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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3.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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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4e365c395aed6eba502ef1e2983f0_RDdi4dY3rx1SZxGEl57Qxhuta.jpg▲ 시인 최규창
 
기도는
어둠의 골짜기로 서성이는
검은 그림자를
지워 버린다

기도는
하와를 꾀이던
유혹의 혀를
어둠 속에
가두어 버린다

기도는
봄날의 꽃향기처럼
높은 곳에서
은총의 선물을
내려 보낸다

기도는
어둠의 소리들을
샘물같은 언어로
바꾸어 주신다

기도는
잠든 영혼의 숨결을
푸른 종소리로
기지개를 켜게 하고
먼 곳을 보여 주신다
  -「기도할 때에」의 전문

이 시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하나님 앞에 간구와 하나님의 응답을 형상화했다. 신앙적이지 못한 주위의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의 삶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통해 섭리하심과 바른 신앙의 삶을 위한 길로 인도해 주심을 표현했다. 바른 신앙의 삶을 위한 기도생활의 결과이다.

첫 연은 기도를 통해 잘못된 생활을 간구하고, 그 삶을 청산한 하나님의 응답이다. “어둠의 골짜기로 서성이는 / 검은 그림자”란 구절은 비신앙적인 삶이며, 잘못된 생활을 상징한다. “어둠의 골짜기”란 신앙적이지 못한 세상적인 삶의 테두리를 의미하고, “검은 그림자”는 기도를 드리기 전인 주변의 생활에 대한 환경이다. 이러한 삶은 하나님 앞에 기도로 회개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획득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검은 그림자를 / 지워 버린다”는 것은, 잘못된 삶을 청산한 기도의 응답이기 때문이다.

제2연은 불순종의 삶을 회개하고, 순종의 삶에 대한 응답이다. “하와를 꾀이던 / 유혹의 혀”는 창세기 3장 4절의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란 구절에서 하와를 유혹하는 ‘뱀의 혀’를 떠올린다. 뱀의 꼬임으로 하나님 앞에 불순종한 삶을 의미한다. 일상의 생활 속에서 “하와를 꾀이던 / 유혹의 혀”인 ‘유혹의 혀’를 회개함으로써, “어둠 속에 / 가두어 버린다”란 구절처럼 ‘유혹의 혀’로 상징된 불순종의 비신앙적인 언어를 어둠 속에 가두워 버린다. ‘유혹의 혀’를 버렸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응답으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일상의 생활 속에서 ‘불순종의 삶’을 ‘순종의 삶’으로의 전환이다.

제3연은 기도의 응답인 “은총의 선물”을 표현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은 “높은 곳”인 하늘나라에서 봄날의 꽃향기처럼 내려 보내 주신다. “봄닐의 꽃향기”는 꽃나무에서 내려온다. 봄날의 꽃나무에서 풍겨오는 꽃향기처럼 “은총의 선물”도 하늘나라의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 간구하면, 하나님은 은총의 선물을 주신다. 바른 신앙의 삶에서 비롯된 기도에 대한 결과이다.

제4연은 기도를 통해 비신앙적인 언어들을 신앙적인 언어로 바꾸어 주신다. “어둠의 소리”는 긍정적이지 못한 부정적인 언어이며, 타인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상처의 언어로 상징된다. 하나님은 그 언어를 “샘물같은 언어”로 바꾸어 준다. 그것은 하나님의 응답이다. “샘물같은 언어”란 신앙적인 언어로 때가 묻지 않은 맑은 언어이고, 희망의 언어이며 축복의 언어이다. “어둠의 언어”에 대한 반대 개념은 “샘물같은 언어”인 “빛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제5연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구원의 길로 인도하신다. “잠든 영혼의 숨결”은 하나님을 믿지 않은 불신자이다. 그 구절은 구원의 길에 들어서지 못한 자들을 표현하고, “푸른 종소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복음을 의미한다. “기지개를 켜게 하고”란 구절은 “잠든 영혼의 숨결”이 “푸른 종소리”인 복음으로 “잠든 영혼의 숨결”이 깨어난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은 그 깨어난 영혼에게 “먼 곳”인 하늘나라를 향한 구원의 길을 보여 준다. 불신자를 전도하기 위해 하나님 앞에 기도로 간구하고, 그 결과는 “푸른 종소리로/기지개를 켜게 하고/먼 곳을 보여 주신다”고 표현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 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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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14] 하나님 앞에 간구와 그 응답 - 윤병춘의 「기도할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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