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다. 한 해가 간다. 돌아보니 정말 다사다난했다. 머리속에는 특검 그리고 탄핵이라는 단어만 남아있는 한 해였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비상계엄이란 잊어버렸던 단어가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이이러니하게도 나라가 백성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나라를 걱정해야 하는 한 해였다.
한 평생 살면서 이렇게 가슴 조마조마하게 한 사람의 백성으로 살았던 기억이 많지 않다. 이곳을 저곳을 안을 밖을 두리번거려보아도 모두 스트레스 만땅이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더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사무치게 기다려 진다. 아무리 힘들고 혼란스러워도 성탄은 온다. 아니 평화의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주님 오시는 그 성탄의 새벽을 마중나가야 한다. 모두 성탄일의 하늘 천사들 처럼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외치며 아기 예수님을 마중나가야 한다.
성탄은 평화다. 깨어진 마음, 찢어진 마음, 상처난 만백성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치유하는 평화다. 성탄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그 고운 손길로 우리 모두의 상처투성이 마음속에 평화의 연고를 발라 치유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성탄은 복음이다. 죽은 자에게는 부활을, 아픈 자에게는 치유를, 갇힌 자에게는 해방을, 가난한 자에게는 부유함을, 낙심한 자에게는 희망을 전하는 복음이다.
진정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그 해방과, 치유와, 소망의 메세지가 복음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가슴시린 축복의 격려가 되어주기를 정말 간절히 기도한다. 나아가서 성탄은 사랑이다. 사랑은 용서와 동의어이며 율법과 반대말이다. 율법이, 정죄가, 감옥이, 소송이, 징계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오직 이해와 용서와 함께 하려는 사랑의 마음만이 서로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상처난 백성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로마의 통치하에 베들레헴 마굿간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 오늘 우리나라에 그리고 아파하는 모든 백성의 마음속에, 가난하고 고통 중에 있는 모두의 가슴속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한 아름 안고 또 다시 한번 찾아 오시기를 기다리고 기다린다./기독교한국루터회 증경총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