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기독인문학연구원서 도서세미나

엔도 슈사쿠의 내적 신앙고민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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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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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ž.jpg▲ 기독인문학연구원은 엔도 슈사쿠의 저서를 통해 서구에서 수입된 종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교인 개인이 이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무엇인지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양적 관점 접근통한 그리스도와 기독교 이해를 조명
“그의 문학은 일본인으로서 울수 있는 예수를 그려낸다”

기독인문학연구원(대표=고재백교수)은 지난달 24일 역삼동 크리스찬살롱에서 「사해 부근에서 ; 예수의 흔적을 좇아서」란 주제로 도서 세미나를 열고, 일본 기독교 작가인 엔도 슈사쿠의 신앙관과 내적 고민을 조명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승철교수(난잔대)가 엔도 슈사쿠의 저서 〈사해 부근에서〉를 가지고 엔도의 문학관과 신앙적 정체성, 그가 이해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 관해 강의했다.

김교수는 “엔도 슈사쿠는 자신의 문학을 통해 인간의 깊은 곳에 무엇이 있고 인간이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는지, 발견한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인간이란 무엇이고 내면에서 만나게 되는 궁극적인 실존인 하나님이 누구인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풀어나갔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소설 속에는 미츠라는 이름의 여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반대로 읽으면 일본어로 죄를 뜻하는 ‘츠미’가 된다”며, “엔도는 독자가 자신의 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의 역할로서 여성의 삶과 모습을 수려하게 꾸몄다”고 말했다.

엔도 슈사쿠는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통해 가쿠레키리시탄 박해를 조명했다고 밝힌 김교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총을 수입하고자 서구 문명과 관계를 맺었는데 이후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까 걱정하면서 키리시탄을 탄압하게 된다”며, “당대 많은 키리시탄들은 막부의 지독한 박해를 피하고자 살아있는 동안 매해 예수가 그려진 나무판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도는 그들의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신앙을 저버린 이들을 용서하셨는지 물으며 전국시대 소설을 지었다”며, “관원들의 감시가 소홀해 키리시탄이 많이 숨어살던 나가사키에 엔도 슈사쿠 문학관이 건립된 것은 평소 그가 지녔던 문학관을 반영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앙의 자각을 지니지 않는 상태에서 세례를 받았던 엔도는 평생 자신에게 신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다고 역설한 김교수는 “엔도는 자신이 받은 세례를 비자발적 세례라고 표현했을 정도였으며, 이러한 고민은 이러한 고민은 〈사해 부근에서〉의 주인공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며, “그는 필생 과제로서 결단 없이 받아들인 신앙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과 더불어 일본인인 자신에게 서양의 기독교가 지닌 의미가 무엇인지 숙고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엔도는 서양 종교인 기독교를 믿고는 있지만, 동양인인 자신의 정체성으로 맞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벗을 수 없는 기성복으로 이를 표현한 엔도는 자신의 몸에 맞는 옷으로 옷을 수선하듯 일본인인 자신에게 맞는 예수의 모습을 찾고자 고심했다”며, “전통과 교리에서 가르치는 예수가 아니라 자신만의 예수를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엔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김교수는 “예수를 찾고자 이스라엘을 찾아간 주인공 ‘나’의 모습은 아우슈비츠에서 다른 이를 위해 대신 목숨을 내놓은 코바르스키 신부의 흔적을 좇는 일과 오버랩된다”며, “작품은 ‘내’가 예수를 좇는 것이지만, 예수께서 내 속에 남아있는 자신의 흔적을 좇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그렇기에 엔도 슈사쿠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예수를 찾고자 나아가지만, 그 여정은 예수 자신, 하나님 자신이 우리를 찾아오셨던 발자취가 아니었는가 하는 역설을 이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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