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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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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 ‘집콕’ ‘확찐자’ 코로나 신조어다. 홈트는 ‘홈 트레이닝’, 집콕은 ‘집에만 콕 박혀 있음’의 약어다. 확찐자는 살이 급격히 찐 사람. 확진자에서 파생한 신어다. ‘언택트’는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 앞에 부정을 뜻하는 ‘un’을 넣어 만들어진 콩글리쉬다. 파생어로 ‘온택트’도 등장했다. ‘온라인을 통한 적극적인 비대면 소통’을 의미한다.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은 코비드디보스(covidivorce)란 단어가 등장했다. 코로나(covid)와 이혼(divorce)를 합성시킨 ‘코로나 이혼’을 의미한다. 

 

코로나는 혁명가다. 혁명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엄청난 변혁을 곳곳에 일으키고 있다. 사고체계의 변화만이 아니다. 일상을 바꾸었다. 가정생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재택근무가 빈번해졌다. 기회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누구에게는 ‘기적의 해’로 기억된다. 라틴어로 ‘아누스 미라빌리스(Annus Mirabilis)’라 불린다. 또 어떤 이에게는 ‘끔찍한 해’가 된다. ‘아누스 호리빌리스(Annus Horribilis)다. 

 

실제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가족갈등이 늘기 시작한다. 세 끼 밥을 ‘집 밥’으로만 해결하려 들다보니 아내는 지친다. 명절 가사노동이 코로나 가사노동으로 전환된 꼴이다. 잔소리 시간이 는다. 간섭을 받는다고 여기는 순간 자존감에 상처가 생긴다. 예민해진 성격으로 끝내 고성으로 이어진다. 서로의 꼴을 못 본다. 모욕적인 언사가 쏟아진다. 정서적 폭력에 신체적 폭력이 나부낀다. 끔찍한 가정의 등장이다. 반대로 기적의 가정도 출현한다. 그동안 못다 했던 정성을 쏟는다. 아이들을 숙제를 돌봐준다. 말 그대로 ‘부모 챤스’다. 자기개발의 시간을 가족단위로 확장한다. 악기를 배운다. 가까운 산을 찾는다. 남편의 요리솜씨가 는다. 

미국은 뉴욕 9·11 테러 후 이혼율이 32%나 줄어들었다. 재난을 말해준다. ‘가족이 답’이라고. 모자랐던 사랑을 쏟는다. 삶의 의미를 다시 성찰한다.

 

2011년 시카고 대폭설, 2012년 허리케인 샌디도 마찬가지였다. 정전과 단전·단수로 고립된 집안의 부부사이에는 사랑이 깊어졌다. 수많은 아기들이 태어났다. 

 

코로나19의 상황에서 두 번째 맞이하는 가정의 달은 뭔가 달라야 한다. 2020년 긴가민가하다가 어정쩡하게 보내고 말았다. 우선 코로나의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한다. 

 

“가정으로 돌아가라”

이 말을 뒤집으면 ‘부모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자녀들을 학원과외에 맡겼다. 부모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에 불과했다. 인격적 접촉이 부족했다. 아이들의 신앙교육도 마찬가지다. 주일학교에 집어넣으면 아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정작 내 아이가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점검해 볼 여유조차 없었다. 앞서 이를 ‘부모챤스’라고 했다. 이제는 부모가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

 

버드대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성공한 사람은 평생 배우는 사람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묻고 경이로운 세상을 탐험한다. 나이가 15세이든 115세이든, 지금 시련을 겪고 있든 최고의 전성기에 있든, 당신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상관없이 자신을 위한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가족만의 품격을 갖추기 위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 생존전략이라고 해도 좋다. 이전에 하던 방식으로 선물 사주고 회식하고 놀러가는 가정의 달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 가정의 헌법을 제정하고 공표할 때다. 가족사명서의 작성도 좋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수련계획을 짜보자. 코로나시기에 맞은 가정의 경제교육도 필요하다. 자연학습은 또 어떤가? 집 밖을 조금만 벗어나 보라. 천지가 하나님의 경이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안네의 일기까지는 아니라도 가족이 공동으로 생활일기도 써 보자. 가정예배나 저녁기도로 영성훈련을 다시 시작하자. 

머지않아 우리는 2021년을 ‘기적의 해’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왔다. 다시 시작하자.

송길원목사/ 가족생태학자, 하이패밀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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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가정이 친밀해질 수 있는 역설적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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