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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연합단체 재편성, 한국교회 구심점 실종

난립한 연합단체의 역할논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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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1.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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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한기총으로 대변되던 진보와 보수, 4강 체제로 재편

진보와 보수성향 모두 가진 한교총, 중도적 역할 가능성 의문


지난해 한국교회는 큰 지각변화를 겪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을 추진하며 실제 통합이 가시화 되는 듯 했으나, 결국 한국교회총연합회라는 제4의 단체가 출범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그리고 한국기독교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한 한교연 그리고 한국교회총연합회의 4자구도로 재편됐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가 당면한 여러 국가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구심점을 찾기 힘들어 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난립하게된 연합기관의 역할론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난립하게된 연합기관의 역할론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교계연합단체 갈등과 분열・전통적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이홍정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엄기호목사)였다. 교회협은 60년대 이후 꾸준히 세계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군부독재로 어두웠던 제3공화국부터 제5공화국까지 이어진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신학과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교회협은 보수적 경향이 짙은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기엔 한계가 명확했다. 당장 WCC를 반대하는 보수교회에서 WC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교회협은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여기기 힘든 단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변하기 위한 연합단체의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1989년 한경직목사를 중심으로 한기총이 출범하면서 한국교회의 연합단체는 진보의 교회협과 보수의 한기총으로 양분되었다. 교회협과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좌우 양날개의 역할을 하며 교계의 입장과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1년 한기총 내부에서 일어난 갈등은 결국 한국교회연합이라는 새로운 보수단체가 탄생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보수의 분열로 인해 한국교회 연합단체는 갈등에 휩싸이게 됐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다시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이어전 것은,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변할 하나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으로 인한 것이었다.


때문에 양 단체의 통합을 위한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왔고, 지난해 교단장들이 중심으로 이른바 ‘빅텐트’를 내걸고 양 단체의 통합을 시도하면서, 실제 통합이 가시화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빅텐트는 한교총이라는 새로운 연합단체의 출범으로 끝이 나면서,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변할 수 있는 연합단체는 3분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재편된 교계연합단체의 명암・이렇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가 4강 체제로 재편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 전체를 보아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적 성향의 교단들이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를 낼 창구가 한기총과 한기연, 그리고 한교총으로 삼분할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요 대형교단들이 한교총에 가입했으며, 한기총과 한기연에 주요교단이 몇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결국 한교총이 과거 한기총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한교총이라는 신생단체가 한기총과 한기연을 유명무실한 단체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한기총의 경우 한경직목사로부터 시작된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변하는 단체로서의 상징성이 매우 강하다. 주요교단들이 대부분 탈퇴한 상황 속에서도 한기총이 대사회적으로 한국교회의 대표로 인식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성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신생단체인 한교총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교회협의 회원교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가진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최기학목사)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전명구목사)다. 이 두 교단은 예장 합동측(총회장=전계헌목사)와 함께 한교총의 출범에 가장 주도적을 역할을 한 3대 교단이라 할 수 있다.


즉 한교총은 표면적으로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가 손을 맞잡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교총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교단들이 완연한 보수성향임을 감안할 때, 과연 한교총이 한국교회의 중도적 입장을 취하며 이를 대변할 수 있을지의 여부 역시 의문이다.


image.jpg▲ ◇한교총이 출범하면서 단체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교총이 한국교회의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교총의 창립총회)
 


재편된 연합단체와 한교총의 중도적 역할론 제시

진보와 보수 사이의 중간자적 입장 기대


양 극단의 교단들 연합에 단체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 제기도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한국교회의 중도적 합의 도출해 표명해야



지난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교회총연합회 4개 단체로 재편되면서 교계 전반의 큰 지각변동이 일었다. 과거 교회협과 한기총으로 양분되어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를 대변하던 체제가 한기총의 분열과 한교총의 출범으로 4강 체제를 맞이하면서,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연합단체의 구심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계속해서 분열하는 연합단체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진보적 성향의 교회협과 보수적 성향의 한기총이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계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한기총의 분열로 인해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표하는 단체가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양분되면서, 양 기관의 통합을 위한 논의가 계속 이어졌다. 이는 보수적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하나의 단일한 창구의 필요성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에 대한 논의는 결국 한교총이라는 새로운 단체의 출범으로 마무리 되면서, 보수측을 대표하는 단체가 난립하여 대표성을 상실하게 된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한국교회의 보수연합단체가 계속해서 분열을 거듭하게 된 이유는 보수적 성향의 교단들이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사이의 갈등과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1년 한기총의 분열은 표면적으로 한기총 내부개혁의 실패와 이단의 영입이라 할 수 있으나, 실제 대표회장 선거로 인한 내부적 갈등이 그 원인이 되었다는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는 그만큼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표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기총의 대표회장은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교회의 보수를 대표하는 것으로 곧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기총의 분열은 보수교회의 구심점을 흐트려 놓았다. 다수의 대형교단들이 한교연을 창립하는데 동참하면서, 한기총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었으며, 특히 국내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의 한기총 탈퇴는 한기총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인정받아 왔다. 한기총이 그 세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1989년 한경직목사를 중심으로 결성된 최초의 단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출범한 한교총은 시작부터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하나의 단체를 표방했다. 이른바 ‘빅텐트’를 내세우며 3개로 나뉘어진 한국교회 연합단체를 모두 통합하여 대사회적인 단일창구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실제 한교총은 출범단계부터 장로교 양대산맥인 예장 합동측과 통합측,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측 등 대부분의 주요교단들이 참여하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교총의 역할론에 대한 의문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교총이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하기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진보성향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그리고 대한성공회가 빠진 상황 속에서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른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교회협 가입교단인 예장 통합측과 기감이 속해있다고는 하나, 통합측의 경우 한기총 시절에도 교회협과 한기총 양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기감 역시 교단 전체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교단내 정치적 중심세력은 전체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교단의 경우 교회협에서 탈퇴할 그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교회협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총무의 경우 기감의 김영주목사 뒤를 이어 지난해 통합측의 이홍정목사가 취임하면서, 두 교단은 교회협에서의 활동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 한교총이 그 뜻을 이뤄 한기총과 한기연과의 통합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교회협이 여전히 한국교회의 진보의 상징으로서 남아있는 한 진보와 보수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한교총의 초창기 계획은 빗나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교총을 구성하고 있는 교단의 다수가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는 만큼, 한교총이 보수교회를 대변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 경우 과거 통합측이 교회협과 한기총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듯, 기감 역시 통합과 함께 교회협과 한교총 사이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 통합측의 총회장을 지낸 박위근목사가 한교연 대표회장이던 시절,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교회협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현재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통합측 전 사무총장이자 현 교회협의 총무인 이홍정목사도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교연은 창립부터 지금까지 차별금지법 반대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교단이 두 연합단체 사이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도적 역할 대한 필요성 제기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교총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교총은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가 모두 뒤섞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중심교단만 하더라도 기감은 전통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교단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예장 통합측은 중도적 성향, 예장 합동측은 강한 보수로 분류된다.


특히 예장 통합과 합동은 WCC 가입문제로 분열된 이후,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13년 WCC 부산총회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뤄내는데 통합측은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합동측은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와 캠페인을 벌이며 맞불을 놓아 서로 전면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교총 출범과정에서 양 교단은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초 처음 한교총 출범을 알리며 내세웠던 이른바 ‘빅텐트’는 진보와 보수 모두를 통합한다는 취지로 표면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요교단들이 분열된 가장 큰 이유가 WCC와 에큐메니칼운동에 대한 이견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실제적으로 여전히 에큐메니칼운동에 대해 맹렬히 비난하며 반대하는 보수교단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보교단의 간격이 너무나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 간격을 좁히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이러한 문제로 인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때문에 한교총에 대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분오열된 교계 연합단체들 사이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대형교단의 교단장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출범하게 된 불안한 조직이라는 것이다. 실제 예장 합동측은 한기총 탈퇴 이후 교계연합사업에서 겉돌았으며, 예장 통합측 역시 교회협과 한교연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던 기감의 경우 갈수록 보수화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위축된 교회협에서 벗어나 외연의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대형교단들의 필요와 이해관계로 인해 한교총이 태동하여 출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교총이 중도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교총이 진정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처음 한교총의 설립 취지였던 ‘빅텐트’를 기반으로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잘 조율하여 중도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진보성향의 교회협과 보수성향의 한기총 그리고 한교연이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교총의 역할은 한국교회의 중도적 입장을 표명하며 진보와 보수 사이의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체적으로 한교총은 진보적 성향의 기감과 중도보수적 성향의 통합, 그리고 보수의 합동이 주요 교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태다. 전체적으로 보수적 성향의 교단이 숫자적으로 압도하고 있으나, 처음 한교총의 설립취지를 되살려 최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에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 정체성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중도적 입장을 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양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한교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토론을 통해 중도적 입장을 도출해 낼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물론 우리사회에서도 중간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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