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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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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19-04-10 오전 9.34.57.png▲ 시인 최규창
 
다 이루었다
알파와 오메가
너희들이 잠잠하면
저 돌들로 외치게 하리라
다 이루었도다
     - 「말씀 · 6」의 전문

김 석의 「말씀 · 6」은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앞두고, 모진 수난을 당하는 예수의 초췌한 모습을 떠올린다. 그 고통 속에서도 오늘의 우리를 위한 “다 이루었다”란 말씀에 대해 지그시 눈 감아 묵상하도록 한다. 죽음 직전에 “다 이루었다”란 말씀을 통해 오늘의 비신앙적인 삶을 향한 메시지를 형상화했다. 지금도 예수의 수난과 죽음으로 성취된 구속사역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이 시는 성경구절을 적절하게 구성함으로써 구속사역에 대한 메시지를 승화시켰다. “다 이루었다”란 구절은 요한복음 19장 30절, “나는 알파와 오메가”란 구절은 요한계시록 22장 13절, “너희들이 잠잠하면 / 저 돌들로 외치게 하리라”란 구절은 누가복음 19장 40절에서 인용했다. “다 이루었다”란 예수의 말씀을 전제한 후, 이 성경구절을 통해 구속사역의 성취에 대한 의미를 전개했다. 이러한 시적인 영감과 기발한 발상, 재치있는 기교와 치밀한 구성은, 김 석의 원숙한 시작(詩作)에서 연유한 것이다.

특히 예수는 죽기 직전인 십자가 위에서 “내가 목마르다”(요한복음 19장 28절)와 “다 이루었다”란 두 마디의 말씀을 하셨다. 그것은 자신의 십자가죽음이 하나님의 구속사역에 대한 성취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구절은 십자가에 달리는 것이 구속계획의 성취임을 예수 자신이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예수는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온전히 성취될 때까지 모든 육체적인 고통을 참고 순종했다. 십자가죽음의 직전에 최후의 절규인 “다 이루었다”란 말씀은, 죄로 인해 단절되었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화목하게 하였다. 

첫 행인 “다 이루었다”란 구절은 예수의 가상칠언(架上七言) 중 여섯 번째로 온갖 방해에도 지상사역을 완수하셨음을 선포한 것이다. 죽음 직전에 “다 이루었다”는 이 한 마디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었다는 뜻이다. 예수의 선언은 예수 자신에 의하여 마지막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짧으면서도 장엄한 한 마디는 십자가 위에서의 예수의 죽음이 인류의 모든 희망의 근거라는 사실을 온 세상에 천명한 것이다.

제2행인 “나는 알파와 오메가”란 구절은 예수 자신이 ‘알파와 오메가’란 뜻이다. 이 구절은 요한계시록 22장 13절에 의한 것이다. ‘알파와 오메가’와 ‘처음과 마지막’, 그리고 ‘시작과 마침’은 관용적 표현으로서 모두 동일한 의미를 지닌 말이다. 이는 예수가 하나님과 마찬가지로 영원토록 존재하고 우주 만물의 창조자이며, 이를 심판하는 최후 심판자이라는 사실을 나타내 준다.

제 3행과 4행인 “너희들이 잠잠하면 / 저 돌들도 외치게 하리라”란 구절은 누가복음 27장 40절에서 연유한 것이다. 특히 “저 돌들로 외치게 하리라”란 구절은 피조물들이 찬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찬양하지 않으면 흔히 볼 수 있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돌들이 찬양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비신앙적인 행위를 비판하는 표현이다. 마지막 행인 “다 이루었도다”란 구절은 첫 행인 “다 이루었다”를 강조함으로써 구속사역의 성취를 새롭게 일깨워 준다.

이러한 이 시는 오늘의 모두에게 주는 사랑의 메시지이다.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도록 일깨워 준다. 신앙적이지 못한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에게 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한다. 그것은 십자가 위에서 모진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구원의 길을 인도해 주기 때문이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 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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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17] 비신앙적인 삶을 향한 메시지 - 김 석의 「말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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