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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회 교류와 대북지원 재개 요청

평화의 기로에 선 한반도의 한국교회 역할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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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5.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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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의 남북공동기도회와 조용기심장병원 건축재개 등 기대
‘판문점 선언’, 대북지원과 교류 및 선교 위한 한국교회 과제 남겨

10-1.jpg▲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된 ‘판문점 선언’은 변화를 택한 북한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사진은 판문점 선언 사인 후 두 손을 맞잡은 문재인 대통령(우)과 김정은 위원장(좌))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남과 북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연내 종전선언을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도출해 내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회가 그동안 적대시 해왔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선언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남북경협과 민간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교회가 지난 보수정권 시절 이루지 못한 대북지원과 남북교회의 대화와 교류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북관계 대한 인식전환 요구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자 한국교회의 각 연합단체와 교단들은 일제히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NCCK를 비롯한 교계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한반도 전쟁의 종식과 영구적 평화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며, 앞으로 이어지게 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의 합의이행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유중현목사)는 “판문점 선언 이후 성급한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한의 핵개발,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인한 전쟁위기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고 염려했다.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목사)는 민족자주의 원칙이라는 것은 미군철수와 전시작전권 환수 등과 관계있는 내용이다. 만일 미군이 철수하고 전시작전권 환수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 당시의 환경이 다시금 한반도에 펼쳐지게 될 수도 있다”며, “합의를 깨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강능성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 없이 ‘종전’이나 ‘항구적 평화’를 논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확실한 전쟁억지력이 없다면 전쟁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고, 남북한의 군사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외부의 협력은 절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이어질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성사되어 북핵폐기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이 실제 이루어지게 될 경우,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북한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변화를 선택할 경우, 반공을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거부감과 적대감을 표출했던 한국교회가 북한을 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여기고 대북지원 등을 통한 선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북한의 인권상황과 주민들에 대한 압제를 비판해 왔던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북한내부에서의 자체적인 체제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북한주민들에 대한 돌봄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시대의 한국교회는 북한에 대한 기존의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교류 및 대북지원 대한 기대 
 이번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과 민간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교회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은 주로 식량과 교육, 의료분야에 집중됐으며,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의료여건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인 조용기목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14일, 북한으로부터 중단된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공사를 재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부터 자신의 퇴직금을 털어 평양에 심장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한 조목사는 그해 6월 직접 북한 개성을 방문해 당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강영섭위원장을 만나 병원건립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12월 남북 기독교인들과 건축, 의료관계자들이 함께 착공식을 가지고 봉수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북한선교 차원에서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이 중요한 것은 병원 안에 예배실과 원목실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에서 짓는 병원이니 만큼 병원내부에 채플과 원목을 두어야 한다고 조그련을 설득했으며, 북측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는 병원이 개원되면 남쪽에서 파송한 목사가 상주하는 하나의 교회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며, 북한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선교는 어려워도 간접적인 선교의 가능성은 열어둘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천안함사건으로 이명박정권에서 5·24대북제재조치를 취하면서,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은 현재 공사가 중단된 채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현재 7층까지 골조공사가 진행되어 약 6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으나, 5?24조치로 인해 공사에 필요한 자재반입이 금지되어 지금까지 8년간 방치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조용기목사는 “공사를 재개하고 싶었으나 정부가 물자를 북한에 가져자기 못하게 해서 결국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북측에서 공사재개 요청이 들어와서 지금은 내가 은퇴를 했기 때문에 당회장 이영훈목사를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미국과 실질적인 비핵화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게 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측 정부 역시 인도적차원의 대북지원을 막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민간차원에서의 대북지원은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교회 교류와 협력에 재시동
 무엇보다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기대되는 것은 남북교회의 교류와 협력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북한교회를 대표하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위원장=강명철목사)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의 대표들을 초청해 이번 달 중 방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WCC와 WCRC 대표들은 평양을 방문한 후 서울에서 방문성과에 대한 보고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이홍정목사)도 북한교회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NCCK는 이미 다음달 예정된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WCC창립 70주년 기념중앙위원회과 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에서 조그련의 대표들과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한국교회는 남북관계가 극심한 긴장 가운데 있을때도 북한교회와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7월 당시 NCCK의 총무였던 김영주목사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강명철위원장을 만나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회에서 남북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기도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조국평화통일협의회(조평통, 대표회장=진요한목사)도 북한 봉수교회와 백두산에서의 남북공동예배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NCCK와 조평통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공동예배를 추진하고 있다. NCCK는 오는 8월 남북공동기도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추진중에 있으며, 조평통 역시 ‘조국평화통일 기원 감사예배’를 평양 봉수교회와 백두산에서 드리는 것을 추진중이다. 조평통의 대표회장 진요한목사는 이에 대해 “이미 북측과 명칭과 장소를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만 확정되면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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