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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1.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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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픔과 슬픔이 주님께 영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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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작은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요. 그분께서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여정을 되돌아보면,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그것도 불신 가정에서 33녀 가운데 셋째 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쯤 되었을 때 노방전도 나왔던 교회학교 선생님의 전도로 교회에 첫발을 딛게 되었다. 그곳 시골 마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없었고 교회에서 농번기에 탁아소같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한글도 가르치고 찬송과 성경 말씀도 들려주곤 했었다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고 빽빽한 버스 안에서 차멀미로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신 교회학교 선생님이 사과 2개를 창문으로 밀어주시면서 정숙아! 이거 먹어봐~, 그리고 교회에서 보자하시면서 손에 사과를 들려 주셨다. 사과를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메슥거리던 차멀미가 싹 가시고 집에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시골 마을에서 자란 어린 소녀인 나는 꿈도 야무졌다. 신학 공부를 해서 여전도사님이 될까, 아니면 목회자의 아내가 될까! 교회에서 주님의 종들이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신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났기 때문에 남들보다 믿음 생활을 더 열심히 했다. 믿지 않는 부모 형제들을 전도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을 냈다.

수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아버지는 집사, 어머니는 권사, 두 언니 권사, 두 명의 남동생은 장로와 집사, 두 분의 형부들은 안수집사, 세 명의 올케들은 권사로 각자 교회에서 충성하고 있다.

 

내가 다니던 교회 담임 목사님의 가정을 부러워하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사모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하나님께서 훌륭하게 쓰실 좋은 남편감을 주시면 잘 내조하며 사모로 아름다운 교회와 믿음의 가정을 만들어 가겠습니다하나님의 응답으로 시골 변두리 작은 교회에서 시무하는 전도사님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사모로서 목회하는 남편을 돕는 내조자가 되었다.

 

크고 작은 역경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더욱더 굳건하게 붙들어 주셨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목회 초기부터 심방을 소중히 여기는 남편의 뒤를 따라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하며 문제 있는 가정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셨고, 무슨 일이든지 남편에게 순종하며 목회를 돕고자 열심을 냈다. 경제적으로 무척이나 어려워 결혼 전에 해 왔던 피아노 레슨도 했다.

한남대학교 전도부에서 천막교회로 시작한 교회가 점점 부흥하여 앉을 자리가 없어 허허벌판에 다시 교회를 세우고 입당과 헌당을 하며, 미자립 교회에서 돕는 교회로 성장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청년들을 키워 선교사로 세계 방방곡곡에 파송하는 교회로 점점 성장했다. 현재는 페루, 캄보디아, 호주, 라오스, 캐나다 등지에서 선교사로서 사역하고 있다. 또한 교회가 안으로는 지역 봉사와 홀 사모 돕기, 미자립 교회 돕기, 소년소녀가장 돕기와 어려운 이웃과 성도들, 그리고 독거노인들에겐 도시락 반찬 봉사 등 여전도회와 함께 그들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보석 같은 21녀 아이들도 순조롭게 부모의 신앙을 본받아 교회에서도 모범적으로 잘 자랐다. 큰아들은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민법을 전공하여 석사가 되었고, 둘째 아들은 장로교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고, 막내딸은 음악대학교 종교음악과에서 오르간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음악치료사 석사로 졸업하고 현재는 월평동산교회에서 오르간반주자로 봉사하고 있다.

 

둘째 아들은 부목사로 목회하다가 선교사로 부름을 받았다. 필리핀 선교사로 헌신하며 람느히 교회를 건축하고 어린이 전도사역과 미전도 종족인 아이타족 선교와, 현지학교와 연계하여 다음세대를 위한 어학 교육 사역을 하면서 단기 선교팀 훈련과 현지인 구제 사업을 열심히 하였다. 그러던 중 20128월 초 필리핀을 강타한 사올라 태풍으로 2주 동안 섬기는 람느히 교회를 가지 못하고 있다가, 굶주림에 떨고 있을 그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으로 빵 300개를 어깨에 메고 강을 건너다가 그만 물살에 휩쓸려 순직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세상에 남겨둔 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주님! 우리의 이 아픔과 슬픔이 주님께는 영광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이 땅에 남겨진 며느리와 손자들에게는 축복이 되게 하소서. 주님! 아들이 가졌던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을 우리 가족들도 갖게 하소서. 그가 가졌던 영혼들을 뜨겁게 사랑했던 심장을 우리도 갖게 하소서. 그리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쓰는 가족들이 되게 하소서

나의 며느리는 DTS 훈련을 받고 간사로 헌신하게 되었고, 지금은 캐나다 캘거리에서 두 아들과 함께 노숙인과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남편은 성역48년 중 우리교회에서 근속 44년을 목회하고 원로목사로 추대 받고 은퇴했다우리교회는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던 곳, 20년 동안 16명의 목회자가 거쳐 간 어려운 교회였지만 성도들의 기도와 뜨거운 사랑으로 협력하여 긴 세월동안 목회를 할 수 있었다. 이는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다후임으로 오신 목사님과 당회원과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주님을 섬기며 봉사하므로 더욱 든든히 세워져가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28 :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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