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서 30~40대로 청년부 연령 이동
결혼상담·만남주선 등 매칭 노력 시급

나이가 들어 미혼인 상태에서 집사의 직분을 받아도 소외감 느껴
‘믿음의 배우자’ 등 신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암묵적 기대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혼인연령과 미혼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66~70년생 남성이 30~34세가 되었을 때 미혼율은 27.4%, 여성은 10.5%였는데 76~80년생 남성이 30~34세 되었을 때 미혼율 50.2%, 여성은 29.1%로 상승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혼인율이 줄어들고, 초혼 나이가 많아지는 것은 젊은이들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혼인비용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혼 비용은 2007년 9088만 원에서 2017년 2억 2500만 원으로 10년 사이에 2.5배나 증가했다.
한 결혼 전문업체가 최근 2년간 혼인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혼인 비용은 평균 2억 38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택 비용이 1억 6800만 원으로 71%를 차지했고, 예식 비용에 1900만 원, 신혼여행과 예물, 예단, 혼수 등에 5000만 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어려움은 교회청년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20대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청년부가 지금은 3,40대를 중심으로 재편 되고 있다. 규모있는 교회의 경우 청년부를 대학부와 청년부로 구분하는데, 과거 대학생 신분과 직장인 신분으로 구분하던 기준이 최근에는 취업난과 졸업을 미루는 대학 문화로 인해 점차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전까지 청년부에 출석하다가 결혼 후 장년부에 가입하던 과거 모습과 달리 결혼을 못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장년부도 고령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나이 역전현상에 교회 떠나는 청년
개교회 별로 미혼남녀가 증가하면서 청년들의 결혼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기혼자의 비율이 낮아지고, 전체적인 혼인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교회 안에서 결혼에 대한 막연한 고민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교회 차원의 대책은 특별히 제시된 것이 없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중요성은 말씀을 통해 전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만남을 성사시키는 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만남과 결혼에 대한 부분이 개인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인식과 더불어, 결혼이 성사되더라도 결혼을 주선한 책임에 대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위한 부서운영에도 교회별로 차이가 있다. 대형교회에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부서가 있다. 신혼부부를 위한 부서나 결혼예비학교 같은 예비부부들을 위한 부서도 운영한다.
그러나 중소형교회들은 이런 청년들이 장년으로 옮겨갈 때 겪는 어려움을 완화시켜줄 부서가 없다. 그래서 일정 나이가 들어 미혼인 상태에서 집사의 직분을 받아도 소외감을 느끼고 나이제한이 없는 대형교회 청년부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
보통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초중고를 거쳐서 대학생으로 성년이 되면 주일학교 교사 봉사를 시작한다.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며 봉사를 이어오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면 5~8년이 훌쩍 지난다.
문제는 30대 후반으로 갈수록 중등부와 고등부는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도 스무살을 넘기고 대학에 들어가며 청년부에 가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지 못한 기존 청년들은 과거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들과 같은 청년부에서 마주치게 된다. 선생님으로 호칭하다가 형, 누나, 오빠, 언니로 바뀌는 인간관계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미혼기간이 길어지고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가 감소하면서 청년부를 스스로 졸업하는 셀프졸업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모 교회의 경우 지난해 영·유아부에서 교사로 봉사하던 미혼 청년들이 자신보다 한참 어린 청년부 동생들이 결혼하여 아이를 데려오는 모습을 보고 단체로 교사를 그만두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선호
교회에서 가정을 이루려고 상담실을 찾는 미혼 남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신앙이다. 같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배우자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으며, 경제력이나 외모 등 다른 조건이 맞아도 신앙의 벽을 극복하지 못해 파혼에 이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현재 교회청년들의 남녀비율은 극과 극이다. 남녀 성비가 보통 3:7이며, 심한곳은 2:8, 1:9까지 극명하게 차이난다. 여자에 비해 남자의 수가 적고,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로 인해 경제력까지 갖춰야 결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체감비율은 더욱 심각하다.
크리스천 매칭 업체 담당자들은 “타 종교에 비해 기독교인들은 결혼을 성사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결혼상대를 호칭하는 명칭이 ‘믿음의 배우자’로 통일될 만큼 배우자도 신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암묵적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의 호감도도 중요하지만 집안의 결합인 결혼에서 양가 부모님들이 상대 가정의 신앙문제를 지적하는 경우도 타 종교에 비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특수성 때문에 현실적으로 미혼남녀들은 결혼이 더욱 어렵다. 같은 교인끼리 결혼해야 한다는 보수적 입장과 믿지않는 가정과 결혼하면 신앙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대학부와 청년부가 2천여명에 달한다는 B교회의 경우 결혼상담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이곳에 등록한 미혼남자와 여자의 비율은 3대7정도로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본인보다 미혼남녀를 둔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신청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혼상담소에 따르면 결혼까지 성사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를 신청한 여성의 연령이 30〜38세까지 비교적 높은 것과, 남자 신청자중 50%가 대졸임에 비해 여성은 70%가 대졸이어서 학력차가 드러난다는 점에 있다. 여성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결혼조건은 남성의 신장과 학벌, 남자의 경우는 미모와 학벌이 꼽힌다.
온라인 활용한 만남도 활용
이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상대방과의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젊은 청년들은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한 만남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크리스천 청년들을 맺어주기 위해 제작된 크리스천 데이트 어플은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신앙에 맞는 상대방을 찾을 수 있도록 매일 한명씩 매칭 시켜준다.
또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건전한 만남을 위한 모임을 비롯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크리스천 미혼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일부 열매를 맺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서울 명성교회는 미혼남녀들을 위한 ‘야곱과 라헬의 밤’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사랑의 교회는 ‘결혼매칭 프로젝트 봄’, 새문안교회는 ‘멋진 만남 데이트 스쿨’을 시도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3,40대 미혼청년들에게 결혼은 중요한 목표이자 과제이다”며, “이들이 전통적 교회 구성원에서 벗어나는 문제에 관해 교회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결혼문제를 개인의 일로 미루기보다는 가정사역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문제에 관해 외부의 전문 기관의 도움이나 상담사역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