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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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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추가.jpg▲ 오경천목사는 열방의빛된교회 내부 리모델링 공사와 실내 성구세트 제작작업을 모두 직접 진행했다.
 
“대형교회에서 성과내는 목회는 내가 원한 길 아니었다”
낙후되어 있던 교회예배당 리모델링 도맡아 공사 진행

오경천목사(사진)는 열방의빛된교회를 담임하기 전 대형교회를 부목사로 3년간 섬겼다. 오목사는 대형교회 부목사로서의 경험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현재 목회철학을 정립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교인들을 섬기고 기독교 정신의 본질을 실천한다기보다는 일종의 기계적인 목회에 젖어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대형교회는 부목사들을 철저하게 교인수를 늘리고 교인들을 집회와 행사에 동원한 성과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교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목회자 그룹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했다. 나는 그런 목회를 꿈꿔본 적이 없었다. 그러한 성과를 내기 위한 목회는 내가 가고자 한 길이 아니었다”

오목사는 대형교회를 사직한 후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역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돈을 벌기 위해 사역을 할 바에는 차라리 돈을 버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목공일이었다.

오목사는 “목공일을 하던 당시 수입은 부목사로 사역할 때와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아내도 나름대로 풍족한 생활비와 사모로서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없어진 것에 내심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사역에 대한 내 마음은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충족되지 않았다. 그래서 열방의빛된교회 담임목사직 제안이 들어왔을 때 승낙했다”

담임목사직 제안을 수락한 오목사는 2016년 11월부터 열방의빛된교회 담임사역을 시작했고, 목공일을 하면서 버는 돈에 비해서는 적은 사례비이지만 그것에 감사하며 오직 목회자로서의 삶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열방의빛된교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때는 교인수도 80여 명에 이르렀고 예산집행에 어려움도 없었지만 오목사가 담임목사로 부임하던 당시에는 교인수가 20명이 채 되지 않는 상태로 교회의 빚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오목사는 교회에 부임하고 먼저 재정을 안정화하는 일에 집중했다. 당시 30대였던 젊은 목회자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의 빚을 어느 정도 해결했고, 이후 낙후되어 있던 교회예배당 리모델링도 시작했다.

공사비용은 오목사가 지역의 교회들과 선후배 목사들에게 부탁을 해서 마련했고, 공사는 오목사 자신이 직접 진행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오목사는 “그렇게 빚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교회 실내 공사도 마치고 나니까 그렇게 마음이 뿌듯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만족감은 잠시였다. 여전히 교회에 들어가야 할 비용은 많았고, 그것을 감당해야만 하는 사람은 결국 목회자였다. 그래서 아예 교회 옆에 목공소를 차리고, 목공작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목공소에서 수입을 내지 않으면 교회 운영 자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12시간 목공일을 하고 주말에는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오목사는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밤마다 진통제를 먹어야만 잘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목공일은 직업으로 삼기엔 매우 고되고 또 위험하기도 하다.

“솔직히 매우 힘들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야 나답다. 이렇게 일하고 목회하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이렇게 사례비에 의존하지 않는 목회를 하다보니 내가 전해야만 한다고 믿는 복음을 교인들에게 전할 수 있다. 부목사로 사역할 때는 꿈도 못 꾸었던 일이다”

오목사에게 앞으로도 계속 동 교회에서 사역할 것인지를 물었다. 자비량 목회가 그리 쉽지는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오목사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 교회에 내 모든 것을 걸었다. 열방의빛된교회는 나의 교회다. 내가 소유한 교회여서 내 교회인 것이 아니라 내가 모든 것을 걸고 섬여야 할 교회이기에 이 곳은 나의 교회이다”

오목사는 인터뷰 말미에 교인들에 대해 걱정하며 “우리 교인들은 그동안 목회자들로 인해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어왔다. 같은 목사로서 너무도 죄송스럽다”며, “나로 인해서는 교인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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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소 운영하며 자비량 목회 실천 - 열방의 빛된 교회의 오경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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