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내부의 ‘불협화음’ 극복 과제
평화운동은 한교총과 계속 협력 모색

내부적으로 교회협 활동이 전반적으로 미미하다는 비판
차별금지법, 이슬람문제 등에서 한교총과 큰 이견 노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이번 실행위원회에서는 교회협이 안고 있는 몇몇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회원교단의 교단장들이 대거 불참했고, 교계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교회총연합과 이견을 냈다. 교회협의 활동이 너무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회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실행위는 회원교단의 교단장들이 대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회장 이성희목사가 불참해서 부회장이 회의를 진행했다. 거기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대한기독교감리회, 기독교장로회 등 교회협의 주요 교단장들이 노회나 연회 참여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교회협의 중요한 사업을 심의하고 토론하는 자리에 회장과 교단장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이 중심이 돼 진행됐던 지난 부활절연합예배에서 나온 선언문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여기서 나온 차별금지법 반대, 이슬람 우대정책 반대, 낙태죄폐지 반대 등이 교회협의 입장이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홍정총무는 “명백히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교회의 연합을 위해서 “정무적 차원보다는 더 깊은 교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면서 교회협은 한교총과 함께하려는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3·1운동100주년을 맞아 두 연합기관이 정동제일교회에서 함께 공동으로 예배를 드리는 성과를 냈다. 그때 나온 공동선언문은 교회협이 한교총에서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안이나 문구에서 많이 양보했다고 평가된다. 더 나아가 한교총 중심의 부활절연합예배에 교회협 이홍정총무가 개인자격으로 참여했다. 또 교회협 중심의 DMZ인간띠잇기 행사에는 막판에 한교총이 참여했다. 이렇게 교회협과 한교총의 소통은 ‘정무적 차원 이상’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핵심사안에 있어서 두 기관은 결국 이견을 노출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교회협은 찬성, 한교총은 반대하고 있다. 난민문제에 대해 한교총은 반대하고, 교회협은 찬성하는 입장이다. 핵심이슈에 있어서 두 기관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차단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수난당하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환대로 안내하는 공동체로 거듭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2019 선언문’은 우리 사회의 평등이 아닌 차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정을 촉구한”고 한교총의 입장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러한 차이와 간극을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회협 내부적으로는 예장통합과 기감의 행보가 뜨거운 관심이다. 교회협 안에서 재정기여도나 영향력이 가장 높은 두 교단이 핵심 사안에서 교회협의 입장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대해 교회협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너무 안건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회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교회협의 활동이 미약하다는 내부의 지적이다.
이번 실행위를 통해 교회협은 안으로는 내부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지 또 외부적으로는 이견이 있는 교계이슈에 대해 한교총과 어떻게 협의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