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건강한 설교이론 - ②
오늘날의 신학동향 – 설교학
박영식 박사 (설교학)
한국교회 설교의 문제는 구속 신학적 관점의 내용 부재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월요일 새벽부터 주일 저녁까지 수없이 선포되는 한국교회 강단의 문제점은, 성경신학적 토대 위에서 본문을 성경 전체의 맥락(구속사적 관점) 안에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본문을 파편화시키고, 구속사의 중심인 하나님 중심적인,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가 아닌 성경 인물을 부각시키는 도덕주의적 설교, 인간 중심적 설교, 인기 위주의 설교가 만연하고 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선포이고,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에서 본문인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여 본문의 독특하고 고유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많은 설교자들이 쉽게 자기 자신의 생각을 본문에다 덧붙이거나 본문을 자기 자신의 틀에다 집어넣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즉 설교자 자신의 주관적 소견에 좋은 대로 사상을 주입하기나 지나치는 결과로서 본문을 정당하게 다루지 못하고, 그 결과 본문 본연의 의미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설교자 본인의 주장을 말하기 위한 도구로 본문을 이용하는 그릇된 설교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진피터슨의 말처럼, 음식이 인간의 몸에 영양분을 주듯이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공동체에 영양분을 주는 성경을 먹고 사는데, 영적 양식인 성경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오늘날 넘쳐나는 설교의 홍수 속에 바른 먹거리가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런 한국교회 강단에 넘쳐나고 있는 성경 인물을 영웅화하고, 마치 위인전의 주인공처럼 모범화 하여 누구처럼 살아라, 누구처럼 믿어라, 누구처럼 행하라 식의 인간 중심적, 전기적, 도덕주의적 설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른 성경적 안목의 설교가 필요하다. 즉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본문을 성경신학적 관점을 토대로 구속사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본문을 충실하게 다루며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은 무엇이며, 어떠한 일들을 하시는가를 제대로 드러내는 하나님 중심적-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로서의 구속사적 설교가 요구된다 하겠다.
설교자의 관점을 설명하기 보다 본문의 메시지에 집중
이와 더불어 한국교회의 강단에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점은 강단에서 강해설교나 구속사 설교라는 명목으로 행해지고 있는 설교들의 획일적인 전달 방식이다. 청중을 도외시한 채 연역적 방식의 일방적이고, 명령적이며, 획일화된 한 가지 방식으로 고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일방 통행식의 전통적 설교 방식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앞에서 밝힌 것처럼 성경적 설교(구속사적 설교)는 본문에 대한 문예적, 문자적, 역사적, 신학적 연구를 통하여 본문의 의미와 의도를 충분히 드러내는 강해적인 설교이어야 한다. 여기에서 강해적인 설교라 함은 단지 본문에 대한 연구와 그 결과 주해가 정당하게 이루어진 설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강해적인 설교는 본문을 바르게 취급함과 함께 설교의 대상으로서의 청중을 결코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아니하고, 오늘의 청중에게 적실하게 선포되는 설교이다. 특히 문예적 측면에서 본문의 장르를 주의하여 고려하며 다루는 즉 본문의 장르에 민감한 설교라고 할 수 있는데, 장르에 민감하다는 것은 곧 본문의 형태를 잘 반영하는 설교 형식의 다양성을 꾀한다는 말과도 같다.
/ 건강한설교사역연구소, 강화성산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