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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선목사의 「돈, 일, 교회」 출간

한국교회 이중직 인식재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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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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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ž.jpg▲ 〈돈, 일, 교회〉는 한국교회에서 터부시했던 이중직 문제를 조명하면서 각박한 경제적 여건 속에서 가정과 교회를 지키고자 헌신하는 목회자들의 아픔을 보살필 필요성을 알려 준다.
 
9년 동안 시무하던 교회를 잠시 내려놓고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김문선목사(좋은나무교회)는 거룩함을 입은 성직으로서의 목회자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목회자가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돈, 일, 교회〉를 출간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목회자를 바라볼 때 거룩함을 입은 선비라는 인식이 있다고 밝힌 김목사는 “‘맘몬’으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복주의 신앙이 바탕이 되어 성장한 한국교회 안에 역설적으로 목회자는 노동 현장에서 제외된 사람으로서 오늘날까지 존재하고 있다”며,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급속히 교세를 확장했던 70~80년대와 달리 오늘날 경제적 여건은 평신도는 물론 목회자에게 가혹하다. 하지만 이중직 금지라는 점잖은 선비의 도그마에 빠진 채 미자립교회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고 몇몇 대형교회의 성공만을 좇도록 하는 교회문화는 목회자에게 무거운 짐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통계가 이야기하듯 경제와 인구가 더는 예전처럼 늘지 않을 전망이고 국가 또한 이에 대비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교회 또한 교인이 늘기는커녕 줄어들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지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신학생을 배출해 대형교회를 만들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승자 독식의 목회 패러다임 안에서 절대다수의 목회자는 교인확보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대리운전이나 택시, 일용직 노동 등 자의와 상관없이 노동 현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의 이중직 현황은 미국이나 유럽의 양상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밝힌 김목사는 “사도 바울이 보여 준 자비량 사역의 경우 경제적 자립을 통해 선교사역을 더욱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며, “이와 달리 한국교회의 목회현장에서 벌어지는 이중직 목회 현황은 코앞에 닥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자 벌이는 치열한 생존투쟁의 장이다”며, “노동 현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는 목회자 대다수는 고급기술직을 겸할 수 있는 전문적인 손재주는커녕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경제적 안목마저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으로부터 멀어지라고 가르친 한국교회의 전통과 노동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는 목회현실 속에 내던져진 많은 목회자들은 의미불명의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고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목회자란 노동과 결별을 선언하며 사는 존재인지 혹은 질퍽거리는 현실을 헤쳐나가며 사는 존재인지 짚고자 1인 출판사를 열어 〈돈, 일, 교회〉을 써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교회 문턱을 넘어 세상을 향해 뛰쳐나온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았다고 말한 김목사는 “목수와 바리스타, 디제이, 일용직 노동자, 사회적 기업가, 직장인, 디자인 회사 운영자, 작가, 식당 사장, 사회운동 활동가가 되어 현실을 헤쳐나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책으로 풀어냈다”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교회의 운영을 위해 열악한 생존환경 속에서 거친 숨을 들이쉬며 전진하는 목회자들의 서슬 퍼런 고민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섣불리 신앙의 답과 획일화된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집필한 것이 아니다”며, “오늘날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와 노동 현장의 객체로서 서가는 목회자의 정체성 문제를 짚어보면서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며 하나님 나라의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지고자 하는 책이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자의 반, 타의 반 교회 문턱을 넘어 세상 한복판에 선 목회자들이 겪는 상처와 절망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며, “이 속에서 새로운 자기 초월과 함께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신앙의 새로운 이해와 교회의 미래를 꿈꾸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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