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29(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1.10.12 09:48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사진-이박행목사-202109.jpg

 

이박행 목사

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원장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총무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의 집필진


                                                          

지구가 부르짖는 소리

 

삶의 터전을 빼앗긴 북극곰의 앙상한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느끼는 공감대가 있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이른바 주류적 가치에 대한 시대적 반성이 생겨나고 있다. 진보사관과 발전성장주의에 따른 무한 경쟁으로 환경파괴와 생태계 문제는 인간을 더 이상한 행복의 나라로 이끌어 줄 수 없다는 자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9년 5월 8일에 미국 CNN이 발표한 유엔 생물다양성 과학기구(IPBES)총회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욕심과 끝없는 소비가 자연을 파괴하고 100만 종에 가까운 다양한 생물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서류의 40%, 식물의 33%, 포유류의 1/3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2000년 이후 매년 650만ha의 산림이 사라지는데 생산과 소비에서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생태계가 제공하는 혜택을 앞으로 30년밖에 누리지 못할 것으로 경고한다. 세계 야생동물 동물기금(WWF)의 건터 미틀라처 정책국장의 말이다. “우리는 인간이 지구를 어떻게 바뀌게 했는지를 보여주는 최초의 세대입니다.”

  

그동안 이런 지구 생태계의 위기에 대한 경고한 예언자들이 적지 않았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말한 슈마허, “오래된 미래”를 말한 헤레나 노르베리 호지, “불편한 진실”을 말한 엘 고어 등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고와 가치관에서 근본적인 변화(radical change)와 이에 따른 삶이다. 이러한 급진적인 변혁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이론은 ‘생태 영성’이라는 분야에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삶의 터전인 대자연을 성스러운 존재로 본다면 거기서 예술, 문화, 종교에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런 삶의 변화는 혁명성을 요구한다. 그동안 인류가 시대를 새롭게 했던 혁명들, 농업혁명, 산업혁명, 디지털혁명 등과 같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철저하게 변화시키는 그러한 혁명성이다. 

  

생태학자들은 이 ‘지구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는 인류가 땅을 착취하여 성취한 도시 문명을 멈추게 하고, 에덴동산으로 돌아가도록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로 오염된 지구 환경의 자정과정을 거쳐 건강한 생태계를 스스로 복원해 가고 있다. 그동안 인간 중심 기술 공학이 대자연을 얼마나 마구잡이 파괴했는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 요구된다. 

 

 

기후위기와 영양 대붕괴

 

롤라즈는 <폴리티코>에 소개된 <영양 대붕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밝힌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질수록 지구상에 있는 모든 풀잎은 더 많은 당을 함유하게 된다. 우리는 생물권 내에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탄수화물이 주입되고 그만큼 다른 영양소가 희석되는 광경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2004년에 발표된 도널드 데이비스(Donald R. Davis) 논문에 의하면 1950년부터 1999년까지 우리가 기르는 식물에서 유익한 영양소(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C)가 무려 3분의 1이나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지스카(Lewis H. Ziska)의 의해 2016년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꿀벌 화분에 들어 있는 단백질 역시 정상 기준에서 3분의 1만큼 감소했다. 먹을거리가 전부 불량식품처럼 변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2017년에 니들 메덱(Dnielle E. Medek)은 2050년쯤에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사람 중 1억 5,000만 명이 영양붕괴로 단백질 결핍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빈곤층은 대다수가 고기 대신 농작물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또한 2015년 사무엘 멜스(Samuel S. Myers)에 의하면, 1억 3,800만 명이 건강한 임신에 필수적인 아연 결핍에 시달릴 수 있다. 식이성 철분 섭취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사람이 14억 명에 달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빈혈이 유행병처럼 번질 수 있다.

  

한편 2018년에 주춘우가 이끄는 연구팀은 20억 명이 주곡으로 삼고 있는 18종의 벼를 대상으로 단백질 함량을 측정했다. 그러자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을수록 영양소 전반(단백질은 물론 철분, 아연, 비타민B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자면 공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단지 벼 한 작물에 작용하는 것만으로도 6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었다. 지난 수백수천 년 동안 여러 제국이 바로 그 한 작물 위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후변화가 ‘굶주림’이라는 새로운 제국을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우뚝 세우려 한다. 

  

나는 예장 합동 교단 내에 미자립교회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광주전남권역에만 780여 개 교회가 된다. 권역 내 21개 노회자립위원장, 서기 단톡방에 생태회복을 위한 기도를 한 달 동안 매일 올린 적이 있었다. 대개의 경우 교회자립과 생태회복운동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의아해한다. 기후 위기는 필연적으로 세계의 빈부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약자들은 영양결핍으로 질병을 앓게 된다. 세계 안에 존재하는 교회 역시 이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위드 코로나와 한국교회의 대응

     

코로나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태세이다. 또 다른 감염병 펜데믹이 계속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금 기후위기로 6차 지구 대멸종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도 한국교회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기독교가 환경 보전 사역에 뒤처진 이유로 내세 구원만을 앞세우는 근본주의 신학의 폐해를 꼽는다. 생태적 회심을 미룰수록 교회와 세계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비대면 예배가 일상화되면서 교세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본다. 중소형교회는 목회자들은 생계를 위한 이중직 허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교회 역시 유럽의 텅 빈 성당처럼 되어 유지관리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빈부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아동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복지사각지대가 발생했다. 기존의 복지 패러다임을 전폭적으로 바꾸어야 했다. 기후위기는 소외된 계층에게 가장 먼저 가혹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오늘날의 생태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를 위해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주셨던 그리스도처럼, 우리 역시 다른 생명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비움의 실천이 필요하다. 

  

코로나는 종교중독에서 벗어나 진정한 비움의 영성생활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님나라에서는 강자는 약자를 자기 생존을 위한 수단이나 도구로 삼지 않으며, 오히려 약자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준다. 하나님나라의 생태계에서는 서로를 위해 자신을 비우는 “베풂의 잔치”가 벌어진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흩어져 일상의 영성을 살아낼 준비가 부족하다. 교회가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생명망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종교적 제의에서 나와 마을을 살리는 행동하는 목회를 해야 한다.

  

모든 피조세계는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다. 말씀 속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우주적 그리스도론(Cosmic Christology)을 발견하여 하나님의 광대한 사랑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생명을 창조하셨던 그 말씀을 날마다 묵상하고 사랑을 실천하자. 생태보존을 위해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회자의 인식이 바뀌면, 교회와 지역사회, 직장, 가정이 변화될 수 있다. 미니멀 라이프, 마을공동체, 지역 순환경제, 지구공동체 돌봄 등 창조질서 보전에 앞장서야 한다. 이는 인간이 생명의 망(The web of life)의 일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된다.  

 

 

-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 ; 생태신학 녹색교회 생명목회를 위하여 - 

- 공동주최: 기독인문학연구원-이음사회문화연구원·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이치투그룹 주식회사

- 후원 및 연대기관: 주)천일식품 ·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태그

전체댓글 0

  • 06637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프로젝트: 기후위기 시대의 기독교 5] 기후위기와 한국교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