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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3만명 시대, 준비된 선교사로

사회적 연결망 형성과 내적치유 활동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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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6.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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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jpg▲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탈북민 입국자수는 3만 805명에 달하는 등 탈북민 3만명 시대에 맞는 교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교회서 정서적 위로받도록 심리 치유 프로그램 도입 시급
북한이탈 후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남한체제 적응에 어려움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탈북민 입국자수는 3만 80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여성이 71%, 남성이 29%에 달하며 탈북민의 64%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기간 동안 많은 탈북민들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탈북민 선교를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많은 교회들은 탈북민들의 남한사회 정착을 위해 매달 수십만원의 구제금을 지급하고, 교회 내 탈북민 관리부서를 만들어 탈북민들의 신앙관리에 힘썼다. 

  특히 탈북민 사역을 위한 연합기구가 만들어지면서 탈북민 선교의 새 장이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북민들이 좀처럼 교회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탈북민 사회적 연결망 형성 절실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탈북민들에 대한 사회적 연결망 형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아무런 연고없이 한국행을 택한 탈북자들은 한국사회에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연결된 사회조직이 전무하기 때문에 교회가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동독과 서독의 통일에도 주민들의 통합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었으며, 이를 통해 이주민들과 현지 주민들간에 긴밀한 교제와 접촉이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현재 정부도 사회교육시설과 복지관 등을 통해 교제와 접촉의 시간을 늘리고 있으나, 교회가 이러한 사역에 앞장선다면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총신대학교 제1호 탈북자 출신 교수인 채경희교수(총신대 평화통일연구소)는 “한국교회가 북한이탈주민 전도에 대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탈주민사역에 성공해야 북한 사역에 성공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북한이탈주민은 3만명에 가깝지만 남한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이는 1000명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교회가 북한이탈주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들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남한 체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영구 및 공공임대주택에서 살면서 각종 사기와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면서, “대부분 식당, 간병, 제조, 톨게이트, 일용직 및 건설노동 등으로 힘겹게 일하고 있어 교회 출석이 어려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단체총연합회 손정훈 사무총장도 “탈북자들의 70%가 여성이며, 노약자와 어린이들을 제외하면 성인 남성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일할 곳도 별로 없고 수입도 많지 않기 때문에 주일에도 일터로 나가고 있다. 한국 사람들과는 경쟁자체가 되지 않아 고급인력으로 채용되기도 불가능하고, 언어 문제로 서비스업에 종사하기조차 힘들어 결국 남성들은 막노동, 여성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고 현실을 전했다.

탈북하며 얻은 정신적 상처 치유
탈북자들은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신적 트라우마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이들이 교회에서 정서적으로 위로받도록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들어 탈북민들의 이같은 공허한 외로움과 정서적 혼란을 틈타 이단과 사이비 단체들이 이들을 타겟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한국 최대 탈북민 기독교 단체인 통일비전공동체는 이같은 문제를 신앙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단체를 운영하는 송영섭목사는 “우리 공동체는 일반교인들과 탈북민, 한인 디아스포라, 고려인, 조선족이 함께하고 있다”며, “부산에 1천 명 정도의 탈북민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지금 350명 정도가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천 명 가운데 지금 주일마다 출석하고 있는 탈북민들은 2백 명 정도이다”며, “저희가 제적으로 관리하는 탈북민은 5백 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을 할 때 제도적 통일도 중요하다. 정치적으로나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통일이 돼야 한다”며, “사람의 통일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게 교회이고 기독교인 것 같고 그래서 공동체를 통해서 하나가 되는 경험들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북민을 신앙으로 교회에 정착
  한국교회도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기독교북한선교회 이사장 김관선목사는 긍휼의 마음, 통일 관련 설교, 통일을 위한 지속적 기도, 구체적인 대북지원, 다음세대에 대한 의식 교육, 통일 기금 준비, 북한 땅 밟기 또는 바라보기, 통일 대비 탈북민 훈련 등을 제안하고 있다.

  김목사는 “분단 한국에서 교회의 역할, 그리고 통일한국의 비전을 가지고 기도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교회가 남북통일의 주도권을 쥐고 집단적인 의식 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탈북민을 신앙으로 정착시키는 방법에 대해 북한교회세우기연합 김중석목사는 “탈북자들은 중국 등 제3국에서 만나는 기독교 사역자들이 신변보호를 해줄 수 있고 생필품을 제공하며 극도의 불안감과 불신을 녹여주는 진실하고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는데 마음을 연다”며, “복음의 능력이 있고 탈북자에 맞는 맞춤형 설교 및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접촉과 수 개월에 걸친 합숙과 교육 등을 통해 기독교를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또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교회를 떠나는 현상은 위에서 탈북자들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한국에서는 탈북자들이 신변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생필품은 정부 또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질 수 있다. 교회에서도 탈북자들을 제3국에서처럼 돌볼 수 있는 사역자가 없고, 사역자가 있다 해도 신변이나 생활을 책임질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 설교나 교육이 ‘맞춤형’이 아니며, 교인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이질감만 느끼게 되고, 담임목사나 부교역자들과의 대화도 힘들기 때문에 ‘물에 뜬 기름방울’ 같은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제까지 억눌려왔던 인간 본능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다채로운 여건이 제시돼 있고,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주체하기 어렵고 책임의식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교회에 붙어있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탈북민은 준비된 선교사 인식 공유
  북한사역 전문가들은 탈북민이야 말로 북한선교를 위한 준비된 선교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필립선교사는 “남북통일, 북한 개혁개방 전에는 탈북 행렬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며, “국내외 수많은 탈북자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탈북자들을 하나님의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을 통해 민족과 열방에서 자신의 일을 행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탈북자들은 구제대상을 넘어 영혼구원대상이다. 통일한국의 가교역할을 할 귀중한 통일 일꾼들이며, 한국교회에 허락된 북한선교의 관문, 미래향적으로 세계선교를 감당해야 할 선교의 동력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헌신, 투자에 비해 많은 열매를 거두지 못하고, 수도권과 지방 교회에서 탈북자 신앙정착률이 30% 전후 수준이다”면서, “탈북자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탈북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략 부족, 교회 안 탈북자를 정착시키고 돌볼 북한선교팀 부족, 탈북자를 가르치려고만 하고 그들을 훈련시켜 신앙공동체 리더로 세우는 것을 주저한 점 등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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