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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4) - 한세대학교 차준희 교수

오늘의神學동향-성서신학 - 한세대학교 차준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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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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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희교수.png▲ 차준희교수
④ 삼손에게 임한 야웨의 영(삿 13:25; 14:6, 19; 15:14): 격동과 괴력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에 위치한 마하네단은 블레셋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하여 마을을 방어하기 위한 시민군이 진을 친 장소로 보인다. 삼손은 그러한 긴장감이 맴도는 국경지역에서 출생했다.

  삼손은 침착하지 못하고, 성미가 급하고, 아주 별난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처음으로 야웨의 영이 삼손의 마음을 격동시키기 시작했다. 사사기 13장의 출생 내러티브로부터 14-16장의 성인의 삶에 대한 내러티브로 넘어가는 변곡점이 된다. 삼손에 임한 야웨의 영은 ‘격동의 영’으로 그의 삶을 새롭게 한다.

  삼손이 사자와 싸우는 사건은 야웨의 영의 초자연적인 권능을 보여준다. 야웨의 영의 활동을 표현하기 위해 사사기 13:25에서는 ‘몰아대다’라는 동사가 사용되었다면, 이 본문(삿 14:6)과 이어지는 사사기 14:9와 15:14에서는 동사 ‘짤라흐’가 사용된다. 이 동사는 삼손에게만 사용된다. 우리말 개역개정은 ‘강하게 임하다’로 번역하였다. 비교적 잘 된 번역으로 보인다.

  사사기 14:6에서 야웨의 영이 삼손을 “관통하여 꿰뚫고 들어가자”, 삼손은 갑자기 파괴적인 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삼손은 사자를 단지 죽이는 수준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찢어 죽인다. 야웨의 영이 옷니엘과 입다에게는 단순히 임했고, 기드온에게는 옷으로 입혀졌다. 그러나 야웨의 영이 삼손의 마음을 흔들고 몰아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그의 몸속으로 꿰뚫고 들어갔다. 삼손에게 임한 야웨의 영은 앞선 사사들이 경험한 능력을 넘어선 “초인적인 괴력”을 보여준다

  유다 사람들은 삼손으로 인한 블레셋 사람들과의 무력 충돌을 원치 않았다. 그들은 삼손을 결박하여 적들에게 넘겼다.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는 순간 야웨의 영이 삼손에게 임한다. 이때도 야웨의 영은 삼손의 몸으로 뚫고 들어온다. 야웨의 영은 그의 결박을 풀어주고 자유하게 하셨다. 이어서 삼손은 나귀의 턱뼈를 가지고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인다. 야웨의 영은 초자연적인 괴력으로 기능한다.

  가장 강력한 영을 받은 삼손은 야웨의 영의 능력을 선용하지 않고, 남용하는 삶으로 일관한다. 영의 임재 이후 삼손은 옷니엘, 기드온, 그리고 입다와 같이 이스라엘의 군대를 모으고 적들과의 공적인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다. 삼손은 대사사들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기록을 남긴 사람이다. 유일하게 하나님이 떠난 사사(삿 16:20), 유일하게 이스라엘 군대를 이끌지 않은 사사, 유일하게 이스라엘을 구원하지 못한 사사, 이방인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하는 사사가 바로 그다.

  삼손은 하나님의 뜻을 세우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온전하지 못한 행동을 통해서도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삿 14:4).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었다고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을 채우는데만 급급했던 사람이 바로 삼손이다.

  야웨의 영이 사자 때려잡기, 결박 오랏줄 풀기, 살해 행위 등으로 나타남에도 왜 사사기 본문들이 야웨의 영이 삼손 위에 임하였다는 것을 강조하는지 이유를 통찰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호언 장담자, 난폭자, 방화자로 보이는 삼손의 형태는 상징적인 약속을 수반한다. 즉 야웨의 영이 이스라엘 사람 위에 임할 때, 블레셋의 억압에서 한 사람이 삼십 명 혹은 천 명을 당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가 압제를 벗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삿 13:5;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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