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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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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6950c8cd24966623cdd5a3e1e654_ZVxBgCRYzZOvU.jpg▲ 최성규목사
 
트럼프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만났다. ‘하모니’의 바람이 불어 한반도의 냉전을 녹이고 있는 것 같다. 하모니는 조율이다. 내 것을 지키고 남의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 때로는 욕심을 떨쳐버려야 하고 나 자신의 유익을 희생해야 한다. 희생 없이는 통일도 없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처럼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지 않고는 평화도 통일도 먼 이야기일 뿐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자유이다. 자유를 잃고 통일을 얻는다면 소를 잃고 외양간을 짓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둘째는 민주이다. 지금은 왕정시대가 아니라 민주시대이다. 백성이 아니라 국민이고, 왕이 아니라 국민이다. 

셋째는 공화이다. 공화를 다른 말로 하면 ‘하모니’이다. 모두가 화합하고 화목하고 화평하고 화해하는 평등의 관계가 공화이다. 

하모니 통일은 둘이 하나 되는 결합이 아니다. 경제적 우월성을 근거로 하는 흡수통일도 전쟁의 결과로 얻어지는 정복통일도 아니다.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통합은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둘이 하나가 되는 화해, 협력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한민국을 설명해보라면 첫째,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민주공화국이다. 둘째,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극기다. 셋째, 대한민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 넷째, 대한민국의 영토는 휴전선 남쪽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다. 유엔에서 인정한 독립국가가 아니라면 6·25전쟁 때 유엔은 결코 개입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대한민국을 살린 것이다.

6·30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을 두고 문재인대통령은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 경기장에서는 태극기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2019년 6월 30일 소위 ‘역사적 현장’에서도 태극기는 볼 수 없었다. 태극기가 실종된 상황은 상징적이면서도 극명하게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모호한 정체성과 함께 대한민국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실종’이다. 이와 더불어 첨예한 북핵논의도 사라져 버렸다.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에 마음을 빼앗겨서 화해 분위기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인류 존망의 기로에까지 다가설 수 있는 북핵 위기의 상황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철저한 핵폐기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더욱 더 선명한 빛을 발해야 한다. 우리는 촉진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상징과 의전의 문제로 협소화해서는 안 된다. 태극기를 당당히 걸 수 있어야 한다. ‘남쪽 대통령’이라는 모호함 속에 숨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당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바라건대 태극기와 인민기가 함께 게양되고, 애국가와 북한 애국가가 함께 울려 퍼지며,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의 위원장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평등과 평화의 관계를 바탕으로 화해와 협력의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모두가 행복한 남북통일의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를 위해 기도하고 외치고 행동해야 한다.
/성산효대학원 대학교 총장·인천순복음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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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남북미 회동과 하모니 통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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