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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끝] ‘행복한 삶’을 추구 - 이춘원의 「꽃길」
      어제는 하얗게 핀 벚꽃 숲을 거닐면서/하늘을 보았습니다/하늘이 온통 꽃밭입니다/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사이로 보이는/푸르러 아름다운 하늘/휘파람을 불면서 걷는 산길이/참 행복합니다//어젯밤, 비바람 불더니/세상이 변하였습니다/하늘은 연둣빛 옷자락을 펄럭여/소망의 입김을 불어주고/몇 잎 남은 꽃잎이/하늘하늘 춤추며 이 땅에 내려오니//오늘은, 산길이 온통 축복의 노래입니다/연분홍 꽃비단 펼쳐두고/숨죽여 기다리는 고운 마음입니다/하늘이 내려주신 이 길은/나를 위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한 걸음 한 걸음이 감동의 떨림입니다/참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 「꽃길·1」의 전문     이춘원의 시는 오늘의 환경 속에서 모든 것을 갖춘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그 삶은 은유적인 표현인 ‘꽃길의 삶’으로 소망한다. 꽃은 아름답고 향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꽃길의 삶‘이란 아름답고 향기있는 삶일 수밖에 없다. 꽃길은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이다. 삶 자체가 고난과 역경이 없기 때문에 꽃처럼 아름답고, 그 아름다운 꽃의 향기를 지닌 삶을 의미한다. 또한 웃음과 기쁨이 있고, 소망을 지닌 행복한 삶이다.   3연으로 구성된 이 시는 꽃잎이 떨어진 산길을 꽃길로 형상화하고, 인생의 꽃길로 전개시켰다. 첫 연에서 어제 벚꽃 숲을 거닐면서 보았던 하늘이 온통 꽃밭이었고, 휘파람을 불면서 걷는 산길이 행복했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꽃길이고 인생의 꽃길로 인식했기 때문에 “참 행복합니다”고 고백한 것이다. 둘째 연에서는 비바람이 불더니, 꽃잎이 땅에 떨어졌다. 꽃잎이 떨어지니 세상이 변한 것이다. 꽃길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 떨어지는 꽃잎을 “하늘은 연둣빛 옷자락을 펄럭여”나 “하늘하늘 춤추며”란 표현으로 형상화한다. 특히 “소망의 입김을 불어주고”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꽃잎이 지닌 아름다움을 통한 우리의 삶으로 치환(置換)시켜 행복한 삶을 연상시킨다. 마지막 연은 꽃잎이 떨어진 산길은 “축복의 노래”이고, “숨죽여 기다리는 고운 마음”이며, “나를 위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로 “한 걸음 한 걸음 감동의 떨림”이다. 이러한 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이 길”이기 때문에 “참 아름다운 선물”로 받아 들인다. 이 “축복의 노래”나 “고운 마음”, “하늘이 내려주신 이 길”이나 “사랑이야기”, “아름다운 선물” 등은 기독교적인 신앙이 작용한 삶으로 비롯된 현상이다.   이러한 시작(詩作)태도는 이춘원이 지닌 심성(心性)에서 비롯된다. 「아침에 목련이 활짝 피는 이유」나 「천상화를 마주 보며」란 시에서 그대로 드러내 놓는다. 「아침에 목련이 활짝 피는 이유」란 시에서 “하얀/너무도 순결한 마음/활짝 열어 버리고 싶은”이란 구절에서 피어있는 목련꽃을 ‘순결한 마음’으로 인식한 시각과 심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인이 평소에 어떤 생각이나 고뇌했느냐에 따라 인식하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고, 시의 구성이나 시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춘원은 1997년 〈순수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첫 시집인 〈가지에 걸린 하얀 달빛〉(순수문학 펴냄, 1998년)을 비롯한 〈굴뚝새〉, 〈그리움자리〉, 〈푸른 촛대 산길을 밝혀〉, 〈풀꽃시계〉, 〈해바라기〉, 〈꽃길〉 등 10권의 시집, 그리고 산문집인 〈바람 속에 우는 하프〉를 펴낸 중진시인이다.    또한 한국기독교문인협회 부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그의 시들은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만나는 대상인 주로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잠언적인 의미를 지닌 일깨움으로 깊은 감동을 준다. 전통적인 서정시의 형태로 삶의 애환을 형상화한 것이다. 특히 기독교신앙이 제시한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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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6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6] 어머니신앙의 유산 - 박목월의 「어머니의 성경」
      지금 내가 읽고 있는/이 책은/어머니께서 유물로 남겨주신/성경이다./이 두툼한 성경을/사경회로 부흥회로 다니시며/돋보기 너머로 읽으시던/그 책이다./기쁘고 외로우실 때마다/혼자 읽으시던/그 책이다./이 두툼한 성경을/두 손으로 모아잡고/아들을 위하여/축복해 주시고/하나님께 간구하시던/그 책이다./붉은 연필로/언더라인을 그으시며/80평생을/의지해 사시던/그 책이다./지금 내가 읽는/성구마다/어머니의 눈길이 스쳐가시고/어머니의 신앙이/증명해 주시고/어머니의 축복이 깃들어 있는/어머니의 성경/어머니의 기도로써/내가 받은 축복/어머니의 기도로써/내게 내리신 하나님의 은총/지금 나도 돋보기 너머로 어머니의 성경을/읽으면서/자식들을 위하여/주님께 축복을 간구한다./만일 내가 이 성경을/자식들을 위하여/유물로 남기면/우리 집안의 기도는/3대로 이어질 것이다./주여/긍휼이 여기소서/주여/구원하여 주옵소서./주여/축복하여 주옵소서. - 「어머니의 성경」의 전문 이 「어머니의 성경」 은 〈크고 부드러운 손〉에 수록된 시이다. 박목월은 ‘어머니의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이 3대로 이어질 것을 간구한다. ‘어머니의 성경’에 집약된 ‘어머니의 신앙’은 시간을 초월해 ‘어머니’라는 의미 속에서 확대시켰다. 이 시는 신앙 속에 살으셨던 어머니를 떠올리고, 어머니의 기도와 축복을 3대로 이어질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시는 50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시가 대부분 짧은 행으로 구성되어 간결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시는 한 주제를 장시(長詩)에 가까운 기법을 활용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단순히 리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신앙’을 강조하는 데에 있다. 특히 오늘의 신앙은 어머니로부터 이어온 것을 강조하는 의미구조이다. 또한 어머니가 삶의 전체임을 은연중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되었다.   이 시의 전개양상은 ‘어머니의 성경’에 대한 의미를 확대시키는 데에 있다. ‘오늘’ 즉 ‘지금’의 시간성이 ‘어머니의 신앙’을 이끌어내고, 그 신앙의 유산을 형상화했다. 이 시의 구성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1행에서 30행까지로 ‘어머니의 성경’에 대한 의미와 신앙의 삶을 표현했다. 1행에서 4행은 지금 읽고 있는 성경이 어머니께서 유물로 남겨주신 성경임을 강조했다. 5행에서 9행은 어머니가 사경회와 부흥회를 다니시며 돋보기 너머로 읽은 성경이다.   10행에서 13행인 “기쁘고 외로우실 때마다/혼자 읽으시던/그 책이다”는 성경에 의지한 어머니의 삶을 표현했다. 14행에서 19행까지는 아들을 위하여 축복해 주고 간구한 성경이다. 그리고 20행에서 23행은 어머니가 80평생을 의지해 살아온 성경이며, 24행부터 30행까지는 성구마다 어머니의 ‘눈길’과 ‘신앙’, ‘축복’이 깃들어 있는 성경임을 강조했다.   후반부인 31행부터 마지막 행까지는 어머니의 신앙, 즉 그 기도의 축복과 은총이 3대로 이어질 것을 간구한다. 31행에서 39행까지는 어머니의 기도에 대한 결과로 ‘축복’과 ‘은총’을 이어 받아 3대인 자식의 축복을 위해 소망한다.   40행에서 44행은 어머니의 성경을 자식 위해 유물로 남기면, 그 신앙은 3대로 이어질 것을 단언했다. 그리고 45행에서 50행까지를 통해 시인은 이러한 어머니께서 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성경에 대한 신앙을 긍휼히 여기고, 구원해 주시고, 축복해 달라고 간구한 것이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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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9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5] ‘신앙의 삶’의 생활화 - 박종권의 「출근길」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잠실 롯데사거리/베이징의 인민병사처럼/다가오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마네킹이 된 오래된 라디오 소리/여전히 뉴스는 적색경보지만/눈을 지그시 감고/성서 한 절 가슴에서 꺼내/목메인 목으로 받아 넘긴다/항상 기뻐하라/쉬지 말고 기도하라/범사에 감사하라/평택으로 오가던 수백 리 벌써 십수 년/세월 따라 육신도 작아지고/간장이 타는 무시한 소리/수없이 듣고 살아가지만/말씀 몇 절 먹다 보면/오늘 같은 구월의 푸르른 하늘/늘 가슴에 찬다 - 「출근길」의 전문 박종권은 기독교신앙의 삶 속에서 용해된 정서와 시어(詩語)로 시작(詩作)한 시들이다. 이 시들을 구분하면 기독교시와 일반적인 서정시로 나눌 수 있다. 이 시들은 맑고 순수한 이미지와 절제미, 간결한 시어와 구성으로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신앙의 생활화에서 비롯된 삶을 보여 준다.   이 시는 신앙의 삶이 생활화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화자인 박시인은 오늘의 현대사회를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이란 구절로 함축해 표현하고, 이러한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출근길에서도 신앙의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앙 속에서 일상을 생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잠실 롯데사거리에서 평택까지 가는 버스 안의 출근길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음미한다. “눈을 지그시 감고/성서 한 절 가슴에서 꺼내/목메인 목으로 받아 넘긴다”란 구절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서 꺼내고, 그 말씀에 감격한 목메인 목으로 받아 먹는다고 고백한 것이다.    신앙이 생활화된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부터 18절까지의 말씀을 생활화하고 있다. ‘기쁨’과 ‘감사’와 ‘기도’는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앙인들이 일상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신앙생활에 대한 지침이다.   “항상 기뻐하라/쉬지 말고 기도하라/범사에 감사하라”란 구절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부터 18절까지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신앙인들의 ‘3대 실천 강목’이다. 경구(警句)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세 가지 내용을 각각 독립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세 가지가 모여 신앙인의 바른 삶의 자세에 대한 전체를 제시한 것이다.    “항상 기뻐하라”란 이같은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은, 기뻐해야 할 의무가 있다기보다는 기뻐해야만 할 당위성을 가진 자로서 바른 신앙인이라면 매순간 기뻐할 수밖에 없는 자임을 강력히 보여 주는 것이다.   신앙인은 기쁨의 근원을 소유한 자로서, 늘 기뻐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하는 존재임을 각성시켜 준다. 또한 “쉬지 말고 기도하라”란 신앙인들에게 기도는 호흡이요 생명이라는 명제를 일깨워 준다. 신앙인들은 생활 중에 수시로 마음을 열고 입을 열어 기도를 생활화하여야 한다.    그것은 매순간 자신의 연약함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새로운 도움을 필요하게 되며, 하나님과의 교제 안에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최대의 통로가 바로 기도인 것이다.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라”란 그 어떤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지녀야 한다고 일깨워 준다.   이러한 것은 그의 시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 그리고 감사와 순종함으로 나타난다. 특히 하나님이 주신 사랑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구도자적인 삶을 보여 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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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8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4] 사랑하는 이 땅을 노래로 승화 - 엄원용의 「이 땅의 노래」
      푸른 들 푸른 산하에 곱게 자라고 있는/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만이 우리의 것이 아니다//저 버려진 들판에 널브러진 이름도 없는 돌멩이 하나도/누구에게 빼앗길 수 없는 모두 우리의 것이라는 걸//거친 비바람에 아픈 가슴 쥐어짜며/이름도 모르게 독하게 독하게 자라나는 저 풀꽃도/이 땅에 뿌리를 내린 사랑하는 우리의 것이라는 걸//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거친 땅을 맨발로 맨발로 일구며/숨 쉬고 통곡하며 독하게 살아온 땅이 아니더냐/노래하며 춤을 추며 살아온 고마운 땅이 아니더냐//죽어 흰 뼈가루를 뿌리며/거름이 되어라/거름이 되어라 아픈 노래를 하며/아버지의 아들 또 그 아들의 아들들이 살아온 땅이 아니더냐/지금도 푸른 하늘 머리에 이고 이 땅을 밟고 살아가는/우리는 모두 그리운 사람들이 아니더냐- 「이 땅의 노래」의 전문     엄원용의 제10시집인 <이 땅의 노래>에 대한 시는 뿌리의식이 작용한 결과이다. 이 땅에서 존재하고 있는 모두를 향한 아름다운 노래로 승화시켰다. 저 들판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돌멩이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이 땅을 사랑하는 절절한 마음을 형상화했다.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이다. 6연으로 구성된 이 시는 첫 연부터 3연까지 “우리의 것”, 그리고 4연과 5연은 “땅이 아니더냐”를 반복함으로써 이 땅의 모든 것은 우리의 것이고, 이 땅에서 지금까지 대대로 살아온 고마운 땅임을 일깨워 준다. 특히 첫 연부터 3연까지는 이 땅에 버려진 돌멩이나, 이름도 없는 풀꽃 등 이 땅에 뿌리를 내린 모든 것들이 우리의 것임을 깨달도록 한다. 또한 4연과 5연도 대대로 일구면서 살아왔던 고마운 땅이며, 죽어서도 흰 뼈가루를 뿌리며 살아온 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친 비바람에 아픈 가슴 쥐어짜며”나 “거친 땅을 맨발로 맨발로 일구며”, “숨쉬고 통곡하며 독하게”나 “거름이 되어라 아픈 노래를 하며”란 구절 등은 이 땅을 지키고 일구어 오면서, 한을 지닌 민족성까지 함축해 표현했다.   첫 연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제2연과 3연을 강조한다. 푸른 들과 산하의 아름다운 꽃을 비롯한 나무들만이 아니라, 들판에 버려지고 널브러진 이름도 없는 돌멩이와 풀꽃까지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다. 제4연은 이 땅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등 대대로 일구고 살아온 땅임을 일깨워 준다. 고대에는 농기구도 없이 손과 발로 일구어 지금의 옥토로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 숱한 풍파 속에서 통곡하며 독하게 살아 왔으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살아온 고마운 땅이기 때문이다. 제5연은 죽어서 흰 뼈가루를 뿌리며 “거름이 되어라”고 아픈 노래를 부르면서 대대로 살아온 땅임을 일깨워 준다. 죽어서 이 땅에 묻히고 거름이 되기를 기원한 슬픈 노래를 부르며, 아버지와 아들들이 대대로 살아온 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연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동체적인 연대감을 고취시켜 준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두가 하나임을 표현했다. 지금도 푸른 하늘아래 이 땅을 밟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땅의 모두가 그리운 사람으로 승화시켜 준다.   이러한 엄원용의 시는 시적 대상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 그리고 순수한 이미지와 시어로 구성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삶 속에 잠재된 전통적인 뿌리의식은 회귀의식으로 확대되고, 이 땅과 자연 그리고 고향과 신앙을 소재로 전개한다. 그것은 생명공동체적인 삶으로 공유하도록 인도하고, 사물이나 일상의 삶 속에서의 재발견으로 잠언적인 일깨움의 깊은 감동을 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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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1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2] ‘어둠의 세상’ 향한 새 창조 희구 - 김경수의 「창조의 노래」
      바다 밑 같은 고요가 지구를 덮는다/우주가 호흡을 멈춘 듯한 밤의 침실/시간과 의식이 단절된 자리에 새로 떠 오른 별 하나가/어둠에 파 묻혔던 시공을 밝힌다.//혼돈과 유동……우주가 징발하는 창가에/쩌르렁 울리는 목소리에 번쩍 나의 귀가 트인다//어둠——그리고 죽음을 다스리는 태양이여/이제 그 운행을 멈추라/그리하여 이 밤이 다시 새지 말라//그리고 인류는 다시 깨지 않는 영원한 밤으로 달려가라/——지구는 딱, 그 회전을 멈추고/그 거대한 체구를 창세 이전 태초로 옮기라/거기 해도 달도 별도 사람도 짐승도/아무것도 있지 않은 없음 없음만이 있는 세계……//우주는 저 푸르디 푸른 창세 이전으로 즉시 해체되라/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은 위에 떠도는 바로 거기/창조주 야훼는 눈부신 광채를 입으시고/다시 물 위에 나타나시리라//이미 있든 세계/더러운 발자국의 우주를 없음으로 돌리고/새로 설계된 우주의 새 창조 목록을 펼치신 조물주 야훼는/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새 창조의 첫 울음을 터뜨리리라. 그때//사랑과 은밀의 골짜기/푸른 산은 가슴 열어/긴 내가 흐르고/독사와 노루가 어울리며/아기와 이리가 한자리에 웃음 짓는/새 날이 휘영청 밝으리라//다시 눈물도 서러움도 아픔도 없는/우주의 새 날이 짙푸른 하늘 떠 이고/창창이 밝으리라. - 「창조의 노래」의 전문 이 시는 8연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어둠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창조를 노래한다. 이 시의 발상은 하나님의 우주만물에 대한 창조 이후, 오늘의 현실을 어둠의 세상으로 직시하고 새로운 창조를 회구한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또다시 어둠의 세상을 멈추고 창조할 수 있다는 논리를 보여 준다.    제1연은 오늘의 현실, 즉 어둠의 세상으로 규정하고, 빛이 어둠을 밝힌다. 그것은 ‘밤의 침실’이나 ‘어둠에 파 묻혔던 시공’이 주는 공간은 어둠의 세상으로 집약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 떠오른 별 하나’는 새로운 창조, 즉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제2연도 제1연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연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혼돈과 유동’은 창조이전이며, ‘쩌르렁 울리는 목소리’는 창조의 시각적 이미지를 담았다.   제3연은 어둠의 세상에 대한 종말을 명령한다. 어둠의 현실을 다스리는 태양의 운행을 멈추고, 밤이 다시 새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제4연은 창조작업을 위해 태초의 세계로 간구한다. “인류는 다시 깨지 않는 영원한 밤으로 달려 가라”나, “——지구는 딱, 그 회전을 멈추고”는 태초의 세계로 이전한다.    제5연은 우주는 창조 이전으로 해체되고, 창조주가 창조하기 위해 나타난다고 표현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은 위에 떠도는 바로 거기/창조주 야훼는 눈부신 광채를 입으시고/ 다시 물 위에 나타나시리라”는 「창세기」 1장 2절의 시적 형상화이다. 이 2절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3연과 4연, 5연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오늘의 세상에 대한 종말을 명령이다. 그래서 ‘멈추라’, ‘말라’, ‘가라’, ‘옮기라’, ‘되라’등 명령어로 강력한 시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제6연과 7, 8연은 창조의 노래이다. 6연은 새 창조의 시작이고, 7연과 8연은 창조된 세계이다. 「창세기」 제1장에 기록된 창조의 세계를 펼쳐 보여 준다. “독사와 노루가 어울리며/ 아기와 이리가 한자리에 웃음 짓는”란 구절은, 에덴동산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눈물도 서러움도 아픔도 없는”이란 구절은 선악과사건 이전을 회구하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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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17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1] 우리 정서 속에 ‘복음의 빛’ 형상화 - 이성교의 「까치소리」
      아침 햇살이 온 누리에 쫙퍼질 때 까치소리가 요란하다.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모양이지.   몇 굽이를 넘은 깊은 마음 속에 또다시 명절이 오고 있다.   조금도 염려하지 말자.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   밤새 얼었던 마음이 다 녹아지고, 또다시 맑은 빛이 스며든다.   달고 오묘한 말씀이 가슴에 부딪칠 때마다 또다시 밖에서는 까치소리가 들린다. - 「까치소리」의 전문 이 「까치소리」도 그가 지금까지 추구한 토속적 정서와 향토적인 시의 맥락에서 감상해야 한다. 이 시에서 ‘까치소리’나 ‘명절’ 등이 주는 토속적 정서가 바탕에 흐르고 있다. ‘까치소리’가 주는 것은, ‘반가운 소식’으로 토속적인 정서이다. 그리고 ‘명절’도 마찬가지이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전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 앞에 간구의 응답이 ‘달고 오묘한 말씀’으로 나타나고 있다. 까치소리에 기대하던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조금도 염려하지 말자./구하는 것마다/다 주실 것이다”라고 실현되는 심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시의 ‘까치소리’나, ‘명절’이란 표현은 우리의 전통적 정서를 담고 있다. 옛부터 까치소리가 들리면 ‘반가운 사람’이나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온다고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시는 6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1연은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아침 햇살’과 ‘까치소리’는 하나의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다.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의 이미지는 극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침 햇살’과 ‘까치소리’는, 2연에서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모양이지’로 연상작용을 한다.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가 요란하고,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것으로 기대한다. 3연의 “몇 굽이를 넘은/깊은 마음 속에”는 지난 날의 삶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몇 굽이를 넘은’의 삶은 역경의 삶이었음을 담고 있다. 그리고 ‘명절’은 설날처럼 ‘좋은 날’을 의미하고 있다. 역경의 삶이었던 마음 속에 또다시 좋은 날이 오고 있다고 희망한다. 4연은 빌립보서 4장 6절인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를 바탕에 두고, 시적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성서의 가르침대로 조금도 염려하지 말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고 확언하고 있다. 신앙에 대한 믿음의 확신이다. 그것은 메시지이다. 3연에 ‘좋은 날’이 오고 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말고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는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다.   5연은 1연의 ‘까치소리’와 2연의 ‘반가운 소식’, 3연의 ‘명절’인 좋은 날과 4연의 하나님의 메시지로, 밤새도록 불안하고 어둡던 마음에 복음의 삶이 시작된다. ‘밤새 얼었던 마음’은 불안하고 어둡던 삶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밝은 빛’은 ‘복음’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6연은 ‘달고 오묘한 말씀’ 즉 하나님의 말씀 ‘복음’인 반가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밖에서 들린 까치소리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이 시의 전체적인 구성은 ‘까치소리’→‘반가운 소식’→‘맑은 빛’→‘달고 오묘한 말씀’으로 연결되고, 그것은 ‘복음’이다. 그리고 ‘몇 굽이를 넘은’이나 ‘밤새 얼었던 마음’이 ‘복음’으로 밝은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이성교의 기독교시는 토속적 정서와 향토적 소재에 체험적 신앙을 접목해 절제된 언어로 추구해 왔다. 그의 시에는 성숙한 신앙인의 생활이 담겨져 있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자세로 거듭나는 삶을 추구했으며 신앙의 생활화와 하나님을 향한 의지가 형상화되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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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31
  •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 전길자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오래 참으시는 당신처럼 통일의 시간을 만남으로 다독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습니다•      - 정재규목사의 '소망의 빛'   지구는 돌고 도는 데요 이천년이 지나  다시 이천년을 향해 달음질 합니다 죽을 것 같던 때에 다 놓아 버리고 당신 품에 안겨 오늘까지 달려 왔습니다 시간이 흘렀던가요 내가 달음질 쳤던가요 까마득한 시간들을 들여다보니 오늘이 내일이었고 내일이 오늘 이었던 은총의 시간들 그저 낙타 무릎으로 엎드려  눈물을 삼키며  숨 쉬고 있었습니다 은 삼십개에 팔리셨던 주님 나 위해 다시 사셨지요 세상을 다 품으셨지요 배반은 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바람처럼 휘몰아치지요 욥도 다윗도 가장 고통스러울 때 감사기도를 올렸던가요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마라나타 주님 오래 참으시는 당신처럼 통일의 시간을 만남으로 다독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의인 한 사람만 있어도  이 나라를 멸하지는 않으시겠다 하신 주님 의인 한사람만 보내주소서.
    • 출판/문화
    • 문학
    2019-12-31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0] 온누리에 전하는 복음의 소식 - 이문수의 「성탄절 종소리」
      오늘은 종소리가 크게 울리게 하소서 깊은 아픔을 안고 떠나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멀리 가게 하소서 먼 일터로 떠난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멀리 가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더 맑은 소리로 울리게 하소서 다른 종소리를 따라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맑은 소리로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하소서 별과 모래와 들풀 그리고 들새들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하소서 - 「성탄절 종소리」의 전문 이 시는 간결하면서도 각 연마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십자가’와 ‘종소리’는 오늘의 교회를 상징한다. 십자가는 교회당임을 알리고, 종소리는 예배시간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했었다. ‘오늘’이란 시기는 ‘성탄절’을 가리킨다. ‘종소리’는 아기 예수탄생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그 종소리는 단순한 종소리가 아니라, 기쁜 소식인 ‘복음’의 종소리이다.    각 연마다 종소리의 울림이 다르다. 그것은 울림에 따라 의미를 부여했다. 교회에서 아픔을 안고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크게 울려야만 들을 수 있고, 먼 일터로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멀리 가야만 들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종교로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맑은 소리로 울려야만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려야만 세상의 곳곳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연은 성탄절에 종소리가 깊은 아픔을 안고 떠나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인 사정으로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에 대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크게 울리게 하소서”라고 간구한 기도이다. 특히 이 종소리에는 교회와 화해하고, 사랑으로 화합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제2연은 생계문제로 멀리 떠난 일터(직장)의 사람들이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종소리가 멀리 가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오늘의 산업사회는 일터가 가정과 멀리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지방으로 갈수도 있고, 지방에서 도시로 갈수도 있다. 이들이 교회에 올수 없는 것은 일터에서 숙박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일하기 때문이다. 일터 때문에 가정과 교회를 떠나는 사람에게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   제3연은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로 떠난 사람들이 성탄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맑은 종소리로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맑은 소리’는 기독교의 순수성과 바른 진리의 종교임을 알리는 종소리이다. 또한 ‘다른 종소리’는 타 종교를 의미한다. 기독교의 복음을 접고, 교회를 떠나 타 종교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성탄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구의 기도이다.   제4연은 복음의 기쁜 소식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성탄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는 계속적으로 종소리를 들음으로써, 스스로 기쁜 소식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미이다.    마지막 연은 종소리가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천개의 언어’란 별과 모래, 들풀과 들새까지도 들을 수 있는 언어로, 온 누리의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언어를 의미한다. 온 만물까지도 들을 수 있는 종소리로써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이기 때문이다./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 출판/문화
    • 문학
    2019-12-18
  • 최규창시인, 「시선」 작품상 수상
      본지 주필인 최규창시인(사진)은 계간 〈시선〉에서 선정한 금년도 〈시선〉작품상을 수상한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3시 종로 3가 한일장에서 가질 예정이며, 수상작은 「장수왕의 눈물」 등이다.  최시인은 1981년 〈현대문학〉 시추천 완료로 등단해 〈영산강비가〉, 〈아이야 영산강가자〉 등 시집과 〈한국기독교시인론〉 등을 펴냈다. 
    • 출판/문화
    • 문학
    2019-12-12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9] 연약한 자들의 소망을 간구 - 허형만의 「풀잎이 하나님에게」
    우리의 연약함을 보시고 우리의 이파리를 꺾이지 않게 하시며 당신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지키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태풍이 몰아쳐도 뿌리뽑히지 않게 하시고 들불이 번져와도 타지 않게 하소서. 비록 어둠 속에서도 두 눈 크게 뜨게 하시며 나팔을 높이 불어 쓰러진 동족을 일으키소서. 우리의 햇살을 전과 같이 함께 하게 하시고 우리의 새들도 처음처럼 돌려보내 주소서. 짓밟는 자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 주시고 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우리의 땅은 더욱 기름지게 하시고 우리의 영혼을 버러지로부터 보호해 주시고 우리의 뿌리는 더욱 깊이 뻗게 하시며 우리의 하늘은 더욱 푸르르게 하소서. - 허형만의 「풀잎이 하나님에게」의 전문 이 시는 기도라는 형식을 통해 밀도있고 정제된 언어로 감동을 준다. 삶의 위기에 처한 풀잎처럼 연약한 사람들의 나약하고 위태로운 삶을 영위하는 공동체를 제시하고, 하나님을 향한 기도로 생명유지의 소망을 간구하고 있다. 이 시의 전체가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시편 46편 1절)란 귀절을 연상시키고 있다.    “우리의 연약함을 보시고/우리의 이파리를 꺾이지 않게 하시며/당신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지키소서”는 풀잎의 연약함을 보호해 달라는 간구이다. 즉 연약한 사람들이 권력에 의해 짓밟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구한다. 또한 “야훼, 우리 하나님/태풍이 몰아쳐도 뿌리 뽑히지 않게 하시고/들불이 번져와도 타지 않게 하소서”는 풀잎이 ‘태풍’이나 ‘들불’에서 보호해 달라는 간구이다. 그것은 권력에 의한 어떤 억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를 희구하고 있다. 또 “비록 어둠 속에서도 두 눈 크게 뜨게 하시며/나팔을 높이 불어 쓰러진 동족을 일으키소서”는 어둠의 절망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햇살을 전과 같이 함께 하게 하시고/우리의 새들도 처음처럼 돌려보내 주소서”는 지금의 위태로운 삶이 아니라, 지난 날의 평화로운 삶과 자유를 간구한다. 또한 “짓밟는 자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 주시고/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는 짓밟고 핍박하는 자에게 생명의 귀중함을 일깨워 주고, 낫질하는 자의 낫이 녹슬어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특히 “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는,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를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야훼 우리 하나님/우리의 땅은 더욱 기름지게 하시고/우리의 영혼을 버러지로 부터 보호해 주시고”는 우리가 살고있는 땅을 더욱 기름지게 해주고, 버러지로부터 영혼을 보호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리고 “우리의 뿌리는 더욱 깊이 뻗게 하시며/우리의 하늘은 더욱 푸르르게 하소서”는 버러지로부터 보호받은 뿌리는 튼튼하게 땅속 깊이 뻗고, 푸르른 하늘처럼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간구한다.    이러한 이 시에서 ‘꺾이다’, ‘뽑히다’, ‘태풍’, ‘들불’, ‘어둠’, ‘짓밟다’, ‘낫질’, ‘버러지’ 등 어휘를 통해 연약한 자의 위태로운 삶의 현장을 형상화했다. 특히 ‘어둠’은 시대적 상황, 즉 군사정권의 독재시대를 집약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꺾는 자’나 ‘짓밟는 자’, ‘낫질하는 자’나 ‘버러지’는, 그 당시 권력자들이 연약한 자들을 핍박한 행태를 보여 준다. 그리고 ‘지키소서’나 ‘일으키소서’, ‘돌려보내 주소서’나 ‘일깨워 주시고’, ‘녹슬게 하소서’나 ‘기름지게 하시고’, ‘보호해 주시고’나 ‘푸르르게 하소서’ 등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 삶임을 시사하고 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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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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