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낮은 자리서 ‘예수사랑’ 을 실천하는 일
이웃을 돌보는 주변성과 사회적 공공성 실천도
마틴루터의 동상
세상과 사회를 개혁해야 하는 교회가 개혁의 대상이 된 듯한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것도 꽤 시간이 지났다. 한국교회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지니고 있지만 오히려 언제부터인가 세상으로부터 개혁의 요구를 받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발표한 2023년 종교별 신뢰도를 살펴보면 2009년 이후 지난 15년의 시간 동안 계속 기독교의 신뢰도와 호감도는 카톨릭과 불교 다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톨릭이 30%를 넘나들고 불교가 20%대를 유지하는 반면 개신교는 우리 사회에서 10%대의 호감도와 신뢰도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한국교회는 어떠한 개혁에 집중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교회적 성장이 아닌 이웃과 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 주변성과 공공성에 관심을 갖는 교회·한국교회는 그동안 가시적인 성장주의에 목말라했다. 성도수를 자랑하고 교회 건물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교회는 더 이상 그런 관점들이 참된 하나님나라의 힘과 모습이 아님을 깨달아 가고 있다. 이재훈목사(온누리교회)는 한 칼럼에서 “세상의 강함과 번영을 추구하기 보다 낮고 약한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고 말했다, 즉 이웃을 돌보는 주변성과 세상을 섬기고자 하는 공공성이 하나님나라의 본질에 맞는 태도임을 알리고 있다. 김영한교수(숭실대 명예교수) 역시 “예수께서 가르치신 복음은 약함과 주변성과 사회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는 사회의 소외되고 약한 이웃 사람들의 친구가 되셨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고 예수께서는 강도 만나 쓰러진 자를 구해준 사마리아인의 선한 정신을 가르쳐주셨다”며 진정한 기독교 가치에 대해 말했다
한국교회는 세상의 강함과 번영을 추구하지 않고 약한 자를 돌보고, 주변성에 자리해서 사회적, 공적 선함이라는 십자가 신앙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고 배우며 실천해야 한다. 신학자 자끄엘룰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보다 높이 솟은 교회종탑을 자랑하고, 주의 보혈을 자랑하기보다 화려한 예배당 스테인글라스를 자랑할 때 교회는 교회의 존재가치를 잃게 된다”고 했다. 더 이상 교회들은 양적 성장과 부흥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이제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사회의 필요와 개선 방법을 찾는 일에 힘써야 하고, 교회의 화려한 건물 이전에 이웃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나서, 그들의 생활과 공간을 예수의 사랑으로 밝혀주는 일에 힘써야 한다.
침묵기도·묵상 등을 통해 기독교 영성의 본질 회복해야
◆ 영성있는 예배와 성경적 설교로의 개혁·올바른 기독교정신은 세속적 가치의 복을 받는 일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김은호은퇴목사(오륜교회)는 “참된 신앙은 하나님나라에 소망을 두고 지금의 세상을 나그네적 태도로 살아가야 한다. 물질도 시간도 하늘에 쌓아두고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사는 제자도로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기복신앙에 점철된 내용의 설교관과 목회관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설교연구소 박영식목사는 한국교회가 변화를 하려면 먼저 말씀의 변화부터 있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는 “성서해석에 바탕을 둔 설교 없이는 한국교회의 개혁은 없다”며, 목회자들이 말씀으로 성도들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많은 설교자들이 이야기 중심이나 예화중심의 가벼운 설교로 듣기에 좋고 재밌는 설교만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강단은 메말라 갈 것이다”고 우려했다. 예배의 형식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넘어 경배와 찬양식의 예배가 주를 이룬다. 이 예배형식은 80년대 이후 젊은이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한 좋은 도구가 된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우려가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기독교의 근본적인 영성인 침묵과 고요한 기도 등을 예배형식에 첨부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하정완목사(꿈이있는교회)는 “교회가 외적으로 성장해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그것은 참된 변화와 성숙에 대한 갈망이었다”며, “교회가 침묵기도와 묵상 등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을 때 진정한 성숙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주님을 교회의 인도자로 인정하는 확고한 로드쉽 필요
◆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 되시는 로드십 회복· 국제예수전도단의 총재였던 고 로렌커닝햄목사는 2000년도 한국에서 진행되었던 한 집회에서 “한국의 목회자들이 예수의 방법으로 목회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며, “이러한 상황이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교회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커닝햄목사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박득훈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도 한국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목회자들의 변화가 우선적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목회자들의 목회세습, 비합리적인 후임자 선정, 투명하지 않은 교회재정 운용 등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목회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는 목회자들의 성적타락에 관련한 뉴스에 대해 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교회는 탁월하거나 카리스마적인 목회자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예수의 핏값으로 세운 그리스도의 몸이다. 때문에 교회는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세워져 가야한다. 김동호목사(에스겔선교회)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이 교회의 주인되신 로드십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교회의 주인이라는 생각때문에 교회가 분쟁을 겪고 있으며 현재 국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잃고 있다”며,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오직 목자되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교회를 섬겨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