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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7.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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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4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예술,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종교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기독교 예배에 직격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의료목회상담’이다. ‘의료’란 육신적·과학적·이성적 실체가 있는 대상이며, 이를 주관하는 ‘육신적 원리’를 대변한다. 그리고 ‘목회’는 영적·신학적·신앙적 실체가 있는 대상이며, 이를 주관하는 ‘영적 원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여기에 ‘상담’은 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위와 이것을 가능케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목회상담’이란 이 세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데, ‘의료’ 또는 ‘의학’이라고 하는 일반은총의 부분과, ‘목회’ 또는 ‘목양’이라고 하는 실천신학적인 부분, ‘상담’ 또는 ‘은혜’를 뜻하는 하나님의 섭리적 부분이 그것이다.

 

‘메디컬처치’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목회의 본질 중 하나인 ‘의료목회상담’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시적인 사역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메디컬처치의 개념은 소강석 목사님의 아이디어에서 첫출발을 했다.

 

전염병과 교회사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이어져 왔다. 교회가 이 전염병, 즉 팬데믹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교회의 명암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곤 했다. 교회사적으로 보면, 메디컬처치의 정신은 이미 우리 신앙의 선배들과 교회에 존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초대교회 시대를 보자. 로마제국 시대에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피하거나 숨지 않고 이웃 곁에 있음으로써 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냈다. 이때 그들을 보면서 생겨난 단어가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ανοι)인데, 이는 ‘함께 옆에 있는 자’, ‘곁에서 위험을 무릅쓰는 자’라는 의미이다. 이는 그만큼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전염병의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죽은 시신들을 수습하는 등 자기희생적 사랑을 주님의 이름으로 실천했다는 증거이다. 이런 그리스도인들의 희생과 사랑 때문에 기독교가 로마 전역에 확산되었고 마침내 기독교 공인을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중세 시대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한 큰 재앙, 즉 중세교회의 과오, 유대인 학살 등이 있었다.

 

특별히 중세교회의 일부 사제들은 전염병을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막아보자고 하면서 무조건 교회로 모이라고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질병이 하나님의 징계이자 심판이라는 확고한 종교적 신념이 팽배하였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미신적 종교 행위와 치료법들이 난무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은 현명한 판단을 하였다.

 

칼빈은 병든 자들을 전문적으로 돌보기 위한 의료 서비스 제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제네바 시에서 의사들의 급료를 담당하게 하고, 교회와 국가가 병든 자와 가난한 자들을 돌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국가만이 아닌 교회도 적극적으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하면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성 바깥쪽에 구빈원을 따로 운영하여 치료하기도 했다. 특별히 제네바에서 칼빈을 중심으로 한 종교개혁자들은 예배 못지않게 목사의 환자 심방을 의무화하였다.

 

구한말 한국 초대교회 당시, 1895년에 콜레라가 창궐하였을 때, 언더우드 등 서울의 북장로회 선교사들과 새문안 교인들, 제중원의 에비슨 원장 등이 서울 근교의 큰 막사를 콜레라 병원으로 정하고 환자를 돌보기 시작하였다. 이때 정부는 사대문에 ‘예수병원에 가면 살 수 있는데, 왜 죽으려 하는가?’라는 벽보를 붙였다고 한다. 이로써 기독교로 개종하는 이들이 늘었고, 후원금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19세기 한국 초대교회는 전염병에 맞서서 고난 중에 있는 이웃을 헌신적으로 사랑함으로써 복음 전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었다. 이는 2-3세기 로마 시대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파라볼라노이’라고 불리며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로서 로마제국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국가나 사회가 요구하는 단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여 관리해야 한다. 이는 많은 노력과 동참과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메디컬처치는 각 교단마다 교리적 차이를 뛰어넘는 객관적 사실(과학적·의학적 팩트)에 기초하기에 한국교회가 연합하기에 수월하다. 한국교회가 하나의 리더십, 하나의 메시지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이템 중의 하나이다. 이를 통하여 대 사회적·대 정부적·대 언론적 대응이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짐으로써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표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는 하나님께 영광이자 교회의 거룩성을 드러내는 사역이다.


/ 다건연세내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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