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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5.0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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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의미는 단순히 혈연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우리의 친구, 직장동료,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를 포함할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인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 이웃의 애환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위기가정, 취약가정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다면, 뉴스에서 가끔 접하게 되는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하는 일이 지금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선진국에서는 위기가정을 지원하는 통합적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국가가 주거정책, 교육정책, 돌봄정책을 통해서 아동의 양육을 책임진다고 한다. 그러기에 아동이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국가의 시민이라고 말한다.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 또한 국가와 마을공동체가 위기가정과 소외된 가정을 함께 책임지고 힘쓰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지역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교회와 성당, 복지센터들부터 세심한 관심으로 이웃들을 살펴볼 책임이 있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이나 부속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유교문화와 가부장제가 남아있는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도 자녀 살해 후 자살률이 높다고 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고, 종속된 관계 속에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최근 인천에서 남편이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완도에서 극단적 사건도 있었다. 당시, 우리 사회는 죽음을 선택한 그들의 고립을 대처하기 위한 해결책을 논의하지 못했다. 앞으로 발생하게 될 또 다른 희생자를 위해, 그들의 고립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끔찍한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까지 국가는 무엇을 했을까. ,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했을까?

 

몇 년 사이 일어난 가슴 아픈 사건들을 보며 이제는 좀더 안전한 제도가 확충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형식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복지 사각지대 제로등의 선언적인 단어들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외침들이다. 우리 사회가 방치했던 그들의 고립을 뉘우치며 함께 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분배의 불평등이 더욱 공고해지며, 이로 인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신자유주의 시대야말로 마을공동체개념이 간절히 요구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는 존중받아야 한다. 누구에게 종속된 생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소중한 생명 가운데 하나이며, 독립된 존재이다. 지구별을 떠나 하늘 어딘가에서 별이 된 우리의 아이들,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목사가정협·새가정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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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 위기가정을 품는 그리스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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