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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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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경하.jpg

 

들꽃 사진을 찍는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요즘 피는 꽃 중에 옥녀꽃대와 홀아비 꽃대가 있단다. 둘이 이름 그대로 암꽃과 수꽃이다. 안타깝게도 두 남녀는 서로 만나지 못한다. 남쪽 땅에 피는 옥녀와 달리 홀아비는 북쪽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식생대가 점점 근접하여 두 꽃 모두 충청도에서 발견되지만, 옥녀는 안면도등 해안지역에 살고 홀아비는 충북 괴산 같은 산골에 산다고 한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니 서로 모양은 달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암수한몸 꼴들도 많은데 암꽃과 수꽃 혹은 암그루와 수그루로 나뉘어 있으며 어느 천 년에 서로 만날 수 있을까 안타깝다. 물론 가까이 살면 나비가 꽃들에게 희망을 주겠지만, 해안과 산악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옥녀와 홀아비에게는 그런 중신아비도 아직 없는 셈이다. 장년을 맞는 후배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자녀 결혼문제로 걱정을 한다. 베이비붐 세대인 그들은 젊은 시절의 자신들과 비교해 자녀들의 혼인관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는 부모의 기대처럼 소리가 되돌 아 오는 메아리(에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기존 통과의례의 하나인 결혼 따위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한 특징이다.

 

요즘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젠더이슈는 혼란스러움 그 자체이다. 예전에 쉬쉬하던 일이 우리 사회의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행여 결혼에 소극적인 자녀에게 남모를 사연이 있을까 싶어 염려가 크다.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우리 세대는 동성동본 혼인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이젠 양성평등의 단계를 넘어, 다양한 젠더의 존재로 확장하고 있다. 수용성이 빠른 에코세대의 존재는 베이비붐 세대의 불안감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논의 수준은 찬반의 절대성만 있을 뿐 약간의 혜안도 찾지 못한다. 어떤 모양이든 관용과 차별사이에서 불화와 대결의 경계선을 넘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무시와 정죄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 특히 교회가 성을 쌓고 심판하고 남에게 원치 않는 차별의 이름을 더하기 시작하면 조직교회가 갖는 마성과 조직우상이 주님을 대신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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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깨어난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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