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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2] ‘어둠의 세상’ 향한 새 창조 희구 - 김경수의 「창조의 노래」
      바다 밑 같은 고요가 지구를 덮는다/우주가 호흡을 멈춘 듯한 밤의 침실/시간과 의식이 단절된 자리에 새로 떠 오른 별 하나가/어둠에 파 묻혔던 시공을 밝힌다.//혼돈과 유동……우주가 징발하는 창가에/쩌르렁 울리는 목소리에 번쩍 나의 귀가 트인다//어둠——그리고 죽음을 다스리는 태양이여/이제 그 운행을 멈추라/그리하여 이 밤이 다시 새지 말라//그리고 인류는 다시 깨지 않는 영원한 밤으로 달려가라/——지구는 딱, 그 회전을 멈추고/그 거대한 체구를 창세 이전 태초로 옮기라/거기 해도 달도 별도 사람도 짐승도/아무것도 있지 않은 없음 없음만이 있는 세계……//우주는 저 푸르디 푸른 창세 이전으로 즉시 해체되라/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은 위에 떠도는 바로 거기/창조주 야훼는 눈부신 광채를 입으시고/다시 물 위에 나타나시리라//이미 있든 세계/더러운 발자국의 우주를 없음으로 돌리고/새로 설계된 우주의 새 창조 목록을 펼치신 조물주 야훼는/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새 창조의 첫 울음을 터뜨리리라. 그때//사랑과 은밀의 골짜기/푸른 산은 가슴 열어/긴 내가 흐르고/독사와 노루가 어울리며/아기와 이리가 한자리에 웃음 짓는/새 날이 휘영청 밝으리라//다시 눈물도 서러움도 아픔도 없는/우주의 새 날이 짙푸른 하늘 떠 이고/창창이 밝으리라. - 「창조의 노래」의 전문 이 시는 8연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어둠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창조를 노래한다. 이 시의 발상은 하나님의 우주만물에 대한 창조 이후, 오늘의 현실을 어둠의 세상으로 직시하고 새로운 창조를 회구한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또다시 어둠의 세상을 멈추고 창조할 수 있다는 논리를 보여 준다.    제1연은 오늘의 현실, 즉 어둠의 세상으로 규정하고, 빛이 어둠을 밝힌다. 그것은 ‘밤의 침실’이나 ‘어둠에 파 묻혔던 시공’이 주는 공간은 어둠의 세상으로 집약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 떠오른 별 하나’는 새로운 창조, 즉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제2연도 제1연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연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혼돈과 유동’은 창조이전이며, ‘쩌르렁 울리는 목소리’는 창조의 시각적 이미지를 담았다.   제3연은 어둠의 세상에 대한 종말을 명령한다. 어둠의 현실을 다스리는 태양의 운행을 멈추고, 밤이 다시 새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제4연은 창조작업을 위해 태초의 세계로 간구한다. “인류는 다시 깨지 않는 영원한 밤으로 달려 가라”나, “——지구는 딱, 그 회전을 멈추고”는 태초의 세계로 이전한다.    제5연은 우주는 창조 이전으로 해체되고, 창조주가 창조하기 위해 나타난다고 표현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은 위에 떠도는 바로 거기/창조주 야훼는 눈부신 광채를 입으시고/ 다시 물 위에 나타나시리라”는 「창세기」 1장 2절의 시적 형상화이다. 이 2절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3연과 4연, 5연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오늘의 세상에 대한 종말을 명령이다. 그래서 ‘멈추라’, ‘말라’, ‘가라’, ‘옮기라’, ‘되라’등 명령어로 강력한 시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제6연과 7, 8연은 창조의 노래이다. 6연은 새 창조의 시작이고, 7연과 8연은 창조된 세계이다. 「창세기」 제1장에 기록된 창조의 세계를 펼쳐 보여 준다. “독사와 노루가 어울리며/ 아기와 이리가 한자리에 웃음 짓는”란 구절은, 에덴동산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눈물도 서러움도 아픔도 없는”이란 구절은 선악과사건 이전을 회구하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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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17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1] 우리 정서 속에 ‘복음의 빛’ 형상화 - 이성교의 「까치소리」
      아침 햇살이 온 누리에 쫙퍼질 때 까치소리가 요란하다.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모양이지.   몇 굽이를 넘은 깊은 마음 속에 또다시 명절이 오고 있다.   조금도 염려하지 말자.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   밤새 얼었던 마음이 다 녹아지고, 또다시 맑은 빛이 스며든다.   달고 오묘한 말씀이 가슴에 부딪칠 때마다 또다시 밖에서는 까치소리가 들린다. - 「까치소리」의 전문 이 「까치소리」도 그가 지금까지 추구한 토속적 정서와 향토적인 시의 맥락에서 감상해야 한다. 이 시에서 ‘까치소리’나 ‘명절’ 등이 주는 토속적 정서가 바탕에 흐르고 있다. ‘까치소리’가 주는 것은, ‘반가운 소식’으로 토속적인 정서이다. 그리고 ‘명절’도 마찬가지이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전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 앞에 간구의 응답이 ‘달고 오묘한 말씀’으로 나타나고 있다. 까치소리에 기대하던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조금도 염려하지 말자./구하는 것마다/다 주실 것이다”라고 실현되는 심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시의 ‘까치소리’나, ‘명절’이란 표현은 우리의 전통적 정서를 담고 있다. 옛부터 까치소리가 들리면 ‘반가운 사람’이나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온다고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시는 6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1연은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아침 햇살’과 ‘까치소리’는 하나의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다.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의 이미지는 극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침 햇살’과 ‘까치소리’는, 2연에서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모양이지’로 연상작용을 한다. 아침 햇살이 쫙 퍼질 때에 까치소리가 요란하고, 반가운 소식이 무더기로 올 것으로 기대한다. 3연의 “몇 굽이를 넘은/깊은 마음 속에”는 지난 날의 삶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몇 굽이를 넘은’의 삶은 역경의 삶이었음을 담고 있다. 그리고 ‘명절’은 설날처럼 ‘좋은 날’을 의미하고 있다. 역경의 삶이었던 마음 속에 또다시 좋은 날이 오고 있다고 희망한다. 4연은 빌립보서 4장 6절인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를 바탕에 두고, 시적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성서의 가르침대로 조금도 염려하지 말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고 확언하고 있다. 신앙에 대한 믿음의 확신이다. 그것은 메시지이다. 3연에 ‘좋은 날’이 오고 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말고 구하는 것마다, 다 주실 것이다는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다.   5연은 1연의 ‘까치소리’와 2연의 ‘반가운 소식’, 3연의 ‘명절’인 좋은 날과 4연의 하나님의 메시지로, 밤새도록 불안하고 어둡던 마음에 복음의 삶이 시작된다. ‘밤새 얼었던 마음’은 불안하고 어둡던 삶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밝은 빛’은 ‘복음’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6연은 ‘달고 오묘한 말씀’ 즉 하나님의 말씀 ‘복음’인 반가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밖에서 들린 까치소리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이 시의 전체적인 구성은 ‘까치소리’→‘반가운 소식’→‘맑은 빛’→‘달고 오묘한 말씀’으로 연결되고, 그것은 ‘복음’이다. 그리고 ‘몇 굽이를 넘은’이나 ‘밤새 얼었던 마음’이 ‘복음’으로 밝은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이성교의 기독교시는 토속적 정서와 향토적 소재에 체험적 신앙을 접목해 절제된 언어로 추구해 왔다. 그의 시에는 성숙한 신앙인의 생활이 담겨져 있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자세로 거듭나는 삶을 추구했으며 신앙의 생활화와 하나님을 향한 의지가 형상화되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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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31
  •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 전길자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오래 참으시는 당신처럼 통일의 시간을 만남으로 다독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습니다•      - 정재규목사의 '소망의 빛'   지구는 돌고 도는 데요 이천년이 지나  다시 이천년을 향해 달음질 합니다 죽을 것 같던 때에 다 놓아 버리고 당신 품에 안겨 오늘까지 달려 왔습니다 시간이 흘렀던가요 내가 달음질 쳤던가요 까마득한 시간들을 들여다보니 오늘이 내일이었고 내일이 오늘 이었던 은총의 시간들 그저 낙타 무릎으로 엎드려  눈물을 삼키며  숨 쉬고 있었습니다 은 삼십개에 팔리셨던 주님 나 위해 다시 사셨지요 세상을 다 품으셨지요 배반은 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바람처럼 휘몰아치지요 욥도 다윗도 가장 고통스러울 때 감사기도를 올렸던가요 이 암울한 시대에  곧 오소서 마라나타 주님 오래 참으시는 당신처럼 통일의 시간을 만남으로 다독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의인 한 사람만 있어도  이 나라를 멸하지는 않으시겠다 하신 주님 의인 한사람만 보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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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31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50] 온누리에 전하는 복음의 소식 - 이문수의 「성탄절 종소리」
      오늘은 종소리가 크게 울리게 하소서 깊은 아픔을 안고 떠나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멀리 가게 하소서 먼 일터로 떠난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멀리 가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더 맑은 소리로 울리게 하소서 다른 종소리를 따라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맑은 소리로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   오늘은 종소리가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하소서 별과 모래와 들풀 그리고 들새들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하소서 - 「성탄절 종소리」의 전문 이 시는 간결하면서도 각 연마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십자가’와 ‘종소리’는 오늘의 교회를 상징한다. 십자가는 교회당임을 알리고, 종소리는 예배시간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했었다. ‘오늘’이란 시기는 ‘성탄절’을 가리킨다. ‘종소리’는 아기 예수탄생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그 종소리는 단순한 종소리가 아니라, 기쁜 소식인 ‘복음’의 종소리이다.    각 연마다 종소리의 울림이 다르다. 그것은 울림에 따라 의미를 부여했다. 교회에서 아픔을 안고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크게 울려야만 들을 수 있고, 먼 일터로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멀리 가야만 들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종교로 떠난 사람들은 종소리가 맑은 소리로 울려야만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려야만 세상의 곳곳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연은 성탄절에 종소리가 깊은 아픔을 안고 떠나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인 사정으로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에 대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크게 울리게 하소서”라고 간구한 기도이다. 특히 이 종소리에는 교회와 화해하고, 사랑으로 화합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제2연은 생계문제로 멀리 떠난 일터(직장)의 사람들이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종소리가 멀리 가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오늘의 산업사회는 일터가 가정과 멀리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지방으로 갈수도 있고, 지방에서 도시로 갈수도 있다. 이들이 교회에 올수 없는 것은 일터에서 숙박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일하기 때문이다. 일터 때문에 가정과 교회를 떠나는 사람에게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   제3연은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로 떠난 사람들이 성탄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맑은 종소리로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맑은 소리’는 기독교의 순수성과 바른 진리의 종교임을 알리는 종소리이다. 또한 ‘다른 종소리’는 타 종교를 의미한다. 기독교의 복음을 접고, 교회를 떠나 타 종교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성탄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구의 기도이다.   제4연은 복음의 기쁜 소식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성탄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오래도록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오래도록 울리게 하소서’는 계속적으로 종소리를 들음으로써, 스스로 기쁜 소식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미이다.    마지막 연은 종소리가 천 개의 언어로 울리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천개의 언어’란 별과 모래, 들풀과 들새까지도 들을 수 있는 언어로, 온 누리의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언어를 의미한다. 온 만물까지도 들을 수 있는 종소리로써 아기 예수탄생의 기쁜 소식이기 때문이다./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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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8
  • 최규창시인, 「시선」 작품상 수상
      본지 주필인 최규창시인(사진)은 계간 〈시선〉에서 선정한 금년도 〈시선〉작품상을 수상한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3시 종로 3가 한일장에서 가질 예정이며, 수상작은 「장수왕의 눈물」 등이다.  최시인은 1981년 〈현대문학〉 시추천 완료로 등단해 〈영산강비가〉, 〈아이야 영산강가자〉 등 시집과 〈한국기독교시인론〉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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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2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9] 연약한 자들의 소망을 간구 - 허형만의 「풀잎이 하나님에게」
    우리의 연약함을 보시고 우리의 이파리를 꺾이지 않게 하시며 당신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지키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태풍이 몰아쳐도 뿌리뽑히지 않게 하시고 들불이 번져와도 타지 않게 하소서. 비록 어둠 속에서도 두 눈 크게 뜨게 하시며 나팔을 높이 불어 쓰러진 동족을 일으키소서. 우리의 햇살을 전과 같이 함께 하게 하시고 우리의 새들도 처음처럼 돌려보내 주소서. 짓밟는 자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 주시고 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우리의 땅은 더욱 기름지게 하시고 우리의 영혼을 버러지로부터 보호해 주시고 우리의 뿌리는 더욱 깊이 뻗게 하시며 우리의 하늘은 더욱 푸르르게 하소서. - 허형만의 「풀잎이 하나님에게」의 전문 이 시는 기도라는 형식을 통해 밀도있고 정제된 언어로 감동을 준다. 삶의 위기에 처한 풀잎처럼 연약한 사람들의 나약하고 위태로운 삶을 영위하는 공동체를 제시하고, 하나님을 향한 기도로 생명유지의 소망을 간구하고 있다. 이 시의 전체가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시편 46편 1절)란 귀절을 연상시키고 있다.    “우리의 연약함을 보시고/우리의 이파리를 꺾이지 않게 하시며/당신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지키소서”는 풀잎의 연약함을 보호해 달라는 간구이다. 즉 연약한 사람들이 권력에 의해 짓밟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구한다. 또한 “야훼, 우리 하나님/태풍이 몰아쳐도 뿌리 뽑히지 않게 하시고/들불이 번져와도 타지 않게 하소서”는 풀잎이 ‘태풍’이나 ‘들불’에서 보호해 달라는 간구이다. 그것은 권력에 의한 어떤 억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를 희구하고 있다. 또 “비록 어둠 속에서도 두 눈 크게 뜨게 하시며/나팔을 높이 불어 쓰러진 동족을 일으키소서”는 어둠의 절망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햇살을 전과 같이 함께 하게 하시고/우리의 새들도 처음처럼 돌려보내 주소서”는 지금의 위태로운 삶이 아니라, 지난 날의 평화로운 삶과 자유를 간구한다. 또한 “짓밟는 자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 주시고/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는 짓밟고 핍박하는 자에게 생명의 귀중함을 일깨워 주고, 낫질하는 자의 낫이 녹슬어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특히 “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는,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를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야훼 우리 하나님/우리의 땅은 더욱 기름지게 하시고/우리의 영혼을 버러지로 부터 보호해 주시고”는 우리가 살고있는 땅을 더욱 기름지게 해주고, 버러지로부터 영혼을 보호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리고 “우리의 뿌리는 더욱 깊이 뻗게 하시며/우리의 하늘은 더욱 푸르르게 하소서”는 버러지로부터 보호받은 뿌리는 튼튼하게 땅속 깊이 뻗고, 푸르른 하늘처럼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간구한다.    이러한 이 시에서 ‘꺾이다’, ‘뽑히다’, ‘태풍’, ‘들불’, ‘어둠’, ‘짓밟다’, ‘낫질’, ‘버러지’ 등 어휘를 통해 연약한 자의 위태로운 삶의 현장을 형상화했다. 특히 ‘어둠’은 시대적 상황, 즉 군사정권의 독재시대를 집약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꺾는 자’나 ‘짓밟는 자’, ‘낫질하는 자’나 ‘버러지’는, 그 당시 권력자들이 연약한 자들을 핍박한 행태를 보여 준다. 그리고 ‘지키소서’나 ‘일으키소서’, ‘돌려보내 주소서’나 ‘일깨워 주시고’, ‘녹슬게 하소서’나 ‘기름지게 하시고’, ‘보호해 주시고’나 ‘푸르르게 하소서’ 등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 삶임을 시사하고 있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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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1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8]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소망 - 가영심의 「물」
      내 혼의 눈부신 나라에 가 닿으리    내가 나이던 것을 다 허물고  가진 것 다 비운 목숨으로 가 닿으리  어디였을까 어디였을까  내 안에 찬란히 소리치는  서러운 혼이 있어  영생의 물줄기를 흔들며 노래하는 물소리    내 혼의 눈부신 물의 나라  눈멀어 더듬듯 황홀히 흘러  그렇게 가 닿으리  가 닿으리                  - 「물」의 전문   가영심(賈永心)의 이 시는 2000년 제20회 한국기독교문학상 수상시집인 〈저녁향기〉(문학아카데미 펴냄·1999년)에 수록되어 있으며, 물의 이미지를 통한 영생에의 소망을 추구했다. 물은 투명하고 깨끗하며, 정화시키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이 물이 흘러가 닿는 곳은 ‘눈부신 나라’이고 ‘물의 나라’인 영원한 생명을 누릴 ‘하늘나라’로 전개했다. 하늘나라는 물처럼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이며, 눈부신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물은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다. ‘가 닿으리’나 ‘물줄기’, 그리고 ‘물소리’는 흐르는 물에서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은 정적인 것이 아니고 동적인 이미지를 지닌다. 물의 흐름은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 물의 흐름은 물의 나라로 가는 길이다. 이 물의 생리를 시적 상상력으로 화자가 꿈꾼 영생의 나라를 형상화했다.   제1연은 1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눈부신 나라’에 가 닿으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다. ‘가 닿으리’란 것은 물과 함께 동행한 단호하고 흔들리지 않은 자세를 표현했다. 또한 물의 동적인 생리가 표현상 생략되어 있지만, ‘가 닿으리’에는 물과 함께 동행하여 눈부신 나라에 가겠다는 의지이다. 이 1행의 구절에는 절제되고 함축된 표현으로 눈부신 나라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제2연은 영원한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하늘나라를 향한 노래이다. 육신의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모든 것을 씻어내고, 인간적인 탐욕을 비운 깨끗한 영혼으로 합류하려고 한다. 이 1행과 2행은 빌립보서 2장 7절과 8절의 “자기를 비워”나 “자기를 낮추시고”, 그리고 1장 23절의 “차라리 세상을 떠나서”, 3장 13절의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나, 14절의 “푯대를 향히여”란 구절의 가르침에 연유한다. 나란 존재를 허물고 지닌 모든 것을 비운다는 것은 속물적인 심성들을 버리고, 순수하고 깨끗한 양심으로 목적한 지점인 하늘나라에 가겠다고 염원한다. 그것은 기독교인들의 통곡의 회개기도이다. 하나님 앞에서 눈물의 기도로 내가 나이던 것을 허물 수 있고, 가진 것을 다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였을까”를 반복하는 것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목적한 지점을 향한 간절함의 표출이다. 특히 “영생의 물줄기를 흔들며 노래하는 물소리”는 천사들의 찬양을 연상시켜 준다.   제3연은 꿈꿔왔던 눈부신 물의 나라인 하늘나라로 향하는 황홀한 걸음걸이다. “그렇게”란 제2연의 1행과 2행의 전형적인 신앙의 삶으로, 그리고 “눈멀어 더듬듯 황홀히 흘러”서 하늘나라로 향한 의지이다. “가 닿으리”를 반복한 것도 소망에 대한 결연한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이 시에서 물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현실의 세계에서 내세의 세계로 갈 것을 소망한 것은, 기독교시의 지평을 확대시키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기독교적인 세계관이거나 내세관에 대한 비유의 시적 방법과 구성, 훌륭한 시적 상상력 소재의 활용 등은 시작의 능숙함을 엿보게 한다. 그의 제4시집인 〈내 가슴의 벽난로에 장작을〉 (마을 펴냄·1994년)에 수록된 「내 사랑은」이란 시에서도 「물」과 같은 기독교적 내세관을 드러내 보여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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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05
  • 기독교문협, 반석교회서 세미나 및 문학사랑방
      기독교문학이 생기를 얻으려면 기독교문화가 토착화돼야 교인과 문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시와 노래, 악기 연주로 성황     사단법인 한국기독교문인협회(이사장=김영진시인)는 세미나 및 제39회 문학사랑방을 지난달 29일과 30일 대전 반석교회(담임=박정미목사·수필가)에서 가졌다. '한국 기독교문학의 방향'이란 주제로 가진 세미나와 문학사랑방은 한국 기독교문학의 질적 향상을 통한 하나님의 복음전파에 기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특히 교인들과 지역의 주민, 문인들과 함께 가진 '문학사랑방'인 '가을의 끝자락 - 시와 노래의 축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승화시켰다.   최은하원로시인을 좌장으로 가진 세미나는 유승우시인과 오승재작가가 주제를 발표했다. 유시인은 '기독교문학의 방향 - 현대시는 이미지의 형상화'란 제목에서 “기독교문학의 방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라는 접두사를 벗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학은 예술이며, 예술은 그 작품으로만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면서, “‘시는 이미지이다’라는 말은 시의 형식적인 정의다. 신의 체험을 어떻게 형상화하여 보여주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지식이나 사상이라면 설명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나 예술은 이해가 아니라 느낌이며 체험이다”고 밝혔다.   또한 유시인은 “시인은 곧 강열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모든 예술작품 곧 시와 노래와 그림은 그리움의 열매 곧 사랑의 열매이며, 사랑의 열매는 곧 영혼의 열매인 것이다. 열매는 생명의 집이며, 시는 영혼의 집이다”고 강조했다.   오승재작가는 '기독교문학의 방향 - 독자가 없는 기독교문학'이란 제목에서 “우리나라에는 불교문학, 유교문학이란 명칭이 없다. 유교와 불교는 이미 우리나라에 생활화되고 있는 문화기 때문이다. 서구에 기독교문학이란 명칭이 없는 것도 그들의 문화는 이미 기독교문화가 생활화되어 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기독교문학이 생기를 얻으려면 먼저 기독교문화가 토착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작가는 “기독교인이 쓴 글만이 기독교문학이라는 주장은 누가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기독교인인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독교문학을 계속 하겠다면 ‘기독교’라는 접두어를 빼고, 문학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의 향기를 풍기며, 기독교문화를 확장하는 데 일익을 감당하겠다는 소명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미나가 끝난 후 오후 7시 30분부터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문학사랑방은 문학과 노래가 어우러진 축제였다. 이 축제는 김석림상임이사의 사회와 이문수시인의 기도, 박정미목사의 '가죽옷의 은혜'란 제목의 설교, 김영진이사장의 인사 등 순서로 예배를 드린 후 가졌다.   최규창명예이사장의 사회로 가진 문학사랑방은 문인과 교인들의 시 낭송과 찬양이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문인들 중에서는 유혜목시인의 '내 안의 당신', 이선님시인의 '당신의 나라로', 이정혜시인의 '촛불의 기도', 권오숙시인의 '나와 예수님', 이희복시인의 '가을에 부치다', 최은하시인의 '별 하나와 나', 그리고 교인 중에는 박 일권사의 장 콕도 시인 '귀', 박진우집사의 '내 가슴 설레느니', 조병훈권사의 '가을이 아름답습니다'란 제목의 시 낭송, 이명희아동문학가의 뱀의 꼬리와'란 제목의 동화구연이 있었다.   찬양에는 남현주학생의 '임재', 이승우권사와 그 자녀인 김효중과 김현중의 '나의 어머니', 원종혁권사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그리고 나영웅어린이의 피아노연주인 '쇼팽 왈츠 13번' 박석현장로와 박영근권사, 나영찬권사와 박혜경권사의 색소폰연주와 찬양인 ?가을이라 가을바람?, 박광철집사와 박진우집사, 함훈욱청년의 브라스밴드 연주, 박종현학생을 비롯한 김성진, 나새연, 최인영의 바이올린 연주, 송치선집사를 비롯한 33명의 에바다 오케스트라의 연주 등 순서로 진행됐다.   한편 김영진이사장은 “교인들 모두가 다양한 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반석교회가 다양한 취미생활을 권장하는 결과임을 입증해 준다”면서, 선도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교회이다“고 감탄했다.
    • 출판/문화
    • 문학
    2019-12-05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5] 천국을 향한 신앙인의 삶 - 임승천의 「오늘, 하늘에는」
      오늘, 하늘에는 멀고 아득한 길이 있다   아득하면 아득할수록 기도의 눈이 보이고 햇살이 반짝인다   언제나 조용히 흐르는 물따라 다가서면 하루 종일 넘치는 은혜의 강물   강가에 서 있는 나무는 꽃눈 가득한 축복에 쌓여 기쁨으로 꽃을 피우면   다가오는 음성 뚜렷한 눈뜨임 속에 온 몸에서 솟아오르는 은총의 샘물   기도의 문이 열리고 하늘 문이 거듭 열리면 말씀의 불꽃 내 안에서 활활 타고 있다 - 「오늘, 하늘에는」의 전문 이 시는 ‘하나님의 나라’인 ‘천국’을 향한 신앙인의 삶을 형상화했다. 천국에 가는 삶은 기도의 삶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기도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께 예수의 이름으로 찬양과 경배, 감사, 죄의 회개, 간구, 중보를 드린다. 하나님은 아룀을 들으시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시고 간구에 응답하시기 때문이다. 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은혜와 축복, 은총의 삶을 영위하도록 섭리하신다. 이러한 것은 하나님 말씀에 의한 삶에서 비롯된 과정을 형상화했다.   첫 연에서 하늘에는 천국을 향한 멀고 아득한 길이 있다고 제시한다. 천국으로 가는 길을 1행으로 함축해 구성했다. 천국은 화자가 지닌 신앙의 척도로 보면 ‘오늘’이란 시점에서 멀고 아득한 길이다. “멀고 아득한 길”에서 암시하듯이 천국에 가는 길은 쉽게 갈 수 없는 멀고 아득한 길임을 깨닫게 한다. 제2연은 천국에 가는 길이 멀고 아득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삶임을 보여 준다. “아득하면 아득할수록”이란 구절은 신앙의 삶에 대한 돌아봄에서 생성(生成)된 깨달음이다. 천국에 가는 길이 밝지 못하고 아득하게 여겨지는 것은, 신앙의 삶에 대한 자각이며, 회개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도의 눈”이 보인다는 것은, 멀고 아득한 천국의 길이 가깝게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햇살이 반짝인다”란 것은 ‘흐린 날’이 아니라, ‘좋은 날’의 이미지를 지닌 평온하고 화평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기도의 눈’이 보이는 신앙의 삶을 지녔기 때문에 천국이 가깝게 보이고, 화평한 마음을 지닌 것이다.   제3연은 축복의 삶은 기쁨의 삶임을 일깨워 준다. 강가의 나무에서 꽃눈이 가득한 것은 하나님으로 부터 축복을 받았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 축복으로 인해 기쁨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이 나무의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우리의 신앙적인 삶으로 연상시켜 준다. 그것은 축복의 삶이 기쁨의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4연은 은총의 삶임을 스스로 체험하고, 삶 속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다가오는 음성 / 뚜렷한 눈뜨임 속에”란 구절은 하나님의 음성으로 거듭나는 삶에 대한 표현이다. 그 결과는 “은총의 삶”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은총의 삶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연은 바른 신앙인의 삶이다. “기도의 문이 열리고”란 구절에서 보여주듯이 일상의 생활 속에서 기도가 생활화된 삶이다. 그러기 때문에 기도의 삶은 ‘하늘 문’이 열릴 수 밖에 없다. 기도가 지닌 힘이다. 이 ‘기도의 문’과 ‘하늘 문’이 열리면, 화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를 수 밖에 없는 체험적인 현상을 표현했다. “말씀의 불꽃 내 안에서 활활 타고 있다”란 구절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삶이다.   이 시는 천국을 향한 신앙인의 삶이다. 천국으로 향한 하늘에는 멀고 아득한 길이 있다. 그 길을 가기 위한 기도의 삶은 은혜의 삶이 되고, 축복과 은총의 삶이 된다. 이 삶은 기도의 문이 열리고 천국(하늘)의 문이 열린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위하는 삶임을 보여 준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 출판/문화
    • 문학
    2019-11-15
  •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44] 어머니의 삶통한 바른 삶으로 인도 - 이매수의 「어머니의 유산」
      어머니 주름은 늘어진 내 마음에 회초리가 되었다   어머니 눈물은 메마른 내 가슴에 마중물이 되었다   어머니 웃음은 고단한 내 삶에 꽃이 되었다   어머니 기도는 방황하는 내 삶에 등불이 되었다 - 「어머니의 유산」의 전문 이매수의 「어머니의 유산」은 어머니의 삶을 통해 바른 삶을 영위한 과정을 형상화했다. 어머니의 삶은 화자의 삶에 거울이며, 길라잡이로 고백한 시이다. 어머니의 모든 것은 가정과 가족을 위한 사랑과 희생으로 집약시킬 수 있다.   이 시에서 어머니의 모든 것을 함축시켜 형상화했다. 어머니가 화자에게 물려준 유산은 재물이 아니라, ‘주름’과 ‘눈물’, 그리고 ‘웃음’과 ‘기도’이다. 어머니의 모든 삶을 집약한 단어이며, 화자에게 물려준 유산으로 인식했다. 어머니의 웃음과 기도도 사랑과 희생의 모성애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어머니를 통해 화자에게는 ‘회초리’와 ‘마중물’, 그리고 ‘꽃’과 ‘등불’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머니의 삶을 통해서 바른 삶의 길로 인도되고, 정착되었음을 암시한다.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주름’→‘회초리’, ‘눈물’→‘마중물’, ‘웃음’→‘꽃’, ‘기도’→‘등불’이란 등식은 어머니를 통해 자식인 화자가 변화된 삶이다. 이러한 절제된 시어와 함축, 그리고 시적 구성은 시작(詩作)의 깊은 고뇌에서만 성취할 수 있다.   제1연은 어머니의 주름을 통해 화자의 삶을 바른 길로 인도해 준 회초리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머니의 주름은 연륜적 흔적으로 노쇠하여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가정과 가족을 위한 희생의 산물로 깨닫았기 때문이다. 성장해 가는 자식의 눈에는 어머니의 주름이 아픔의 눈물일 수 밖에 없다. 힘든 생활 속의 모진 고생과 땀에 대한 흔적이다. 그래서 화자에게 그 주름은 회초리가 되고, 잘못된 삶을 바른 삶이 되기 위한 채찍질로 사용되었다.   제2연은 어머니의 눈물이 메마른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준 마중물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메마른 내 가슴”이란 무기럭한 삶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눈물은 메마른 가슴을 위한 마중물로 사용하였다. 사실 마중물이란 우물물을 길어올릴 때에 사용하는 물이다. 펌프로 물을 길어올리기 위해서 한 바가지의 물을 펌프안에 붓고, 펌프질을 해야 하는데, 이때 붓는 물이 마중물이다. 이 시에서의 마중물은 어머니의 눈물이다. 어머니의 단순한 슬픔의 눈물이 아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아픔의 눈물이기 때문에 메마른 가슴을 적셔 무기력한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제3연은 어머니의 울음이 화자의 고단한 삶속에 꽃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웃음과 꽃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삶 속에서의 웃음은 사랑과 행복의 삶임을 의미한다. 또한 삶 속의 꽃은 아름다운 삶이다. 어머니의 삶은 고난과 역경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 삶속의 웃음은, 사랑과 행복의 웃음이기 때문에 고단한 삶 속에서도 피어난 사랑과 행복의 꽃이다. 그 꽃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사랑과 행복의 삶으로 인도한 것이다.   제4연의 어머니의 기도는 화자의 방황하는 삶에 등불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머니의 피눈물 속에서 드린 기도로 성장하였다. ‘기도’가 ‘등불’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일회성의 기도가 아닌 끊임없는 기도의 결과이다. 자식을 위한 이 뜨거운 기도였기 때문에 방황하는 삶 속에서 바른 삶으로 인도될 수 있는 등불이 되었다.   이 시는 어머니와 화자의 깊고 넓은 삶을 몇 단어의 시어로 함축해 형상화했다. 재물이 아닌 어머니의 삶을 유산으로 인식한 창조적인 발상과 군더더기가 없는 시어와 정갈한 구성, 뛰어난 기교가 특이하다. 또한 선명한 이미지는 그의 시작에 대한 특징이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이사장
    • 출판/문화
    • 문학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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