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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1.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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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선언한 후 18개월이 지났다. 참으로 긴 터널을 빠져나가듯 끝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우리는 두 번째 추수감사절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지나는 동안 한국교회는 반복되는 비대면 예배와 참석 인원 제한에 부딪혀, 모여서 예배하던 당연한 것들이 오히려 지탄거리가 되는 가슴 아픈 시간들을 보냈다. 

 

이제 ‘위드코로나’가 선포되어 일상으로의 회복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교회마다 터널 속에 갇혀 그냥 주저앉아버린 성도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답게 일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일부의 성도들에게 예배의 회복만은 더딘 것 같다. 

 

반면, 빠른 일상으로의 회복에 발맞추어 ‘어떻게 하면 한 번 더 예배할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기도할까?’, 하는 마음으로 늘 성전을 사모했던 성도들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소망의 빛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 왔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 속 두 번째 맞이하는 추수감사절을 앞에 두고 우리는 과연 18개월 동안 그 긴 터널 속에서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지내왔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좌절하고 낙심하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성도였는가, 아니면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모든 상황을 이전과 같이 회복시켜 주실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믿음의 걸음을 걸어온 성도였는가 말이다. 

 

1620년, 16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자 102명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유럽을 떠나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이미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중 51명이 목숨을 잃었고, 뉴잉글랜드에 도착해서는 원주민들의 공격과 맹수의 위협, 각종 질병과 굶주림으로 인해 남은 자의 절반이 죽어 49명만 남은 상황이었다. 신앙의 자유는 얻었지만, 땅을 일구어 작물을 심고 산으로 나가 짐승들을 사냥하며 물고기를 잡아 양식으로 삼으면서 처절한 생존 싸움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첫 번째 맞이하는 늦은 가을, 수확한 작물을 들고 하나님께 드린 감사예배는 그들이 길 고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나와 죽음을 뛰어넘은 생존의 희망의 빛을 보여주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예배였다. 단순히 추수만을 위한 감사가 아니라 먹을 양식을 지속적으로 수확함으로 생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감사였다. 추수는 한 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열매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그들은 앞으로도 그들의 생명을 보존하여 지켜 주실 것에 대한 예비하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였다.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의 공포 속에 좌절한 사람은 왜 없었겠는가. 마치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으로 돌아가서 사는 것이 낫겠다며 원망, 불평했던 것처럼 그들은 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는가. 그럼에도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그 길고 긴 터널을 뚫고 한발 한발 믿음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감사는 이런 것이다.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대로 전진하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감사이다. 날마다 산해진미로 가득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자와 며칠을 굶주림에 시달린 자에게 주는 따뜻한 밥 한 끼의 감사는 그 차원이 다르듯이, 고난과 어두움, 시련, 고통을 뚫고 나왔을 때의 진짜 감사를 느끼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생존의 위협이 아니라, 아무 대가 없이 우리에게 생명 그 자체를 내어주신 예수그리스도가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는 추수감사절이다. 죽음의 터널을 지나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 내고 나를 위하여, 우리를 위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십자가의 길을 가신 예수님의 사랑은 이제 빛이 되어 이 땅을 밝히고 있다. 긴 터널을 뚫고 나온 감사의 빛 되신 예수그리스도로 인해 더욱 감사한 추수감사절이 되시길 축원한다. 

/서산 이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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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을 뚫고 나온 감사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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