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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2.3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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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들의 세상이 되었다. 동네 병원에는 노인들이 가득 앉아 대기하고 있다. 동네 골목길에도, 도서관에 가도, 식당에서도 사방에서 노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교회는 ‘노인 천국’이 되었다. 유엔이 정한 노화의 정도로 볼 때 한국 사회는 노인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되었고, 2025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라 하는데, 교회는 군인교회나 청년들이 모이는 교회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초고령집단’이 되었다. 교회에 가면 어디서나 노인들을 보게 된다. 설교하는 목사도 노인이고, 성가대에 앉는 찬양대원들도 노인들이 많다. 주일에 기도하는 장로도 노인이고, 식당에서 봉사하는 성도들도 노인이다. 요 근래에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도 어쩌면 새신자들이 들어와도 노인들뿐인지, 간혹 젊은 사람이 들어오면 새삼 반가울 정도이다.

 교회공동체의 주역은 단연 노인이다. 수(數)에 있어서도, 권력(權力)도, 경제력(經濟力)도 노인들이 발군이다. 새벽기도 출석자도 노인이 많고, 헌금하는 이들도 노인들이 더 많이 낸다. 교회 정치 역시 원로들이 잡고 있다. 이제는 노인이 없이 교회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이 많은 교회 안에서 노인신학(老人神學)하나 없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목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성경에는 노인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들을 통해 얼마든지 노년에 살아가는 존재론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성경에는 노인들의 지혜가 가득하다. 그런 지혜들을 모아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교훈으로 남겨줄 사례가 차고 넘친다. 성경에서 성공적인 노화(老化)의 비결을 배울 수 있다. 사실 교회 안에 노인들이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불신노인이 훨씬 더 많다. 그들에게 소망을 주고 평안을 주는 말씀들이 성경에는 그득하다.

 노인신학은 단순히 ‘노인들을 위한 신학’만이 아니다. 미래의 교회들을 위한 유산이며, 젊은 세대들을 위한 노년준비 교과서가 된다. 당연히 현재 노인들을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툴(tool)이 되기도 한다. 노인신학을 통해 노인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살려줄 수 있다. 노인 차별이나 편견을 막을 수 있다. 노인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교회 사역들을 풍성하게 만드는 장(場)이 된다. 노인들을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 노인신학은 노인선교의 기초적 신학기반을 정해준다.

 요엘 2:28에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라고 했다. 어린 자녀, 청년들과 함께 노인은 단순히 인생통과의례를 지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적극적인 주역이며 성령을 부어주시려고 기대하는 대상이다. 성령의 임재 대상에 젊은이와 노인의 차별은 없다. 오히려 성령께서는 노인에게 꿈을 꾸고 환상을 말하게 하신다. 이렇듯 노인신학은 오히려 노인들의 영성을 풍성하게 만든다.

 먼저 노인들은 노인신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배워야 한다. 노인신학의 주인공이며, 후대 세대들에게 신학적 전통을 전수할 교사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교회는 노인신학을 익히고 발전시켜야 한다. 신학적으로 정립된 노인선교는 봉사와 선교를 바른 방향으로 가게 한다. 신학교에서는 ‘노인신학’을 커리큘럼에 넣어 가르쳐야 한다. 자신들의 미래를 모르고, 목회현장에 앉아 있는 노인들에 대해 무지한 채 설교하거나 목회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노인학교 봉사자들이나 노인대상 봉사자들은 노인신학을 가장 먼저 익혀야 한다. 노인들을 직접 접촉하는 이들이 노인신학을 배울 때 효과적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짧은 지면이지만 이 칼럼을 통해 ‘성경과 노인’을 주제로 그동안 우리 교회에서 경험한 노인목회와 성경연구를 통한 짧은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고령사회에서 앞으로 한국교회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노인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교회뿐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에서 노인중심의 사회를 경험할 것인데 교회는 미리 예측하고 노인신학을 발전시켜 신학적 배경을 든든히 가진다면 혼란 없이 노인인구들을 교회로 흡수할 수 있다. 교회는 이미 젊은 세대들을 세상에 뺐겼다. 그렇다고 두손놓고 좌절하거나 실망해서는 안된다. 잠시 세상에 나간 젊은 세대들은 노인세대 사역을 준비하는 교회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노인신학의 연구는 오늘과 미래에 중요한 학문적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세대들에게 소망이 되며, 노후의 안정적 삶을 위해 인생들이 준비할 것을 가르쳐 준다. 칼럼을 통해 한국교회들이 노인사역의 신학적, 성경적 기초를 마련하게 되길 소망한다.

/평화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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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노인 1] 노인신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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