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회적 현상은 우리시대 교회에 이미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규모면에서 굴지의 한 교단에서는 28.9%의 교회에 주일학교가 사라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지 1년이 지났고, 지금 현재 각 교단의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들의 수가 시골과 도시를 구분하지 않고 거의 50%를 육박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추세를 당장 막을 수 있는 묘안이 없기에 더 암울하기만 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한국교회의 절반이 문을 닫게 된다는 풍문이 정말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암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인구 십육만 육천 명의 소도시에 출석교인 평균 나이가 29세의 교회가 있다면 다들 놀란다. 우리교회는 소위 말하는 대형교회이다. 시골의 교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도시의 2,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들을 통틀어 봐도 이렇게 젊은 교회는 없다.
누군가 비결을 묻는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로 만들어주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어른들 편의가 아닌 아이들 편의의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교회 건물의 모든 쓰임새가 교육을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예배와 교육의 비중이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편성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정해놓은 형식과 절차에 절대복종하고 순응해야 하는 군대의 병사들이 아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을 거의 좋아하지 않는 전혀 다른 체계의 영성을 가진 존재다. 이들은 자신이 서툰 줄 알면서도 자신을 세워주는 것에 감사해 하고, 점점 자신의 잠재성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러면서 실력 있는 하나님의 일군들이 되어간다.
교회에 아침부터 해가지기 까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나가지 않으니, 자연스레 아이 가진 부모들은 이곳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는다. 아이들이 가는 곳에는 항상 부모들이 따라간다. 교회가 성장하는 비결이 뭔지 연구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도 이 대목만큼은 한목소리를 낸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곳에 젊은 부부들은 몰려간다. 그리고 그런 교회는 자연스레 초고령시대를 역행하여 점점 젊어진다.
이제 한국사회는 세계최고 저출산과 초고령사회라는 두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교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 교회는 뭘 해야 할까?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그 아이들의 부모들이 몰려올 수 있는 교회로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동안 일궈온 교육체계와는 다른 시대적 요구에 진중하면서도 신속하게 반응해야 할 큰 도전 앞에 서 있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정도(正道)는 있다. 아이들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신속히 제거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로 탈바꿈해야 하는 것이 정도다.
/당진동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