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한반도 평화통일 위한 한국교회의 참여요구

북한의 올림픽 참석 계기로 남북교류 재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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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1.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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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탑.jpg▲ 지난 9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대북제재 이후 중단된 한국교회의 대북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조명균 통일부장관(우)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좌))
 

대북제재 여파, 조용기심장전문병원 등 교계 북한사업 중단
남·북교회의 교류 및 대북지원 재개 위한 한국교회 노력 필요


 북한이 지난 9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랫동안 단절되었던 남북간의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 등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상태가 지속되던 중 성사된 남북간의 대화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나서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회 역시 남북간 대화를 계기로 중단된 대북사업을 재개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로 중단된 북한사업
 한국교회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은 주로 식량과 교육, 의료분야에 집중됐으며,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의료여건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개교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소망교회의 원로목사인 곽선희목사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이 설립에 합의하여 2002년 착공에 들어가 2009년 개교한 북한의 유일한 사립대학이다. 정보통신공학부와 농생명공학부, 경영학부 등의 학과를 개설하여 IT분야와 농업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평양과기대는 향후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유치해 산학협력을 통한 남북민간교류와 함께 의과대학을 개설하여 북한의 의료수준과 주민건강 개선을 위한 전문의를 양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본격적인 대북제재로 인해 자금과 의료기기 확보가 어려워짐은 물론이고, 미국정부의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령으로 인해 미국 시민권을 가진 교수들의 방북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지난 가을부터 의과대학 수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인 조용기목사는 지난 2007년부터 자신의 퇴직금을 털어 평양에 심장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조목사는 그해 6월 직접 북한 개성을 방문해 당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강영섭위원장을 만나 병원건립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12월 남북 기독교인들과 건축, 의료관계자들이 함께 착공식을 가지고 봉수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북한선교 차원에서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이 중요한 것은 병원 안에 예배실과 원목실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에서 짓는 병원이니 만큼 병원내부에 채플과 원목을 두어야 한다고 조그련을 설득했으며, 북측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는 병원이 개원되면 남쪽에서 파송한 목사가 상주하는 하나의 교회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며, 북한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선교는 어려워도 간접적인 선교의 가능성은 열어둘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천안함사건으로 이명박정권에서 5·24대북제재조치를 취하면서,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은 현재 공사가 중단된 채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현재 7층까지 골조공사가 진행되어 약 4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으나, 5·24조치로 인해 공사에 필요한 자재반입이 금지되어 지금까지 8년간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슈퍼옥수수를 개발해 보급했던 국제옥수수재단과 백신보급에 앞장섰던 국제사랑재단 등 한국교회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민간단체의 지원도 국제적인 대북제재로 인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지난 박근혜정권의 강력한 대북제재는 인도적차원의 대북지원마저 선별적으로 허가하며 실제적인 대북지원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기독교기업인 신원에벤에셀은 지난 2004년 국내패션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로 선정되어 이듬해 개성공단에서 제품생산을 시작했다. 전체 물량의 10%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던 신원에벤에셀은 그러나 2016년 2월 박근혜정권의 개성공단 폐쇄정책으로 모든 설비와 물품을 놔둔채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개성공단 폐쇄이후 신원에벤에셀은 매출원가 증가와 투자손실 등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지난 10년간 경색된 남북관계와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일궈온 대북지원사업과 선교활동 및 통일준비활동이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속된 남·북교회 대화와 교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남과 북의 교회는 대화를 지속해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목사)와 조국평화통일협의회(대표회장=진요한목사)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위원장=강명철)과 계속 접촉하며 남북공동기도회와 예배 등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조평통의 경우 남북공동조국평화통일기원감사기도회를 평양 봉수교회와 백두산에서 성사시키기 위한 협의를 계속해왔으며, 교회협 역시 남북공동기도회를 위한 협의를 마무리단계까지 이어가기도 했으나, 정부당국의 방북불허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교회와의 대화노력은 지속됐다. 지난해 7월 당시 교회협의 총무인 김영주목사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강명철위원장을 만나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회에서 남북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기도문을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 기도문은 남북교회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화해, 포용을 기대하며 한민족에 대한 성령의 은총을 기도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것이다.

 북한의 조그련은 교회협과 조평통에 새해를 맞아 전통문을 보내기도 했다. 조그련은 지난 1일 교회협에 “우리 연맹과 귀 협의회가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주님의 소명을 받들어 새해에도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는데 빛과 소금이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전했으며, 조평통에도 “주님의 소명을 받들어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귀 협의회의 사업에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교회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교회와 대화의 끈을 놓치 않으며 지속적으로 접촉한 것은 갈수록 높아지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반을 닦기 위함이다. 정치·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남북간 대화가 단절되고 대립이 계속된다 하더라도 교회가 앞장서서 평화적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한국교회의 공통인식이 남북교회의 대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다.

평화통일 위한 대북사업 재개
 이러한 가운데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라는 1차 결과를 도출하면서, 한국교회는 앞으로 더욱 활발한 교류가 가능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변화와 함께 평화통일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조용기심장전문병원과 식량지원 등 중단된 대북지원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우리정부를 설득하여 북한당국과의 협의를 다시 이루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의 경우 북한당국과 병원내 예배실과 원목실 개설에 합의를 했지만, 공사가 중단된지 8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북한당국의 입장이 어떻게 변했을지 알 수 없기도 하다. 만약 병원건축이 재개될 경우 과거의 협의가 지금도 유효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북한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에, 정부가 민간차원에서의 대북지원과 교류에 대한 유화적 입장을 취하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간 대화가 시작된 지금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 단절된 대북지원과 사업들이 재개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함께 정부의 협력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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