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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1.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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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9_2717_5420.jpg▲ 임상필목사
 
요즘 현대인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불안증과 조급증이다. 일반 사람들과 똑같이 많은 목회자가 조급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 전에 작은 교회 목회를 새로 시작한 목사님 한 분이 자신이 부임하고 난 후에 성도가 늘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그 목사님은 자신이 취임한 후에 빠르게 성도들이 늘어날 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교회를 부흥·성장시키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을 지니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너무 지나칠 정도로 빠른 시간에 교회를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은 목회자 자신의 욕심이다.

무엇이든지 단숨에,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안에 따라 적절한 시간이 가져야 그 일이 온전히 잘되는 것이다. 배가 고픈 마음에 솥뚜껑을 자주 열어보고 안달을 내고 밥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밥은 설어서 먹기 힘든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밥은 쌀을 충분히 물에 불리고 뜸이 드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들여야 맛이 좋은 것이다. 목회도 밥하는 것과 별다름이 없다.

여유를 가지고 한 걸음 한걸음 느린 걸음이지만 묵묵히 소처럼 전진해 나가는 가운데 눈에 띄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교회는 부흥하고 목회가 성숙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빨리빨리 하는 일은 결과를 쉽게 볼지 모르지만, 질과 내용 면에서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아이가 성장 속도가 늦은 것 같다고 성장 클리닉병원에 가서 인위적으로 키를 늘리려 하면 다른 한쪽에 무리가 가서 아마 아이의 온전한 성장을 망칠 수도 있다.

사람이고, 사업이고, 목회고 다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크는 것이 이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임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아서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다고 실망하며 좌절하고 딴생각을 한다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목회를 한다면 이 교회 저 교회 전전하다가 평생 자신이 고생할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큰 해를 끼치게 된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육체적인 질병에 시달리는 것도 사람들이 결과를 너무 빨리 보려고 서두르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것 같다. 모든 식물이 하나님이 정하신 계절과 이치를 따라 자라도록 놔두어야 하는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속성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기형적인 결과물이 되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계절을 뛰어넘어 쏟아져 나오는 풍성한 과일들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하지만 우리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초짜 전임전도사로 부임했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항상 하신 말씀이 새삼 기억난다. “목회는 마라톤이다”라는 말이다. 100m 달리기처럼 처음부터 무리해서 정신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는 것은 목회가 아니라는 말이다. 마라톤처럼 먼 길이지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달리는 길이 목회라는 것이다.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 현대의 목회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인 듯하다.

모든 성장의 과정은 생략하고 속성으로 원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우리가 목회의 성장에 대한 조급증을 내려놓을 때 우리의 목회는 편안해지고 자유 하는 가운데 항상 기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것이다.

/임마누엘하우스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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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목회는 마라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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