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맞으며
2019/02/27 16: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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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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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성회수요일로부터 사순절이 시작된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앞두고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보내는 신앙적 절기이다. 경건한 신앙인은 이 사순절 동안에는 특정 음식이나 오락을 금하고 금식을 하면서 주님의 십자가를 기억한다. 금년에는 4월 21일이 부활절 주일이 된다. 사순절을 맞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신앙적 가치를 생각해 본다.

기독교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예수이며, 두 마디로 표현하면 십자가와 부활이다. 그러나 의미상에 있어서 십자가와 부활은 2단어가 아니라 사실상 1단어이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도 없다. 십자가의 죽음이 전제되지 않는 부활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인 동시에 십자가의 종교이다.

지금 우리 교회와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바로 십자가로 대변되는 고난과 자기희생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십자가 설교는 청중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 아니다. 십자가를 놓치면 부활을 잃어버린다. 지금 우리는 나도 모르게 외면해버린 십자가의 신앙을 다시 찾아야 할 때이다. 십자가란 무엇인가? 너를 위해 내가 죽는 것이다. 그런데 나를 위해 네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 내가 손해를 보고 내가 희생을 하고 내가 십자가를 져야 문제가 풀린다. 그런데 모두 나는 십자가를 질 생각을 하지 않고 너만 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넘쳐나는 갈등의 현장을 보라. 교회 안에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의 현실을 보라. 거기에는 십자가 정신이 없다. 나의 유익만이 있다. 너는 죽어도 좋으나 나는 살아야겠다는 이기적 마인드만 넘쳐나고 있다.

십자가를 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먼저 용서가 있다. 십자가는 한 마디로 내가 죽어 너를 용서하는 신앙이다. 미운 사람, 못마땅한 사람,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정 용서할 수 있다면 이미 그는 십자가의 신앙을 실천하는 성도이다. 나아가서 십자가는 화해요 하나 됨이다. 기독교 신학 중에 화해론이라는 것이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바로 이 reconciliation 즉 화해를 이룩하셨다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의 범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깨어진 관계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화해시키셨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re (재)-conciliation(화해)을 이루신 곳이 바로 십자가 현장이다. 십자가가 선 골고다 언덕은 하늘과 땅이 화해하는 장소이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인간이 화해하는 사건이다. 교회는 바로 그 십자가의 화해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이다. 십자가가 전해주는 화해의 능력을 믿는 사람들이 바로 신앙인이다. 십자가는 담을 쌓고 길을 막지 않는다. 막힌 곳은 열고 닫힌 곳은 뚫는다. 십자가 신앙은 갈라서고 나뉘어서 원수 되는 것이 아니라 모이고 하나 되어 화해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십자가는 결코 십자가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그 십자가는 부활로 이어진다. 십자가는 단순한 십자가가 아니다. 이미 그 속에 부활을 잉태하고 있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신앙은 오늘의 십자가 속에서 부활의 새벽을 바라보는 신앙이다. 십자가의 참 의미는 죽음이 아니다. 부활이다. 십자가는 단지 부활의 또 다른 한쪽 면일 뿐이다.

부활절을 감격과 감동 속에 맞이하려면 이 사순절기를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 십자가의 의미를 상실한다면 사순절기는 의미가 없다. 용서, 화해, 자기희생이라는 십자가의 또 다른 의미를 기억함으로 의미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래서 다가오는 부활의 새벽을 큰 기쁨과 환희 속에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루터교 증경총회장·새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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