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과 인프라 격차로 교회양극화 심화
2017/06/16 15:3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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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서비스’로 대형교회 쏠림현상 증가

 한국교회는 지난 40여년간 부흥에 부흥을 거듭하며 성장해 왔다. 특히 7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이른바 대형교회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90년대 들어 대형교회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는 부흥의 정체기를 맞으면서 전체 교인수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는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교인수가 더 늘어나는 교회도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교회의 양극화가 고착화되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교회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교세를 더욱 확장해나가고 있다. 때문에 수많은 개척교회들은 힘겹게 버티다 교회문을 닫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새로운 한국교회의 위기가 닥쳐올 전조라는 지적이다.


대형교회일수록 주일학교 활성화, 자녀위해 출석교회 변경
봉사에 지친 교인들, 편안한 신앙생활 위해 대형교회 출석도


◆충성도 높은 대형교회 교인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K씨(35세)는 주일이면 서울시 서초구의 한 대형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출석하기 시작한 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직장도 분당에 위치해 생활권이 분당, 수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옮기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K씨는 “대학때부터 계속 다니다보니 익숙해져서 다른 교회로 옮기기 꺼려진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대학시절을 보낸 교회를 떠나기가 쉽지 않다”며, “인근의 다른 교회들도 몇 번 가봤지만 계속 출석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서초동이 거리가 좀 멀긴 해도 매일 출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주변에도 좋은 교회들이 많지만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K씨의 생활권인 분당과 수지 지역에도 대형교회라 할 수 있는 교회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씨는 대학부터 다니던 서초구의 교회에 계속 출석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대형교회에 오랫동안 몸 담은 교인들일수록 교회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있는 교인들의 경우 거리가 멀어도 대형교회에 출석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G씨(45세)는 약 70여명이 모이는 교회에 출석하다 최근 주일학교 문제로 분당의 한 대형교회로 옮겼다. G씨는 “대형교회에서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교회에 또래가 없다는게 마음에 걸렸다”며, “결국 고민끝에 주일학교가 활성화 되어있는 N교회로 옮겼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교회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가지려면 주일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는 곳에 출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과거 대형교회에 출석하던 교인들이 담임목사의 명성에 따라 움직였다면, 지금은 대형교회가 가진 시스템과 인프라가 교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형교회 쏠림 현상은 결국 개척교회와 소형교회를 고사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대형교회 그늘에 가린 개척교회 

 인천에서 교회를 개척했던 P목사는 5년의 개척목회 끝에 교회문을 닫고 속초의 한 교회의 부목사로 가게 됐다. P목사는 “아무리 기도를 하고 열심을 내어보아도 한 두 명씩 오던 교인들이 결국 인근의 좀 더 큰 교회로 옮겨갔다”며, “가장 큰 문제는 큰 교회가 가져다주는 편안함인 것 같다. 교회가 작으면 작을수록 교인들에게 봉사와 희생을 강조해야 할 때가 많은데, 그런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 작은교회에서 대형교회로 옮긴 교인들은 “주일이 너무 피곤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인원이 교회를 꾸려가다보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대형교회에 출석해보니 일부 열심있는 사람들 외에는 그다지 봉사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폭넓은 인프라를 가진 대형교회일수록 보다 안정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원하는 교인들에게 좀 더 편한 신앙생활을 하게 해 줄 수 있다는 현실과 맞물린다. 한마디로 교인들이 본인이 발로 뛰어야 하는 소형교회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형교회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대형교회의 성장과 개척교회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교회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결국 정체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쇠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형교회가 이제 더 이상의 몸집불리기를 멈추고 주변의 작은교회들과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풀뿌리와도 같은 작은교회가 사라질 경우, 한국교회는 대형교회 독식으로 인해 교회의 다양성을 상실하고, 결국 더 이상의 전도와 부흥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 박요한 jhn4108@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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