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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의 장편소설집 「절규」 화제

병리현상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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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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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배경을 미국사회 속에서 전개한 공간적 확대로 성공

교포들 가족해체, 6·25직후 미군부대 주변의 사회문제 다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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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조문예 해외동포문학 수상작인 〈절규〉는 뭉크의 ‘절규’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느와르 소설이다. 재미작가 이영묵(사진)의 〈절규〉는 월간 〈창조문예〉 2018년 8월호부터 금년 4월호까지 9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진혼곡」(김준석 이야기), 「상엿소리」(박기동 이야기), 「엘레지」(한지인 이야기), 「내 몸매가 어때요」(이현수 이야기)와 마지막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독립적인 다섯 개의 단편을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과 부산, 미국과 지중해를 오가는 주인공들의 원색적인 삶, 냉혹한 느와르 소설이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장편 「절규」 외에 단편 「수잔의 눈동자」, 「하얀 선인장꽃」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장편 「절규」는 이전의 작품과 동일한 계층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나 단편은 이 작가 자신이 속한 계층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절규」는 결말을 염두에 둔 일종의 연작소설이다. 각 작품의 주요 인물들 가운데 일부가 주로 미국 사회의 병리현상인 총기에 의하여 살해되고 남은 주요 인물들은 그로 인하여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가 살아남은 인물 가운데 두 여자는 우연히 만나서 사랑한 사람들을 잃은 상처를 치유하고, 끝내는 살아남은 인물들 모두가 MSC 크루즈에 승선하여 만남으로써 독자들에게 새로운 삶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하면서 소설이 끝난다.

 

따라서 이 소설의 연작성 장편소설이라는 장르의식은 등장인물의 일관성보다 주인공들의 우여곡절의 연속인 삶과 미국 사회의 또 다른 풍조인 성의 개방성 등을 매개로 한, 기존의 다른 연작소설과는 차별성이 있는 장편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의 작품마다 주요 인물이 다른 인물이지만 한국에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신산한 삶을 살아온 주인공들이 자의라기보다 타의로 인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와서 겪는 삶이 줄거리이다. 등장인물들의 회상 형식으로 전개되는 한국에서의 우여곡절 많은 삶이 내포되어 있다. 한국 소설의 배경을 공간적으로 크게 확대시킨 작품이다.

 

네 편의 이야기에서 살아남은 자는 김준석과 박기동이라는 두 남자와 한자인과 이현수라는 두 여자다.

 

네 편의 이야기는 미국 워싱턴 근교와 남부의 아칸소주, 그리고 회상 속에 등장하는 한국의 서울과 부산, 의정부와 동두천 등이 배경이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 살아남은 1세대와 2세대의 평범하지 않은 삶과 총격에 숨진 흑인 여인 제니퍼와 한국 여인 연남, 한국 남자 성복의 굴곡 많은 삶이 현실과 회상 속의 과거로 형상화된다.

 

네 편의 이야기는 빈번한 장면 전환, 즉 공간적 배경 이동과 빠른 시간의 흐름으로 독자들을 사로 잡는다. 달리 말하면 인물들의 성격묘사보다는 행동의 묘사에 집중하여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러나 네 편의 이야기로만 끝나면 등장인물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대기로만 끝나고 말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따라서 마지막 이야기인 「에필로그」가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앞의 네 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절규〉는 재미있게 읽히는 무한한 가독성이 매력적이며, 비록 직접적으로 고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의 사회 문제인 총기 사고와 재미 교포들의 가족 해체, 6·25 전쟁 직후에 한국의 미군 부대 주변 기지촌에서 발생한 각종 사회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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