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선한 손길 내미는 ‘예배자’ 되길
한국YWCA연합회 회장·새문안교회 장로
장로교총회는 역사적으로 지난 100여년 이상 주로 9월에 열린다. 일제강점기간 중 총독부 요구와 일부 친일 목사들에 의해 27회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 찬성을 결의했다. 그 이후 1941년 경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총회가 열린 달은 11월, 10월, 4월, 5월로 유동적이다가 1956년 41회 이후부터는 9월로 확정된다. 그럼에도 총회는 일제의 핍박이 극심하던 1943년, 44년, 4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빠짐없이 개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예장통합측은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 하소서」란 주제로 총회를 개최했다. 올해 주제 표어가 나온 성경구절은 시편 50편 5절과 로마서 12장 1절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도전적인 말씀이자, 지키기 힘들지만 꼭 지켜야 하는 믿음의 행동강령이 담긴 말씀이다. ‘내 몸을 산 제물로 주님께 드리는’ 삶, 바로 하나님 기뻐하시는 올바른 삶을 실천하는 ‘예배자’로의 삶을 선포하고 있다.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예배자 중, 아주 오랜 조상은 가인과 아벨이다. 그런데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기쁘게 받으시는 기본 조건은 ‘선을 행하면’(창4:7)이다. 아벨을 죽이는 살인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이미 가인은 선을 행하지 않았단 말씀이고, 그가 드린 예배 혹은 제사는 ‘선을 행하지’ 않은 면에서 아벨이 드린 제사와 구별된다는 의미, 다시 말해, 선을 행하지 않음으로 바로 죄에 빠졌고, 예배를 드리는 행위와 상관없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 아니었을까?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민낯을 아주 많이 드러냈다. 목숨을 걸고 일제와 싸운 독립군의 얼굴도 아니고, 자식을 잃어가면서도 조선을 사랑해 떠나지 못한 선교사들의 얼굴도 아니며, 고아를 업어 키운 선교사이자 벽안의 간호사의 얼굴도 아니었다. 참 이기적이고, 무관심하며 무책임한 얼굴을 사회에 드러냈다. 마스크를 써서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사회는 물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예수의 제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그런데도 일부 기독교인들은 백신을 거부하고, 집회를 강행했으며, 수많은 교회들이 교권 세습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총회는 부단히 명예를 회복하려 애써 왔다. 이번 장로교총회 이후 그리스도인 모두가 힘을 합해 그 말씀을 실천하는 삶 살기를 희망하며 선포한다.
올해 백주년을 맞은 한국 YWCA가 여성의 주체적 성장을 위해, 정의·평화·생명운동을 선포하며 1922년 창립되기 꼭 10년 전, 1912년 9월 1일은 장로교총회가 평양에서 조직된 날이다. 당연히 초대 총회장은 언더우드선교사(1859~1916)였다. 이듬해 1913년에는 남쪽인 경성 승동교회당에서 총회가 열렸으며, 총회장은 독일 출신의 엥겔선교사(1868~1939)였다.
이후, 장로교총회는 신의주, 원산, 함흥의 교회에서 열리고, 해방 후에는 남쪽에서만 열리고 있다. 속히 ‘복음’으로 통일이 돼 남북을 오가며 장로교총회를 하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그때까지, 진정 한국의 개신교회가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선한’ 일을 하는 진정한 ‘예배자’들의 공동체가 되길 기도한다. 세상 지도자들에게 바른 정치를 하라고 말하기에 앞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개신교 지도자들이, 우리 총회원들이 먼저, 선한 예배자로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길 기도한다. 정의로운 총회 진행을 통해 하나님께 칭찬받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