은 숱한 고통과 역경을 지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을 보여 주었다.

 

제3연은 멸시와 천대를 받던 막달라 마리아의 빛깔을 표현했다. 그것은 잘못 살아온 세월의 빛깔이다. 그 빛깔은 제4연의 ‘보라빛 연보라’로 표현했다. 숱한 질곡을 극복한 막달라 마리아는 창녀의 자리로부터 성녀의 자리로 옮겨 앉아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죄인들을 마중 나온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영원한 사랑을 획득하고, 그 생애와 신앙은 우리의 신앙에 깊은 가르침을 준다.

 

그의 「저녁기도」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여인의 관계를 똑같은 위치에 올려놓고,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어쩌면 내/눈감을 수 있을까요/막달라 마리아/당신의 여인은/날이 저물면/왜 자꾸 눈물나지요”(「저녁기도」의 마지막 연)라고 고백한다. 그것은 모두가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정신적 전력(前歷)을 지녔다고 보는 데에서 연유한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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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0] 고통과 역경을 이긴 영원한 생명 - 유안진의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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