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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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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창.jpg▲ 시인 최규창
 
남을 믿지 못하는 것은
나를 믿지 못하는 데서 온다

사람만이 아니라
날짐승이나 들짐승에게도
믿음을 주면 / 나를 따르는 것

믿음 없이
의심의 늪에 빠져
신음하는 자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가장 큰 믿음은
하나님
믿음으로 나를 자유케 하고
믿음으로 평화를 얻나니
- 「믿음을 위하여」의 전문

김영진의 「믿음을 위하여」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믿음의 삶을 추구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주위에 대한 믿음의 마음, 그리고 믿음의 삶과 가치를 형상화한 것이다. 믿음의 삶을 통해 교훈이 되고 경계(警戒)가 되는 잠언(箴言)적인 형태로 구성했다. 특히 믿음은 자발적인 행위로 지니게 되고, 실천적인 삶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신앙의 믿음은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니게 되면, 스스로를 자유케 하고 평화의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일깨워 준다.

<희망이 있으면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웅진닷컴 펴냄, 2000년)란 시집에 수록된 이 시는 믿음의 삶을 두 갈래로 구성했다. 첫 연부터 제3연까지는 일상의 삶 속에서의 관계로 ‘믿음의 삶’과 ‘믿음의 길’, ‘믿음이 없는 삶’을 전개했다. 마지막 연인 제4연은 신앙의 대상에 대한 믿음이다. 첫 번째의 ‘믿음’은 인간과 주위의 사물에 대한 관계로 형성된다. 서로가 의심하지 않고 신뢰의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의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신앙의 삶을 지니게 된다. 믿음의 내용을 요약한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첫 연은 인간관계의 믿음에 대한 삶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남을 믿지 못한다는 잠언적인 표현이다. 상대인 ‘남’을 믿지 못하는 것은, 자신인 ‘나’를 믿지 못하는 데에서 오기 때문이다고 일깨워 준다. 제2연은 믿음에 대한 삶의 길이다. 믿음의 관계는 믿음을 주었을 때에 형성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날짐승이나 들짐승도 믿음을 주면, 나를 따른다는 것이다. 제3연은 믿음이 없는 삶에 대한 결과이다. 믿음이 없는 삶은 의심의 늪에 빠지고, 그 늪에서 신음하는 자들의 고통을 떠올려 준다. 서로의 관계가 신뢰하지 못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는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행함이 없기 때문에 그 믿음은 죽은 것이다. 믿음이란 지금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그 소망하는 바를 향유하며, 그것이 있는 것처럼 확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심의 늪에 빠지지 않고 신음하지 않는다.

제4연은 신앙의 대상에 대한 믿음을 추구했다. 여러가지 믿음 중에서도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큰 믿음으로 표현했다. 그 믿음이 가져다가 주는 것은, 죄사함(마태복음 9장 2절, 요한복음 3장 18절, 사도행전 10장 43절)을 비롯한 구원(마가복음 16장 16절, 사도행전 16장 31절, 고린도전서 1장 21절), 정결케 된다(사도행전 15장 9절), 죽음에서 자유케 된다(요한복음 11장 25절과 26절) 하나님과 화평을 누린다(로마서 5장 1절), 기쁨과 희락과 평강과 위로를 얻는다(로마서 1장 12절, 15장 13절, 베드로전서 1장 8절) 등이 있다. 이 축복과 은혜를 ‘자유’와 ‘평화’로 요약했다. 그것은 화자인 나를 자유케 하고,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고백했다. ‘자유’란 하나님을 믿음으로 인해 구속받지 않고 죄에서 구원받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평화’는 성경에서 ‘평안’과 ‘평강’, ‘화평’ 등으로 표기된다. 궁극적으로 죄사함을 통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자가 누리는 심령의 평안을 의미한다. 이 평화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근거로 하고, 그 화해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자적 사역에서 이뤄진다(에베소서 2장 15절과 16절). 그것은 모든 것이 원만하여 마음에 걱정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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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19] 실천적인 ‘믿음의 삶’의 길 - 김영진의 「믿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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