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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당서 빌리 그래함 목사 추모

각계인사 2천여명 애도, 장례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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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3.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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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외신탑.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된 빌리 그래함 목사의 시신 앞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트럼프 “‘그리스도의 대사’ 소외당하고 버려진 자들에게 헌신”
92년 방북은 북한선교와 구호활동을 본격화 한 계기로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상·하원 의회 지도자들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된 빌리 그래함 목사의 시신 앞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달 21일 영면한 고인의 시신은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있는 ‘빌리 그래함 도서관’에 있다가 이날부터 이틀간 의회로 옮겨져 조문객을 맞는다. 장례식은 지난 2일 빌리 그래함 도서관에서 엄수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상·하원 지도부는 이날 그래함 목사의 관 위에 화환을 올려놓기 전에 차례로 추도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도 참석했다. 트럼프는 추도사에서 그래함 목사를 ‘그리스도의 대사’로 칭하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그의 설교와 기도로 감명받았는지 떠올려볼 수 있다”며, “그는 가장 낮은 곳들과 짓밟힌 자들, 비탄에 잠긴 자들, 감옥에 갇힌 자들, 소외당하고 버려진 자들에게 다가가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 의장은 “여기 미국의 목회자가 누워있다”며, “그래함 목사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고 회고했고,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그래함 목사는 우리나라를 고양했다. 그는 긴 생애를 거쳐 겸손함과 고집스러움으로 복음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의 장남인 프랭클린 그래함은 유가족 인사말에서 “인간은 죄를 지었으므로 회개하고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아와야 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 전도사’인 빌리 그래함 목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꼽혀 왔다. 미국 대통령들의 ‘영적 멘토’로도 활동했으며,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한 1973년 여의도 광장 복음집회는 한국 개신교계의 역사적 장면으로 꼽히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장례식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 2천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향년 99세로 소천한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 대부인 빌리 그래함 목사는 북한에 많은 애정을 쏟은 대표적 교계 지도자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한 기사에서 최근 북핵 위기 속에서 북미 간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점에 그래함 목사가 생전 적극적으로 펼쳤던 대북 중재 역할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래함 목사는 지난 1992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냉전 종식 이후 비틀대던 북한을 방문한 첫 외국 종교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방북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그때까지 북한을 방문한 외국 고위급 인사들을 통틀어 사실상 첫 ‘비(非)공산주의자’로도 불렸다. 당시 방문에서 그래함 목사는 김일성대학에서 강연하고 김일성을 직접 만나 면담도 했다.

 방북 전 그는 조지 H.W.부시 당시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을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방북 후 부시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김일성에게 전달하는 등 사실상 미 정부의 비공식 특사 역할을 했다 그는 1994년 북핵 위기로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의 전쟁까지 계획했을 때 다시 한번 방북길에 올랐다.

 당시 방북길에 동행한 스티븐 린턴 유진벨재단 대표는 이후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래함 목사는 마치 마을 어른을 이해시키는 듯한 방식으로 김일성에게 북핵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결국 김일성은 핵 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 허용에 동의했고, 몇 달 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핵 협상을 위해 방북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그래함 목사의 방북은 이후 카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최근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까지 미국 인사들의 잇따른 방북 길을 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방북은 북한 선교 및 구호 활동을 본격화하게 한 계기로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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