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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4.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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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최희범.jpg▲ 최희범목사
  유쾌 상쾌 통쾌! 오래전 TV에서 종종 듣던 모상품의 광고카피이다. 답답하게 막혀있는 것을 확 뚫어준다는 의미로서 이보다 확실한 메시지가 더 있을까 싶다. 이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처럼 꽉 막힌 것도 같고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리고 불안하기만 한 오늘의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한 해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여인을 끌고 온 군중들이 율법을 인용하면서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할 때 예수님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며 땅 위에 무엇인가 글씨를 쓰셨다. 그 말을 듣고 글씨 쓰는 모습을 본 군중들은 말없이 성전을 빠져 나간다. 그 후에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 하니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하시니 그 여인은 돌아갔고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는다. 

 이 사건 속에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얼마나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넣고 싶어 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예수님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이번에는 빠져 나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확실히 이겼다고 기뻐하고 있었을 법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착각이었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는 말씀 한마디로 당시의 상황을 극적으로 변환시켰다. 그리고 그 여인을 용서하시며 이후의 바른 삶을 제시하신 예수님을 보며 통쾌함과 감동의 전율을 느끼게 된다.

 작금의 우리 사회의 화두는 적폐청산이다. 나라의 광명함과 정의로움을 위해서는 어두운 역사를 털고 가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남북분단에서부터 산업화·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필연적으로 입게 된 상처들이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부분에서 다투고 갈라지고 미워하며 돌이킬 수 없는데 까지 이른 아픔들도 있다. 지난날의 그런 것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폐청산작업이 성공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그 과정의 정당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기준설정이 일방적이거나 진행과정이 과격하면 그 목적이 선할지라도 결과는 상당부분 훼손 될 수도 있다. 국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와 박수를 받을 수 있을 때 적폐청산 작업은 성공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동안 단결과 단합보다는 다툼과 분열로 점철된 파당적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정권이 새롭게 정부를 운용할 때 마다 국민들은 모두를 품어 안고 단합된 나라를 세워 주길 바라게 된다. 우리는 적폐 청산 작업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그러므로 또 다른 갈등과 대립의 조성이 아니라 사회통합과 일치를 이루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 되게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뜻과 성경적 가르침을 따르는 신앙인의 입장에서 적폐청산은 용서와 화해가 그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죄를 위한 적폐청산 보다 잘못을 회개하고 내일을 지향하는 가치창출을 위해 화해하고 일치를 이루어 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지금 위급한 안보문제와 경제문제를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후손을 위하여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자리매김을 분명하게 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와 사명을 위하여 우리는 용서와 화해와 일치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마7:1-2)

 /전 서울신대 총장, 전 기성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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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화해·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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